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해사에서
병산서원에서 곧장 구미 인동으로 가서 친구 해경이를 태우고 천해사로 갔다.
스님 다실에서 해경이가 연꽃차를 우려 주었다.
가기 전에 내가 천해사 가믄 연꽃차를 마실 수 있을 거라고 했더니 누군가가 '안 주면 어쩔건데?' 하더라만
안 줄 리가 없다는 것을 난 알지.
천해사 표 연잎밥 상차림이다.
해경이는 맛있는 고깃집에 데리고 가서 점심을 못 먹이는 걸 계속 아쉬워했지만
일행들은 하나같이 밥상앞에서 감탄해 마지않았다.
장아찌 종류가 여덟가지나 되는 이런 밥상을 어디서 받아 볼 수 있으랴.
저렇게 네모로 싼 연잎밥을 펴서 역시 네모잽이 연잎 그릇을 만들어 놓으니 그 어떤 도자기보다 멋지다.
'
감물 들인 천이 절 마당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물을 다 들여놓은 천들은 하나같이 너무 멋져서 어찌나 탐이 나던지..
해경이가 맨날 스님 감물땜에 생고생 하신다고 뭔 일인지 모르겠다 하드만 막상 보니 감물에 빠질만도 하다싶다.
나무 사이로도 감물 천이 펄럭거리고...
점심을 먹고 멜님이 내 카메라를 들고 우리쪽을 겨냥할 때 배꽃여인이
우리 친한척하자며 팔을 어깨에 감으며 앵겨붙었다.
친한 척이라니? 차암 내...우린 이미 딥따 친한 사이 아이가?
작년 8월28일 서병진 샘 퇴임식 때 보고 이번에 만났으니 꼭 일 년만이다.
내가 블로그를 맹글어서 얻은 수확을 꼽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이라는 사실을
저 여인이 짐작이나 할랑가?
해경이가 보면 틀림없이 이 사진은 언제 찍었노? 할끼라 .
마당에 널린 저 감물천을 찍을 때 같이 찍었삤다 아이가.
쟁쟁하신 사진쟁이들 계실 때 해경이 하고 기념사진이나 한 장 찍을꺼로...
어릴 때부터 그렇게 붙어다녔으면서도 우리 둘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엄따.
근데 와 울 것 같은 표정인고? 저 표정을 보고 있으이까네 나도 눈물날라칸다.
날라칸다고 써놓고 보니 지금 눈물이 난다.
구미터미널에서 안산 오기까지 전화는 왜 그리 여러번 해쌓는지..
' 니를 그래 보내놓고 나이까네 마음이 그렇다 ' ㅡ 그 말 하고, 또 그 말하고 끊고, 좀 있다 또 하고...그게 여섯 번이더라는~
암만캐도 우리 보내놓고 술 한 잔 마시고 취했던 건 아니었능강 모르겠다.
언제 우리가 말로 통했나? 참 나..
구미서 안산까지 세 시간 밖에 안 걸리더라.
우리 자주 보고 살자.
이제는 모두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