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 김광원
오늘 나는 보았네 달도 없는 밤에 달빛을
보았네 정말로 그리운 것은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해 보았네 그래도 그리우면
스스로가 그리움을 닮아가야 한다는 것도
이제야 떠올랐네 만나지 않아도 아름답다는
것을 새로 알았네 너는 정말 그리운 것이
있느냐 그립다는 말은 혹 방황하는 자의
자기 위안이 아니냐 별무리가 사라질 때까지
한 자리 돌이 되어 서 있어 본 적이 있느냐
아니면 저 산 밑 찬란한 야경처럼 몸부림으로
밤을 울어본 적이 있느냐 멀리서 바라보면 저
비틀거리는 세상이 나의 그리움이란 것을
알았네 가까이 말고 멀리 오래도록 보고
있으면 아득한 향수처럼 때로는 보고 싶은
얼굴이 떠오르네 지금은 눈앞에 없어도
아직까지 남아 있는 그 언젠가의 달빛
향기가 나의 또는 우리들 가슴속을 떠돌고
있다네 비록 영원히 달이 떠오르지 않는다
해도 달빛은 사라지지 않는다네 섬처럼 우뚝
외로워지면 나는 그대가 그리워지네 죽었던
그대는 향기처럼 내 곁을 찾아온다네
뿔뿔이 갇혀 있던 섬, 섬들 위로 갈매기는
날고 파도는 다시 넘실거리고 나는 그대를
그리워하네 바람이 되어 흘러가 버린
그대를 품고 있으면 누구도 몰래 사르르
달빛이 흐른다네 혼자서 그리운 산
위에서 달도 없이 피어나는 꽃을 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