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뜰

가족모임 1

뜰에봄 2011. 10. 12. 02:02

 

엄마는 2005 년 양력 10월6일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우리 가족은 엄마가 돌아가신 날과 연이어진 시월 둘째 주말을 엄마 추도식을 겸한 가족의 날로 정해 모인다.

해마다 장소를 달리해서 모이는데 이번에는 수안보쪽을 택했다.

 

 

 

엄마 슬하 자손들이 총  48명인데 이번에 모인 가족은 32명이었다. 

 

장조카 장근이가 해마다 추도 예배지를 해온다.

할머니 꽃 좋아하신다고 꽃병도 갖다 붙였다.

말이 났으니 말이지만 우리엄마만큼 꽃을 좋아하는 사람도 드물지 싶다.

어쩌다 여린 꽃모종이 뚝 꺾여나가면 이쑤시게를 대어 테이프로 고정시켜 기브스를 하셨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접붙여지듯 척 붙어서 자라곤 했다..

서리가 내릴 때는 마당에 국화꽃이 서리를 맞지 않게 하려고 비료푸대로 꽃들을 덮어 주시는 것를 일과로 삼으셨다.

그래서 우리집은 가장 늦게까지 꽃이 있는 집이었다.

천국에는 꽃이 많다니까 우리엄마는 꽃을 실컷 보시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실 것 같다.

그리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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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가신지 어언 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상할머니 영정앞에서 아무 영문도 모른채 재롱을 피우던 아이는 이제 초등학생이 되었다.

 

 

 

올해도 큰언니가  엄마 꽃 좋아하셨으니 추도 예배 볼 적에 꽃이 있어야 한다며 소국 몇 단을 챙겨 왔다.

즉석에서 꽂아 예배 볼 적에 한가운데 놓았다. 

엄마가 하늘나라에서 내려다 보신다면 연신 '곱다 곱다...'하실 것이다.

 

 

 

 

 

 

끼리끼리 모여서 시간을 보낸다.  팬션 방을 세 개나 빌려 놓아  다른 방으로도 패가 갈렸다.

아이들이 노는 뒷 쪽에 조카들과 조카사위들이 어울려 있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든든하다.

 

 

 

 

방방에 있는 밥솥을 한 곳에 다 모아서 밥을 짓는다.

어느 해엔 며느리 들이 밖에 나와서도 밥이며 설겆이 때문에 애 먹는다면서  완전 편하게 해주자하고

사 먹기로 했는데 인원이 많으니 식당에선 대접도 제대로 못받고, 돈은 돈대로 주고도 먹은 것 같지 않다는 말이 나왔다.

그 뒤로부터 사 먹자는 말이 쑤욱 들어가 버렸다.

그래서 각자 형편 닿은대로 나눠서 음식을 해 가지고 온다. 

 

 

 

 

 

 

아이들이 신났다./

 

 

 

 

 

 

다들 막대기 하나씩 들고 있는 모습 좀 보게.

 

 

개울가에도 가을이 물들어 간다.

 

 

 

 우리 큰오빠네 둘째 조카 차근이 부자.

나는 오빠네 집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그때 조카가 갓 돌을 넘긴 무렵이었다.

올캐언니가 저녁설겆이를 할 때 쯤이면 나는  으례히 조카를 업고 골목을 어슬렁거렸다.

 그런 정이 쌓인 탓에 지금도 아기때의 우리 조카만큼  예쁜 아기는 없다고 여겨진다.  

초등학교 입학하여 짝지가 안 예쁘다고 학교에 안 가려고 하던 녀석이 키, 몸매, 인물이 다 안 되는 나 보고는

'키도 작고 안 예쁘게 생겨도 우리 고모니까 세상에서 제일 좋다' 고 했었다.

이번에 술 한 잔 하는 자리에선 "고모야, 우리가 다 잘 된 것 같이 앞으로 동후(우리 아들)도 틀림없이 잘 될 것이다.

 잘 안 되면 우리가 가만히 안 있는다 아이가" 하는 말로 나를 또 감격시대로 내 몰았다.

 

 

 

우리가 묵은 팬션 앞에는 많은 내가 흐르고 있어서 참 좋았다.

다슬기도 너무 많아서 한 양푼이나 주웠다. 다슬기는 팬션 주인이 사서 뿌렸다고 했다.

 

 

 

 

 

 

 

 

 

우리 큰언니와 둘째 오빠네 조카 석현이.

 

 

 

팬션 앞쪽 처마밑에 놓고 키우는 화분이 정겹다.

 

 

 

 윤앤송 팬션
주   소 : 380-942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사문리 58번지

연락처 : 043-844-0274 / 010-3483-0274   홈페이지 : http://www.pensioncafe.co.kr

 

가까운 곳에 수안보 온천과 월악산 덕주사, 미륵사지가 있고. 충주호도 멀지 않다.

우리는 아래층에 묵었는데 방 세개가 다 크고 쾌적한 편이다.

무엇보다 앞에 개울물이 흐르고, 걸리적 거리는 것이 없어 좋았다.

 

 

 

미륵사지 입구에 있는  사과밭.

아침을 먹고 팬션에서 얼마 멀지 않은 미륵사지로 향했다.

 

 

 

 

 

 

미륵사지 입구,

지난해 배꽃님과 앵두나무님이 같이 왔던 생각이....

 

 

 

입구에서 문화 해설을 들었다. 그런데 문화 해설사가 낯익은 분이라 깜짝 놀랐다는...

 

 

 

詩만 잘 쓰는 줄 알았더니  예쁜 목소리로 문화해설도 잘 한다.

 

 

 

저 샘물을 마시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말에 다들 달라들어 물을 마신다.

 

 

 

 

거북바위

 

 

온달장군 공깃돌이란다. 

 

 

 

 

 

 

 

벌써 산국이 피었다. 올해 들어 처음 보는 산국이다.

 

 

 

 

코스모스가 비스듬히 누워  구절초 버젼으로 피어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