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뜰

올해도 엄마꽃이 피었습니다!

뜰에봄 2013. 5. 16. 22:25

 

 

 

 

 

며칠 바쁘게 지내느라 베란다 식구들을 제대로 돌보지도 못했는데 오늘 아침에 보니

캄파룰라가 마알간 얼굴로 활짝 피어있었다

반가워라!

저 꽃은 다름 아닌 2005년 시월,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키우시던 꽃이라 내겐 더없이 유정한 엄마꽃이다

엄마꽃은 볕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며 신경을 써서 키우는데 그래서인지 해마다  소담스러움을 더하며

꽃이 피었다.  그런데 지난여름엔 습한 날씨가 계속 이어지는 바람에

다 녹아버리는 것 같아 애가 탔는데 그래도 일부가 살아남아 저렇게 꽃을 피우다니

휴우~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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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 는 2006년 5월 3일 쓴 글이다.

 


 

( 이 사진은 소휘가 우리집에 와서 찍은 사진이다 ) 

 


       <엄마꽃>

 
 저 보라색꽃은 엄마가 키우시던 꽃이다.
유별나게 꽃을 좋아하시던 울엄마는 마당에 심는 꽃으로도 모자라 화분에도 여러가지
화초를 심어 놓고 가꾸셨다.
작년 시월,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집 안밖을 정리 하면서 보니 화분이 걸렸다.
앞으로는 그냥 비워 둘 집인데 누가 저 화분에 물을 주나? 그러다 꽃이 말라 죽으면 화분만 쓰레기로 남을 텐데....
해서 화분을 모두 없애기로 했다.
  우리 형제들이 몇 개씩 골라 가지고, 더러는 땅에 심기도하고, 나머지는
이웃들에게 ' 이것도 가져 가소, 저것도 가져 가소, ' 하며 저 보라색 꽃 화분을
들추었는데 우리 작은 오빠께서 돌아 보시며  '어무이가 지난 봄에 차타고 가시던 중
꽃집엪에 세워봐라 하셔서 저 꽃을 사게 되었는데 얼매나 이쁘다고 좋아하셨는데......
아직 어무이 냄새가 밴긴데 너무 성급하게 없앨 것도 아잉기라' 하시는 것이었다.
화분도 프라스틱에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알 수 없을 뿐더러 잎도 죄다
사그러지고 나서 다시 새잎이 조금씩 비어져 나오는 게 볼품이라곤 없었다.
헌데 오빠의 그 말이 뒤통수를 한 대 치는 것 같아 황급히 챙겨서 가지고 온 화분이다.
집에 가지고 와서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베란다에 두고 보살폈는데 
 겨울 지나 봄이 되니  세상에나, 글쎄 자잘 자잘한 꽃망울이 수도 없이  맺히더니
저렇듯 소담하게 꽃이 피는 것이었다.
아, 저 보라색은 우리 엄마가 좋아하시는 색깔이기도 하다.
알고보니 저 꽃은 '캄파룰라' 라고 버젓한 이름이 있기도 한데 나는 그냥 나대로
혼자서 '엄마꽃'이라 부른다.
저 꽃이 핀 지는 한달도 넘었는데 계속해서 피고 지고를 반복하며 계속해서
소담스런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아침마다 베란다에 나가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꽃,
우리 엄마 저 꽃을 바라보며 얼마나 즐거워 하셨을까?
꽃만 보면 세상 근심 다 잊게 된다고 하시던 우리 엄마에게 저 꽃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을까? (고맙다, 꽃...)

엄마꽃을 두고 집을 나올 때는  마치 엄마에게 혼자 집 보게 하는 듯한 심정이 되기도 한다.
지금 엄마가 계시는 천상의 화원에는 무슨 꽃이 피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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