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뜰

푸른솔 친구들과 나들이

뜰에봄 2008. 3. 27. 23:42

 

푸른솔 그룹홈 친구들과 코엑스아쿠아리움에 가는 길, 교통봉사대 기사님이 몰고 가시는 차 안이다.

 최원호 펀리더십 소장님도 (크리스토퍼 22기) 스타렉스에 다른 친구들을 싣고  앞 서 가신다.

빨간 줄무늬 셔츠의 태호는 전에 대공원 동물원에 데리고 갔을 때 코끼리 열차에서 내리지 않으려고 떼를 쓰기도 하고

아무데서나 막무가내로 고집을 피우며 애를 먹였는데 몰라보게 얌전해졌다. 거 참 신기하넹? ( 태호야, 너 철들었구나 . 톡톡..)

우리는 차 속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는데 태호는 노래도 잘 불렀다. 특히 애국가를 잘 부르고,  한번 들은 노래를

곧잘 기억해 낸다고 한다.

창학이는 가요를 좋아하는데 신곡까지도 아는게 많다고 하네.

노란 셔츠를 입은 상건이는 나들이를 무척 좋아한다. 가장 똘똘한 편인데 근육무력증인가 하는 병을 앓고 있어

다리에 힘이 없다. 전에 대공원 나들이 때 나와 짝꿍을 이뤄 휠체어를 끌어 주며  얘기도 많이 했던지라 더욱 정이든 친구이다.

 

 

 

아름다운 산호들이 있는 대형수족관 앞에 선 선희.

손목이 아파 휠체어 밀기가 여의치 못한  바람에 휠체어를 타지 않아도 되는 선희가 내 파트너가 되었다.

아쿠아리움은 복잡한 곳이라 서로 놓칠라  둘이  팔짱을 꼭 끼고 다녔다.

선희는 잘 웃고, 사진 찍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말은 하지 않아도 나에게 찰싹 달라 붙어 호의를 표하려고 애쓰던 모습이 선히 떠오른다.

보고싶다 선희야!!

 

 

 

 

교통봉사대이신 분이 태호와 짝을 맺으셨다. 택시 운전을 하신다는데 쉬시는 날, 쉬지도 않고 봉사를 하시는 것이다.

말수도 적었는데 묵묵히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이 너무 믿음직 스러웠다.

교통봉사대원님과 태호가 커플 사진을 찍는데 사진찍기 좋아하는 선희가 냉큼 끼어 들었다.

벽에 있는 친구들도 신이 났구나.

 

 

 

 

엄청 큰 어항이다. 아쿠아리움엔 신기한 것이 너무 많다 ,

황연화 그룹홈 원장님이 기념사진을 찍으신다. (우리 장애우 친구들보다 더 신나해요.)

 

 

 

 

크리스토퍼 봉사부장을 지내시고, 봉사상을 타신 분 답게 봉사정신이 투철하신 이성태선생님.

늘 누굴 도우려고 애를 쓰시는 분이다. 이런 분들이 있기에 세상이 좀 더 따뜻한 게 아닐까?

이성태 선생님 파트너는 주영이 인데 별명이 ' 클레이보이' 이다. ( 클레식 음악을 좋아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 오른쪽엔 크리스토퍼 22기 서경미 선생님. 짝이 된 양훈이에게 다정하게 팔을 둘렀으나 양훈이 표정은

무심하구나. ( 양훈아, 너 사진 찍을 때엔 좀 웃어라 야.)

 

 

 

 

별명이 코알라 이신 최원호 선생님. ( 표정에서도 드러나듯 명랑하고, 바르고, 선량하고, 열정과 사랑이 넘치는 싸나이!)

 

 

 

중간에 계신 분은 그룸홈 담당 복지사이신데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친구의 자세를 올바르게 잡아 주시려 애를 쓰신다.

 

 

 

바다엔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도 있다네.

 

 

 

 

못난이 삼형제. ㅡ 내가 중학교 다닐 무렵엔가, 유행했던 못난이 삼형제 인형이 수족관 안에 들어 있기에 반가워서

한 장 찍었다. 저 인형을 내 친구 소연이로부터 선물받고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최원호 선생 파트너 전재경은 ' 뇌병변' 이란 병을 앓고 있다고 한다.

저 해맑고 잘 생긴 모습 좀 봐, 멀쩡해 보이는 표정인데  그런 병을 앓고 있다니 안쓰럽기 짝이 없다.

자유롭게 뛰놀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

 

 

 

아름다운 동행 ^^

 

 

 

초록색 물고기도 있다는 사실이 신기해서 또 찰칵 ^^

어쩌다보니 이 커플들 사진만 많이 찍게 되었네요.

사진빨 잘 받습니당.

 

 크리스토퍼 김효순동료님도 함께 했는데 아쉽게도 사진이 없네.

코알라 님 찍어 드릴 시간에 어디 있나 찾아 볼 걸...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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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08 년 1월 9일)  황연화 (크리스토퍼 22기 ) 께서 돌보고 있는 그룹홈 장애우들에게

코엑스아쿠아리움을 구경시켜 주었다.

예전에 역시 같은 친구들을 서울 대공원 동물원에 데리고 갔는데 정말 애를 많이 먹었다.

몇 명은 심하게 떼를 쓰고. 또 몇 명은 시종 무표정한 얼굴이고. 또 마구 달아나려고 하질 않나. 마음대로 안 되면 할퀴려 들고

때리는 친구도 있었다. 각자 짝을 정해 돌보았는데 내 짝이 된 상건이 외엔 동물들을 봐도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황원장이 이번에도 아이들을 구경시켜 주러 간다며 도와 달라고 했을 때 나는 솔직히 바람직하게 여겨지지가 않았다.

멀쩡하게 건강한 애들도 아닌데. 그들이 정상적인 아이들처럼 느끼고 즐길줄도 모르는데 공연히 나서서 애만 먹이는 게

아닌가 싶어서였다.

그런데 한동안 못 본 사이 아이들이 변했다.

말썽꾸러기들이 얌전해지고. 말도 고분 고분 잘 듣고. 무엇보다 각양각색의 고기를 보고 신기해 하면서 즐거워했다.

어쩌면 그렇게 변할 수가 있는지....( 암, 변해야지, 그래야 하구 말구...보다 더 좋게 변해서 혼자서도 우뚝 서 보려므나~)

나름대로 충분한 보람을 느낀 하루였다.

앞으로 나를 정녕 필요로 하는 곳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며 살아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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