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랑이 머무는 뜰

머나먼 연가(37)-오류의 발견-

뜰에봄 2011. 1. 11. 21:17

 

그녀는 그 동안 몇 번인가 지나가는 말로 성경 읽기를 권한 적이 있었다.

평론에 관하여 토론할 때, 특히 “코엘료의 연금술사”평론을 쓰면서 성경에 관한 얘기들이 오고 갔을 때 그녀는 뮤트가 성경을 읽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해 왔다. 

그러나 뮤트는 그런 얘기를 못들은 척 하면서 흘려 지나갔다. 

그러나 그때부터 뮤트는 성경은 운명적으로 한번 은 읽어야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뮤트는 그냥 흘려 지나가고 있었고 그녀도 대수롭지 않은 양 성경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사실은 뮤트의 독서력의 약점을 예리하게 파고들면서 뮤트의 의식에 성경에 대한 각인을 강하게 심어주고 있었다.

아브라함 시대의 멜기세댁과 솔로몬의 시간적 격차에 대해 그녀가 설명해 주었을 때는 뮤트에게 그런 지식은 알아도 되고 몰라도 되는 지식처럼 여겨져서 전혀 성경에 대한 호기심 같은 것은 생기지 않았다.

 

“뮤트님 클래식 좋아하시지나요. 크래식 그거 제대로 공부하려면 기독교 역사에 대해 좀 알아야 할 텐데요. 바로크 음악이나 칸타타 같은 음악들은 모두가 교회 음악들이거든요. 절에 스님들도 클래식 좋아하는데 사실은 바하, 헨델과 같은 고전파 음악의 대가들도 모두 교회 음악의 지휘자들이었지요. 스님들이 고전주의 음악에 아주 심취하는 것은 마치 목사가 찬불가를 듣는 것처럼 어색한 일일수도 있어요.”

 

그녀의 이런 말은 약간 뮤트를 불편하게 하고 있었다.

음악이야 교회음악이든 찬불가든 자기 듣기 좋으면 그만이지 그것 때문에 성경이나 기독교에 까지 관심을 가져야 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왠지 마음은 조금 캥기는 구석이 있었다.

 

코엘료의 마크툽이란 용어를 가지고 그것이 이슬람의 경전 코란에서 나온다고 이야기 할 때 그녀는 또 말하고 있었다.

“물론 뮤트님이 더 잘 아시겠지만 요즘 중동에서 싸우는 이스라엘과 아랍은 사실 옛날에는 한 형제들이었지요. 아랍은 아브라함의 장남 이스마엘의 자손, 그리고 유대백성들은 차남 이삭의 자손이자나요. 그런데 지금 저렇게 서로 못 잡아 먹어서 싸우다니.. 그리고 성경에는 그들이 서로 싸울 것이라고 이미 예견하고 있답니다. 그걸 알면 대비책을 세워야지 그렇게 꼭 싸워야하는지 원..”

 

 

뮤트는 그 얘기를 어디선가 얼핏 들은 바는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누가 누구의 자손인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뮤트님이 더 잘 아시겠지만..”이라고 시작한 것은 뮤트가 그 사실을 잘 모르는 것에 대해 염장을 지르는 의미가 있었다.

 

그 말에 뮤트는 다시 한번 기분이 상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 뮤트님이 안 읽은 책도 다 있고..저 보다 모르는 분야도 다 있군요."라는 말에서는 현저히 기분이 상했으며 뮤트는 다른 핑계로 그녀에게 삐져서 한 동안 말을 안 한 적도 있었다.

 

그녀가 보내준 성경의 표지에 시편이라고 쓴 것을 보고 뮤트는 이 두꺼운 성경 중에 시편이 도대체 어디 있담..하고 시편을 찾아보기로 한다.

뮤트는 한참을 걸려 겨우 그 귀절을 성경에서 찾아낸다. 

그리고 뮤트의 난생처음 성경 찾기 시도는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뮤트를 이끌고 간다. 

 

시편 37:5-6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겨라.

저를 의지하면 저가 이루시고

네 의를 빛 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 같이 하시리로다.

