
뜰에도 봄이라 고운 햇살이 살포시 비춰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돌이 갑순이 표정이 왠지 심상치가 않군요.
봄바람이 살랑 살랑 불어쌓고, 꽃들도 벌렁 벌렁 피어나니 갑돌이 갑순이 마음이 씽숭 생숭한 걸까요?

어? 삼식이가 나타났군요.
'갑순이 니가 우째 그래 고무신 거꾸로 신을 수가 있노 ?
내 맘은 천날 만날 이래 가지런히 벗어 놓은 고무신같은기라. 니가 그걸 모르믄 누가 아노? '
삼식이가 애달아 하면서 주절거립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갑돌이, 갑순이는 그저 딴 생각에 푹 빠져 있는 것 같습니다.
아 글쎄 보아하니 갑순이가 한 때는 삼식이하고 사귀다가 고무신을 거꾸로 신은 모양입니다

에구, 갑순이한테 줄라꼬 꽃도 꺾어 가지고 온 삼식이, 그저 속이 북북 끓네.
저것들을 그냥 캭 마~

이 일을 워쩌, 저것들이 눈이 맞아도 단단히 맞은가벼.
암만 뭐라고 해봤자 꼼짝도 않는 갑순에게 질린 삼식이,
갑순이 주려고 가져 왔던 꽃도 끝내 전하지 못하고 씁쓸히 돌아서서 갑니다. ㅠㅠ
* 사랑은 용기있고 끈기 있는 자의 몫..
삼식아 기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