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언제부터 옛사랑을 알게 된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대충 2003년 여름 정도로 생각된다.
그녀는 옛사랑이 늘 다니던 M선배의 음악사이트의 멤버였다.
M선배는 당시 음악방에서 옛사랑과 처음만나 급속히 친해졌으나
그녀는 M선배랑 안지가 10년도 더 된 모양이었다.
그녀는 처녀시절에 작문교실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 때 M선배를 알게 되었다고 했다.
요즘의 논술학원 선생이었던 셈이다.
옛사랑은 M선배의 음악방에 주로 몸담았지만 늘 그 방에만 있었던 게 아니며
이방 저방 기웃거리며 시시껄렁한 농담, 잡담, 음담패설 등으로 소일하고 있었다.
그녀도 M선배님 음악방에 늘 음악을 걸어두고는 있었지만 이것 저것 집안일 하느냐고
화면속의 대화에는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녀도 대화에 거의 참여하지 않아서 “있는 둥 마는 둥 하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옛사랑도 당시의 그녀를 전혀 기억 못하고 있다.
음악방이란 본래 고정 멤버 몇 명 외에는 왔다 갔다 하는 뜨내기가 많은 곳이었으며
옛사랑도 그 방의 고정 멤버라기보다는 뜨내기에 가까웠으므로..
당시의 옛사랑의 대화명은 옛사랑이 아니고 뮤트, 또는 하트K라는 요상한 대화명을
쓰고 있었다.
옛사랑이란 닉은 천리안을 떠난 후 다시는 쓰지 않았다.
그리고 그 오래되고 칙칙한 이름은 “외로운 연가”에서 다시 부활했다.
이 시리즈에서는 옛사랑 대신에 당시에 쓰던 “뮤트”라는 닉을 쓰기로 하자.
그녀가 집안일을 하다가 간혹 대화에 참여하면서 뮤트를 본 일이 있었다고 했다.
선입견은 “뮤트는 좀 시끄러운 사람”으로 기억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당시의 뮤트는 그녀에게 그냥 대화방의 갑과 을 중의 하나였으며
전혀 관심의 대상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녀가 뮤트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대화창에서 다음과 같이
뮤트가 발설한 내용을 보고서였다고 한다.
당연히 뮤트는 그 발설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지금도..
하루는 그녀가 대화창을 보고 있는데 뮤트가 쓱 들어오더니 M선배 랑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더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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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트: 지금 진도 잘 나가고 있는데 왜 자꾸 오라구 날리입니까.
M : 인간아..이 방도 자네 기다리는 사람 많은데 다른 방에는 왜 가냐구..
뮤트: 허.참.. 선배님도 참 딱하셔..
C님 음악방 물이 훨 좋은데 제가 왜 이 방에 와야되냐구요.
선배님은 이 방 주인이니 그렇지.. 선배님인들 방 쥔장만 아니면 이방에 오겠어요.
당연히 물 좋은데로 가지..
M : 이 방 물이 어때서..
뮤트: 선배님. 음악만 좋으면 인기 있는 방이 되나요. 선배님 음악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다면 우선 이방의 여자 방원들을 좀 재정비해보세요.
더 젊은 여자들을 영입하고 미모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지 않고서는
이 방은 맨날 요 모양이니께 제발 이 컨설던트 말도 좀 들어세요!
M : 그것 참..
뮤트: 그것 참은 무슨 그것 참!!
이 방 여자분들에게 물어봐도 잘 알거구만.
자..자 여기 분들 스스로 미모에 자신 있다는 분들 손 좀 들어보세요.!!
그 바.. 아무도 없네..
에잇!! 짜증나서 나가야지.. 한참 자겁 잘되고 있구만, 시간낭비했네..
저 나갑니다...안뇽!!!!!!!
M : 저 저..저놈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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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는 뮤트가 정말 서슴없이 그 방을 나가버리더라는 것이었다.
이 대화 내용은 그녀에게 좀 쇼킹했던 모양이었다.
그녀는 이 대화내용을 보며 분노와 수치심을 느꼈다고 했다.
말을 함부로 해도 유분수지..미모 운운하면서 여자를 비하하는 저런 말을 저렇게 스스럼없이 하다니..
그 화면을 보고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여자 방원들이 뮤트에게 분노하기는커녕
뮤트가 나가자 다 깔깔 웃고 “못말려..” 수준에서 그냥 넘겼으며 남자들은
“뮤트님 말이 맞아!!” 이러면서 웃고 넘기더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즉각 쪽지로 M선배에게 항의했던 모양이다.
“어디서 저 따위 인간이 저런 말을 하느냐“
“그러구 이 방 여자들은 벨로 없나.. 왜 저런 인간이 저런 말을 하는데도
낄낄거리고 그냥 봐주고 있냐“
“저런 인간이 오는 이상 저도 선생님 방에 올 수가 없다”
이런 식의 항의를 계속했다고 한다.
M선배의 말은 뮤트와 이 방 사람들은 벌써 벙개도 몇 번씩이나 하고
노래방에도 가고 해서 서로 형제 자매처럼 친하다는 것이며
그래서 저렇게 농담으로 해도 여자들이 다 이해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뮤트도 알고 보면 “좋은 놈”이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친할수록 예의를 지켜야지 저건 너무 심하다고
선배님에게 여전히 불평을 했으며
마음 속으로 “언젠가 저 자식을 손봐주고야 말 것”이라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녀는 뮤트와의 관계를 혼자만의 분노로서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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