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와 호박
윤호엄마가 강원도 여행길에 샀다는 옥수수를 갖다 주었다.
내가 옥수수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아는 윤호엄마는 집에서 옥수수를 쪄도 내 생각이 난다며 몇 자루씩 갖다 주곤 한다.
사실 나는 식탐이 별로 없는 편인데 옥수수와 누릉지만은 예외다.
그저께 저 옥수수 쪄서 여섯 개나 되는 걸 아들 한 자루 주고, 두 자루는 즉석에서 해 치우고.
나머지는 가게 가서 나눠 먹어야지 하고 아예 반씩 잘라서 가지고 나갔는데 도장집 뽀미만 반 개 먹고,
미희씨는 몇 알 빼 먹다가 귀찮다며 도로 주고, 다른 사람들은 주려고 할 때마다 손님이 있길래 모르겠다 하고
혼자 다 먹었다. 그것이 내가 바라는 바였다는...ㅎㅎ
하지만 예전처럼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이 문제다.
원숙이가 호박을 다섯 덩이나 갖다 주었다.
시중에 파는 호박 맛과는 다른, 밤같은 호박인데 쉬이 상하지도 않으니 누구 주지 말고 두고 먹으라고 당부했다.
원숙이 즈그 집엔 손님도 많이 오는데 날 그마이 주지 말고 저나 두고 먹는단 말이지....
원숙이 가자 마자 세 덩이 나누 주고 두 개를 집으로 가져 와서 쪄 먹어 봤더니 정말 기막힌 맛이었다.
원숙이가 피박님 드리라고 네 덩이를 맡겼는데 피박님이 안 한다 하시길래 지원이 한 덩이 주고,
휴가 갈 때 한 덩이 가져가고, 백제 약사님한테도 한 덩이 줬는데 깜빡 잊고 가는 바람에 두 덩이 남았다.
어제 저 사진 찍고 났을 때 옆집에서 양배추 반 통 가지고 왔길래 또 한 덩이 줘 버렸다.
피박님 몫인데 맛이나 보여 디리야지 싶어 한 덩이 간신히 남겨 놓았다.
그냥은 주나 마나 안 쪄 드실 게 뻔하니 쪄 가지고 갈 것이다.
에고, 22층 정윤네도 걸리느만....
한 스무덩이쯤 사고 싶어 원숙이 한테 전화 해 봤더니 돌아 오는 대답이 "없써잉~ '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