뜰에봄꽃집에서
아이비 화분
뜰에봄
2011. 3. 24. 18:43
가게와 인접한 아파트에 사는 여고생 선희가 키우던 아이비 화분을 들고 와서 예쁜 화분을 골라서
분갈이를 해 달라고 했다.
공부하기도 바쁠텐데 화초에까지 신경을 쓰는 마음이 예뻐보여 말을 자꾸 걸어 보았더니
그 화초는 아빠방에 놓아 둘 것이란다.
그리고 꿈이 아빠방을 화초로 가득 채우는 것이라네.
너무 기특해서 화분값도 깎아 주고, 수경으로 키우는 행운목도 덤으로 주었다.
그런데 선희가 가고 난 뒤 옆 가게 언니로 부터 얘기를 들은 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선희는 길가 작은 부스에서 구두 손질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 가는 장애인 아빠와 단 둘이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여고생인 나이면 그런 아빠와 살고 있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울 수도 있겠는데
아빠 방을 화초로 채우고 싶은 꿈을 지닌 선희가 너무나 대견하고, 고맙다는 생각까지 든다.
선희를 착하고 예쁘게 키운 아빠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두 부녀의 앞날이 부디 행복하고 순탄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