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뜰에 내린 햇살마음

친환경 사과

뜰에봄 2010. 11. 23. 23:18

 

 

 

가게 옆 월드아파트에 사시는 형님이 어제 시가 고향 합천에서 가져오신 사과를 나눠 주셨다.

주시려고 작정을 하신 듯 끌개를 끌고 오라고 하시더니 한 박스에서 몇 개만 덜어내고 주셨다.

형님네는 고향에 과수원이 있는데 농사를 맡아 짓는 이가 친환경농법을 적용해서 약도 다른 과수농가보다

덜 치고. 또 식물성 약을 치기 때문에 저 사과는 깍지 않고 먹는 게 좋다고 했다.

언젠가 우리 아들 동후가 과일 중에 사과를 제일 잘 먹는다는 얘기했는데 그걸 잊지 않으시고

많이도 주신 것이다. 그러면서 남 주지 말고 동후나 줄 요량하라는 당부를 잊지 않으셨다.

그런데 저걸 얻어서 일단은 가게를 거치는데 어찌 그대로 집에 다 가져갈 수 있으리.

그래도 내가 형님 당부를 떠올리면서 참을성을 발동시키는 바람에 저 정도로 많이 남았다.

그저께 감 한 박스 부쳐 왔을 때는 집으로 일곱 개를 가져 왔다.

사과를 껍질 채로 먹어도 그리 억세지않고,  다른 사과에 비해 당도도 높은 것 같다.

 

월드형님은 가게를 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현재 63세로 늘 책을 끼고 사신다.

눈 나빠지면 책을 못 읽는다면 눈관리 차원에서 TV도 안 보신다고 한다.

시골에서 가져 온 게 있으면 뭐라도 나눠 주려 하시고. 꽃집 일도 잘 도와주시는데

형님은 내게 밥 한 끼 살 기회도 안 주신다.

이 형님한테도 나는 큰 빚을 지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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