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끄적...

비 오는 주말

뜰에봄 2009. 6. 20. 21:10

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쉬지도 않고 내린다.

이 주일은 정신없이 보낸 것 같다.

화요일엔 광양에서 시화로 이사 온 히어리 님이 우리 집으로 온다고 해서

바람소리, 일랑, 귀동님까지 불러 점심 해먹고, 놀다 가고, 수요일 날은 당진 시골지기 님 댁 다녀오고,

다음 날 낮엔 희열이와 연희일행이 집에 와서 국수 삶아먹고 가고. 저녁엔 평촌 인디카 모임이 있었다.

인디카 모임은 제주에서 난곡선생님도 오시고, 백선님 들꽃찾아 님 수도권 입성을 환영하는 자리였다.

미전생등심에서 스무명 가량의 여러 반가운 사람들과 저녁을 먹고.

2차로 노래방까지 갔다.

음주 가무까지 이어진 그날의 휴유증으로 금요일 낮엔 비실비실...

저녁에는 광주 세째 큰 집 조카인 상권이와 상수가 왔다.

군복무중인 상권이는 휴가를 맡았고 대학생인 상수는 방학이라 시간을 내서 서울구경을 왔다네.

그저께 서울 잠실에 있는 이모댁에 왔다가 어제 낮엔 롯데월드가서 놀이기구를 신나게 탔다고 했다.

입장료가 아까워 모조리 다 타느라 저녁에까지 있었다며 밤 열 한 시 가까이 되어서야  왔다.

그 시간에 저녁도 안 먹었다고 해서 급하게 라면 끓여주었다.

자정이 다 된 마당에 동후더러 시내 구경시킬 겸 데리고 나가라고 할 수도 없어

집에서 한 잔하라고 훈제 오리 굽고,  과일과 마른안주로 술상을 봐 주었다.

오늘 오전에는 극장가서 영화 보고 온 걸 국수를 삶아 주고, 저녁에는 한우 등심을 구워먹였다.

장식장에 있는 도자기 그릇을 꺼내 반찬이며 디저트 담는 데까지 신경을 썼더니 동후가 엄마는 왜

힘들게 무거운 그릇을 꺼내 쓰냐고 했다.

자주 오는 것도 아닌데 누구든 내 집에 오는 사람은 정말 귀한 손님으로 대접받는 느낌이 들게

성심을 다하는 것이 주인 된 도리이느라~ 라고 점잖게 일러 주었다. ㅎㅎ

특히 어른보다 아이들에게 신경을 써야 할 일인 듯하다.

우리 언니는 국민학교 3 학 년 때 마산에 있는 고모집에 생전 처음으로 갔는데 고모가 학교 들어가기 전인

고모 손자 손녀들에게만 센빼이 과자를 주고 언니에게는 안 주더라며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섭섭하기 짝이 없고,

그 고모님에 대한 느낌이  좋지 않다고 했다.

국민학교 3학년이라해도 어린애에 불과한데 어찌 그랬을까?

 더구나 시골에서 그 멀리 고모댁이라고 간 질녀에게 뭐라도 맛난 것을 먹이고 싶을터인데 어쩜 마음이 그럴까?

당시 양장점을 한 고모네는 살기도 제법 잘 살았다고 하는데 정말 이해가 안된다.

 

상권이 상수에게  7시 차를 태워보내며 용돈 조금씩 쥐어 주었더니 너무 잘 자고 잘 먹고 가는데 돈까지 주시면 어쩌냐고 했다.

' 마음같아서야 듬뿍 주고 싶은데 겨우 몇 만원가지고 뭘....'  ㅋ

행동이며 말 하는 것을 보면 참  반듯하고. 착한 청년으로 자란 듯하다.

 그런 조카들이 대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