 

 

Commit your way to the Lord;

trust in him and he will do this:

He will make your righteousness shine like the dawn,

the justice of your cause like the noonday sun.

 

이 평이한 영문과 한글 번역 성구를 뮤트는 무덤덤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뮤트는 금방 고개를 갸웃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뮤트는 이 문장의 한 곳을 뚫어지게 쳐다보게 된다.

 

뮤트는 의아해 하고 있었다.

 

이 문장은 어딘가 잘 못되어 있다.

이 문장의 번역과 구조는 어딘가 분명히 잘 못 되어 있다.

이상하군..

한글 성경이 출간된 지 백년인데 아직도 오류가 존재하는가..

 

문제는 영문 셋째 줄에 있는 dawn이란 단어였다.

새벽 또는 여명을 나타내는 단어인데 한글 번역에는 새벽이란 말도 빠져있었고 여명이란 의미도

들어있지 않다.

이것은 분명히 번역 상의 오류였다.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겨라.

저를 의지하면 저가 이루시고

네 의를 새벽빛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같이 하시리로다.

 

이렇게 해야 되지 않을 까 뮤트는 생각했다.

그러나 뮤트는 이 번역도 어림없이 틀려있다는 것을 금방 깨닫는다.

오류는 또 있었다.

그것은 압운법 또는 댓귀가 안맞는 문제였다.

새벽이란 단어만 추가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하면 시(poem)가 무엇인지 모르고 하는 번역이 된다. 

 

He will make your righteousness shine like the dawn,

the justice of your cause like the noonday sun.

 

여기서 shine이란 단어는 the dawn과 the noonday sun의 양쪽에 다 걸리는 단어이다.

즉 shine like the dawn and the noonday sun과 같은 의미이다.

 

 make shine은 빛나게 하다로 번역해야 된다면 두 문장은 동의 반복으로 끝나야 댓귀가 맞다.  

 

dawn은 자체로 빛을 포함하고 있는 단어이다. 그래서 여명으로 번역해야한다.

noon day sun도 빛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여명과 댓구를 이루려면 광명으로 번역해야 세련된 번역이다.

여명과 광명을 같이 빛내는 문장이어야한다.  

 

이 문장은

 

 

너의 길을 여호와께 맡겨라.

저를 의지하면 저가 이루시고

네 의를 새벽의 여명과 같이 빛내시며

네 공의를 대낮의 광명과 같이 밝히시로다.

 

이렇게 해야 시적 댓 귀가 맞는 옳은 번역이 되는 것이다.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하나님의 계시인지 뮤트와 성경과의 첫 만남은 이렇게 성경의 잘못된 부분의 발견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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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마 유치환과 정운 이영도의 사랑이야기 아시죠.

통영여자중학교 교사로 함께 근무하면서 알게 된 이영도는 사별한 독신녀였으며 그녀에게 청마는 1947년부터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보냅니다.

 

그러기를 3년, 마침내 이영도의 마음도 움직여 이들의 플라토닉한 사랑은 시작됐으나 청마가 기혼자여서 이들의 만남은 거북하고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우리 사랑과 설정이 너무나 똑 같죠?

어쩌면 그렇게 똑 같을 수가....^^*

 

청마는 1967년 2월 교통사고로 사망할 때까지 20년 동안 편지를 계속 보냈고 이영도는 그 편지를 꼬박꼬박 보관해 두었는데 6·25전쟁 이전 것은 전쟁 때 불타 버리고 청마가 사망했을 때 남은 편지는 5,000여 통이었다고 합니다.

 

5000통의 편지중 200통을 추려 <사랑했으므로 나는 행복하였네라〉라는 단행본으로 나오게 되었지요.

 

뮤트님에게 쓰는 제 편지 목표가 5500통 입니다!

 

먼 훗날 청마가 쓴 5000통 편지보다 더 많이 쓴 사람 여기 있다!!

이 소리 들을려구요. ㅎㅎㅎㅎ

 

관계설정은 우리랑 너무나 똑 같지만 저 쪽은 남자가 썼는데 이 쪽은 여자가 써야하니..

으이그..짱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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