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하러 갑니다.
우리집 김치는 서울에 사는 둘째언니가 채금져 주는데 오늘 김장을 시작하겠다고 합니다.
전에는 '김장 해 놓았다 가지러 온나' 하면 가서 냉큼 가져오기만 했는데 이제 언니도 나이들어 힘이 부치고,
팔도 아프다고 해서 재작년 부터 가서 거듭니다.
부끄럽게도 나는 배추김치를 담글 줄 모릅니다.
결혼해서는 뭐 할 줄 알겠냐며 언니가 해 주고. 애 낳고부터는 애 데리고 못 한다고 해주고.
부산에 5년간 살 때는 친구가 많지도 않은 식구에 얼마 먹는다고 따로 벌일 게 뭐 있냐며 즈그 김치 담을 때 같이해서 주고.
안산와서 꽃장사 시작하고부터는 장사하며 언제 김치담느냐고 또 언니가 해 주었지요.
이젠 아들내미가 먹는 김치량도 만만찮아 내가 직접 해야 할 때가 되었는데 김치 담그는 건 도무지 자신이 없습니다.
여태껏 맛있는 김치만 얻어 먹어 입맛은 한껏 살아있는데 그만큼 맛을 낼 도리가 있어야지요.
언제 한번 해 봤는데 영 아니더라고요.
큰언니네 김장은 또 내일 시작해서 일요일날 버무린다고 하니 저는 오늘 가서 큰언니네 김장까지 거들어주고
일요일날 와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빈 김치통 챙기고 해서 점심때 쯤 서울갈까 합니다.
오늘은 연희가 아리따움 대표로 전 태평양 그룹에서 뽑힌 사람들과 성공사례 발표를 겨루는 날인데
부디 좋은 성과있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어제 밤늦게 발표하는데 있어 연습한 것과 달리 요구한다고 풀죽어 있던 목소리가 걸리긴 합니다만
씩씩하고, 대담한 연희라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눈이라도 내릴 듯 바깥이 흐릿하네요.
오늘 하루도 잘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