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끄적...

우리동서 인애

뜰에봄 2007. 12. 2. 22:03

ㅎㅎㅎㅎㅎㅎ
참 좋은 세상이져????<> 이케 컴상에서 만나고......잘계신다니 반갑구요
여전히 형님은 건강하시네요^^*

형님은 여행도 자주 다니시고....제게는 참 멋지게 들리네요

요즘엔 뭐가 그리 바쁜지.... 책한권 읽기가 힘들어요]
아이들과 하루 종일 씨름하고 잡다한 집안일이며....그러고 나면 10시가 되어지구요,,,소파에 앉아서 티비 체널만 이리저리 돌리다가...것도 싫으면 컴퓨터에 앉아서 이곳 저곳 뒤지다가....ㅋㅋㅋㅋ

오늘도 저는 컴에 앉았고 남편은 성경책을 읽고 있어요
뭔가 둘이 바뀐거 같죠?????....^^*

토요일에 서점에서 책한권을 샀어요
"야생초 편지"
오래전 느낌표의 책을 읽읍시다의 선정 도서라더군요....아직 다는 안 읽었지만 참 유익한 책인거 같아요
특히나 저같이...생활이(?) 힘들고 역경이 많은 사람들은 꼭 읽어보고 야생초의 굳건한 의지를 배워볼 필요가 있더군요
마음을 맑게하고 쉽게 지나쳐버릴 일상을 다시한번 되돌아보게하고 토종이 사라지는 이 사회를 한번쯤은 ,,곰곰히 심각하게 느껴볼수도 있으니깐요
아마...형님도 이미 사서 읽으셨겠구나 했어요

저의집에 아주아주 자그마한 고추장 항아리가 있는데....이젠 고추장을 다 먹어버려서 비어있어요
형님의 전화를 받고는 그 항아리를 거실로 가져왔어요 내일은 거기에 꽃이라도 꽂아보려구요^^*

                                                                                         

붕붕의 편지는
행운을 가져다 드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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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ㅡ 광주에 사는 사촌 동서로부터 메일이 왔다.

가끔 예쁜 편지지에 예쁜 사연을 적어 편지를 보내오곤 했는데, 어제 전화했더니 이제 컴퓨터를 들이게 되었다며 내 메일 주소를 묻더니 담박에 편지를 보내 온 것이다.

 친동서도 아니고, 가까이 사는 것도 아니고,자주 만나지도 못 할 뿐더러 또한 광주 작은 댁 동서만 해도 네명이나 되는지라 나와 그리 친할 계재도 아니건마는 인애 동서와 나는 꽤 친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인애가 결혼한 지는 7 년인데, 집안에 애경사가 있을 때만 만나게 되니 일년에 한번도 보기 힘든 형편이다.

그렇건만 내게 하도 살갑게 앵겨오며 편지를 보내 오는 둥, 정을 내는 탓에 이렇듯 가까워지게 된거다.

 

 인애 남편인 내 종시동생 임길택은 내가 결혼했을 당시 군에서 갓 제대를 했던데,  참 잘 생긴 얼굴에 강한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처음 시댁에 가서 조상님께 인사를 드린다고 산소에 가는데 산길이 좁은데다 눈이 무척 많이 쌓여 가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더구나 한복에 두루막까지 입었기에  거추장스럽기가 이를데 없었다.

 난 사람들 행렬 중간 쯤 갔는데 한 지점에 이르러 길택이 시동생이 '형수님 잠깐만요' 하고서는 날 길 옆에 비켜 세우더니 사람들을 모두 앞으로 보내는 거였다.

그리구선 나더러 제일 뒤에서 치마를 걷어 붙이고 오르면 쉬울 거란다.

 세상에!  이리도 참한 청년이 어디 있을까? 그렇듯 남을 배려하는 마음씀하며  행동거지가 반듯하고, 어찌나 인정스럽던지 우리 시동생이라고 어디에든 내놓고 자랑하고 싶을 정도였다.

  종형수가 뭐 그리 대수랴마는 내가 시댁에 내려가면 어떻게든 잘 해주고 싶어하는 표시를 역력히 드러내었다.

 자기가 앞으로 만나고 싶은 여자에 대해, 장래 포부에 대해 밤이 으슥하도록  얘길 늘어 놓기도

했고...

 학교다닐 때 공부도 꽤 잘했고,대학다닐때도 장학금을 받았다고 하던데 어떻게 취직운이 없었는지,번번히 취업에 실패하고, 언제 한번은 '미원' 회사에 합격이 되어 놓고도 면접날 위경련이 나는 바람에 그만 모처럼 기대했던 기회를 놓치고 말데.

 그러더니 친구와 동업해서 사업을 한다드만 그마저 잘 안 풀리던가 보았다.

 사람이 저렇게 변할 수가 있나 싶게 말수가 줄어들고 기가 죽은 모습이라 가끔씩 볼 때마다 여간 안타깝지 않았다.

 결혼도 관심없다며 노총각으로 지내더니 뒤늦게 참한 인애를 만나 결혼을 하게된 것이다.

 사업이란 걸 하면서 빚까지 있는 상태라고 하면서 말이다.

다행히 동서가 천성이 명랑하고 낙천적이어서 부부끼리는 사이좋게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시동생은 결혼을 하고도 사업에 미련을 못 떨치고는 이런 저런 사업에 매달리더만 실패만 거듭했다.

 가로늦게나마 이건  아니다 싶던지 아쉬운대로 윤선생 영어교실에 들어가서 활동하고 있고, 동서는 자기 전공을 살려 아이들 피아노교습실을 운영한다.

 

 광주에 내려가면 형님이 자기 집에 와도 재울 공간이 없어 오라 소릴 못 하겠다며 미안해하더니 얼마전엔 임대지만 30평대 넓은 아파트로 이사도 하였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이젠 빚도 많이 갚았다고 하고, 시동생도 조금씩 활기찬 표정을 되찾는 듯 하다.

 동서가 그렇게 바지런하고 상냥하니 시동생도 느낀 게 많았으리라.

 독실한 기독교인인 동서를 좇아 이젠 교회에도 나간다네.

남편을 길들이는 건 아내 하기 나름이라지만 인애가 남편을 교회로까지 이끈 사실은 실로 놀랍다.

 한가지 안타까운 사실은 두사람 다 정이 많고, 누구보다 아이를 좋아하는데 여직 아기를 갖지 못하고 있다.

별 노력을 다하는 거 같던데 잘 안되나 보다.

 '형님! 우리 아기 가지려고 한약 먹고 있어요. 무슨 무슨 검사도 했어요. ' 하는 소식도 곧잘 전해왔는데.... 참 안됐다.

 이제는 내가 나서서 한번쯤 입양을  고려해보라고 권해 볼 참이다.

 

 인애는 나한테 뿐 아니라  다른 사람한테도 참 잘하고 지낸다.

그래서 집안 어른들도 '길택이 각시는 별나 상냥스러버야' 하며 좋아들 하신다.

 

 ~ 우리 동서 인애를 보면 사람이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잘 헤쳐나가고,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귀염을 받는 것이 다 제 할 탓이란 걸 다시한번 생각하게 된다.

고런 동서 인애가 이뻐서 조만간에 선물이라도 하나 마련해서 부쳐 줘야지 싶다

 

2003,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