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리더 10기 회장 취임 축하 꽃다발 주문이 들어왔다.
리시안, 쏠리 , 장미를 섞어 꽃다발을 만들다가 말고 꽃바구니를 꽂아 주기로 했다.
편리더 교육을 마치고 꽃다발 증정을 한다는데 그러면 서너 시간을 훌쩍 넘길테고, 회장이 선출되면
반드시 축하 뒤풀이 시간이 있을테니 또 두어 시간을 넘기고...그렇게 되면 이 여름에 꽃이 싱싱하게 견뎌 줄 리가
없을 것 같았다. 더구나 밤늦게 집에 들어가서 물에 꽂지도 않으면 다음날 그대로 쓰레기로 전략해 버릴텐데..
생각만 해도 꽃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근데 그런 내 오지랖 땜시 내가 좀 괴롭기는 하다.
주문대로 3만원짜리 꽃다발을 해 주면 오죽 간단하고 좋으랴. 그런데 그 돈에 맞춰 바구니를 꽂는다 해 놓고도
막상 바구니를 꽂기 시작하고보면 꽃다발 값을 훌쩍 넘길 뿐더러 무엇보다 무거운 바구니 들고 가는 수고가 만만찮으니 말이다.
그래도 내 곁을 거친 꽃들이 오래도록 싱싱하고 예쁜 모습으로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걸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꽃바구니를 꽂고 있는데 부산의 견자형님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형님은 요즘 침 맞으러 다니시는데 가끔 침 맞기를 기다리는 동안 전화를 하신다.
무료함도 있지만 침에 대한 두려움과 편찮으신 처지를 잠시나마 잊고 싶어 하시는 게 아닐까, 싶다.
* 우리 형님 : "지금 안 바쁘나? 전화해도 괘않나? "
ㅡ꽃순이 : " 꽃바구니 꽂고 있는데 꽃 꽂으면서도 전화는 얼마든지 받을 수 있심더"
* 우리 형님 : " 아이구~ 꽃 꽂고 있구나. 그 바구니 사진 좀 찍어서 보여주라이~"
ㅡ꽃순이 : " 벨로 이쁘지도 않는데요 뭐 "
그래놓고도 꽃순이는 꽃바구니 가져가기 전에 사진 한 장 찰칵 찍어 두었다.
나중에 기억이 희미해 질 때에도 저 꽃들은 형님과의 대화를 기억하고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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