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랑이 머무는 뜰

머나먼 연가(11) -응징의 기회-

뜰에봄 2010. 9. 25. 17:14

머나먼 연가(11) -응징의 기회-

 

그녀의 대화명은 환타쥐라는 요상한 대화명이었다.

본래는 환타마우스가 대화명이었는데 사람들이 마우스를

그냥 쥐라고 부르는 바람에 환타쥐가 대화명으로 굳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드물게 뮤트가 들어오고 그녀가 대화에 참여하는 날이면

M선배는 그녀를 뮤트에게 소개하며 사이좋게 지내라고 권고했던 모양이다.

 

M선배의 중재노력이 계속되었으나 어느 날 대화창에서 이루어진

다음의 대화가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키게 된다.

 

--------------------------------------------------------------------

M : 어이 뮤트.. 저기 환타쥐님이 뮤트를 많이 기다리고 있었네.

서로 인사하고 친하게 지내세.. 환타쥐님은 삼십대 영계시니 잘 좀 대해 주시게. ㅎㅎ

뮤트: 안녕하세요 환타쥐님. 반갑습니다.

환타쥐: 네 반갑습니다.

뮤트: 환타쥐님은 삼십대세요?

환타쥐: 네 그런데요..

뮤트: 삼십 몇 살인데요?

환타쥐: 삼십대면 삼십대지 몇 살까지 알아서 뭐하실려구요.

뮤트: 그거 알아야 계산이 되는데..그것 참.

M : 계산은 무슨 계산..또.. ㅎ..

뮤트 : 선배님.. 저야 삼십대는 잘 안 만나지 않습니까..ㅎㅎㅎ

환타쥐: 누가 만난다고 그런 말씀을...

누가 만나주기나 하나요.. 이상한 말씀도 잘 하시네..

M : 글쎄 말이지요. 언감생심이죠..뮤트 헛소리 잘하니 환타쥐님이 이해하시길..

뮤트 : 헛소리 아니죠....ㅋㅋㅋ

--------------------------------------------------------------------

 

이 글은 어디 기록된 것을 옮긴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뮤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말도 아니다.

뒷날 그녀가 뮤트랑 그런 대화가 있었다고 들려준 말이다.

그러나 이렇게 리얼하게 옮길 수 있는 것은 뮤트가 삼십대 여자들에게

이런 말을 곧잘 했으므로 당시에도 틀림없이 이렇게 말했으리라

생각하고 쓰는 글이다.

 

그녀의 말을 옮기면 그 날 뮤트는 그녀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뮤트가 자칭 프로 자겁가라고 자기를 소개하면서 자겁가들은

삼십대 여자는 자겁상 가장 불리한 상대로 여기며 경원시 한다고 했단다.

그는 삼십대 여자들은 세 가지 핸디캡을 가졌다고 이야기하면서

우선 삼십대는 애 키우기에 바빠 시간을 풍족히 낼 수가 없으며

두 번째 여전히 남편의 심한 감시 속에 있기 때문에 늘 불안하고 초조한 상태에 있고

그리고 돈은 아무리 벌어도 돈 벌어 할 일이 많아서 늘 궁상을 떤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그녀에게 그런 상대를 프로 자겁가가 좋아할 이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사십대는 이 세 가지 핸디캡에서 비로소 벗어나기 때문에 자겁상 우대 조건이 된다고

황당한 궤변을 늘어놓더라고 했다.

 

그는 공창에 여러 사람이 보는데서 이런 말을 거리낌 없이 했을 뿐 아니라

삼십대 여자들에게 정확한 나이를 묻는 것은 앞으로 몇 년 후면 사십세가 될 것인가.

몇 년후면 자겁 가시거리에 들어오는가를 판단하기 위해 묻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더란다.

 

그 말을 들은 그녀는 너무 기막히고 황당했던 모양으로 뮤트에게

“저는 사십대가 되어도 뮤트님 같이 그런 이상한 사고방식을 가진 분과는

만나고 싶기는커녕 말도 썪지 않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니 제 나이에 대한 관심은 접어두시길 바랍니다.” 라고 쏘아붙혔다고 했다.

 

그 때 또 뮤트의 말이 더욱 괘심했다고 한다.

“환타쥐님. 지금 제게 걸려든다 안걸려 든다 너무 자신하지 마세요. 그때는 그때 가보아야 알 일이죠.

그때 걸려 들면 어떻게 할건데요.“라고 하길래 그녀는 너무 화가 나서

“당신같은 악당에게 누가 걸려든답니까!!!!!” 이렇게 소리 쳤다고 했다.

그때 뮤트는 “글쎄 여자들은 어슬픈 도덕군자보다 악당을 더 좋아할 텐데.. 환타쥐님은

어쩌면 더 쉽게 걸려들지 모르죠.“ 이러면서 염장을 질렀다고 했다.

 

문제는 이런 말들이 공창에 오가는데도 그 방 사람들은 웃거나

“환타쥐님이 그만 참으세요.”할 뿐 뮤트를 공박하거나 나무라는 사람이 없는 것이

마치 이상한 별세계에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도 했다.

 

그녀가 M선배에게 뮤트의 무례함과 그의 그러한 비 정상적인 언행을

봐주는 이 방 사람들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을 때

“ 그 놈..아주 맹탕은 아니랍니다. 요즘 어느 사이트에 글을 올렸는데

환타쥐님도 한번 가 보세요. 제 딴에는 뭐 좀 아는 놈이니...“라고 하면서

M선배가 사이트 주소를 가르쳐 주길래 들어가 보았더니

그것이 “일본은 없다”라는 평론을 보게 된 동기였다고 한다.

 

그런데 마침 그녀가 평소 때 전여옥씨의 팬이었던 모양으로

전여옥씨를 비판하는 옛사랑을 글을 보며 옳다 잘 됐다면서

엄청난 댓글 공세로 옛사랑을 괴롭히게 된다.

 

언젠가 손좀 봐주어야지 했는데 그녀로서는 옛사랑을 박살낼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