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부터 밤이 늦은 지금까지 비가 추적 거리고온다. 장마비다.
유치원 아이들 참여수업으로 학부형 간식 당번인 나는 출근했다.
버스 차창을 타고 흐르는 빗물은 보니 그냥 그대로 계속계속 가고 싶었다.
떡보의하루에서 나오는 포도설기와 호박영양떡에 레몬버베나 차를 곁들이고 방울토마토를 차려낸다.
10시 오후2시 오후5시 세 차례...
토요일 행사가 없으면 출근을 안하는데 오늘은 비오는 꿀꿀한 토요일 일할려니 기분이 쫌그러했다.
이럴땐 꼬마들에게 복수?를한다. 나를 좋아하는 원영이 교실에 갔다.
어머니 앞에서 그동안 익힌 몬테소리 교구를 잘 해내야하는 아이들이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은 마치 수능 면접 시험장 느낌이었다.
"원영아 잘할수 있나?"
"네 뚜방 떤땡님~여섯살인 원영이는 말 발음이 좋지 않아 주방선생님을 이렇게 부른다.
원영이는 점심을 먹고 운동장 놀이터에 나갈때 꼭 식당으로와서 나를 앉으라해놓고 이마와 양쪽볼에 쪽쪽 소리가 나도록 뽀뽀를 해주고 간다. 원영이가 뽀뽀를해주면 힘이나서 설거지가 팍팍 해진다고 했더니 작년 일년꼬박 뽀뽀를하고 올해도 계속하고 있다.
그런 원영이가 엄마 앞에서 잘해야 될텐데 싶어 어제 원영이 담임이 질문하든 것을 다시해봤다.
" 원영아! 사자의 첫소리가 뭘까요?"
원영이가 눈을 동글동글 굴리며"어~~흥." 하는게 아닌가..
아~~니~~우째 이런....일이...
여기서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아~~만 햇갈릴 것같아 그냥 잘 해야한다하고 내려왔다.
식당에 돌아와 혼자 배를 잡고 웃었다.
참관 수업을 저렇게 하면 억수로 재미있을 것 같아 담임에게 말해 주지도 안했다.
뜰에 봄님은 "하이구~내 살다가 주방 선생님이라 카는 소리는 처음 들어 본다. 니가 지낸거 아이가??"
비 웃으시지만 우리 유치원에서는 원장님 명령으로 그렇게 부른는데 나는 아이들에게 요리박사님이라고 부르라고 강조한다.
어떤 아이들은 요리 박사님이라고 부르는 아이들도 있다.
아~~오늘 요리박사님은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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