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시누 형님이 대구 엑스코에서 황토염색 천으로 전자파차단 기능성 침구 전시를 한다고 해서 대구에 갔는데 빛과샘님도 와주어서 전시장을 둘러 본 뒤 수성못에 가서 오리배도 탔다. 수성못에는 이십 수년만에 간 셈인데 예전의 모습은 기억도 못하게 바뀌어 있었고 저녁에는 못 속에 설치된 분수에서 음악과 형형색색의 조명이 어우러져 멋진 밤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하루쯤 형님과 전시장을 지켜줘야지, 생각하고 내려갔기에 대구인디칸들과의 출사는 일치감치
제껴놓았는데 전시장은 형님 친구도 있던지라 ' 여까지 왔는데 어데 한군데라도 둘러보고 가야지요' 하는 키큰 님 말에 '오케이!' ~
다음날 오케이 목장에 다다르게 되었다.
가자 마자 다향님은 무덤앞으로 다가가서 공손히 절을 올리셨는데 나는 남의 조상묘에 굳이 저렇게
인사를 올릴 필요가 있나 싶으면서 다향님의 궁디를 보며 X 침놓고 싶은 충동만 일더라는....
물매화, 자주쓴풀, 구절초, 감국이 피어있는 곳..
엎어지고, 쭈그리고, 엉거주춤한 자세에 이르기까지... 다들 사징끼를 들이대기 바쁘다.
부부 맞짱 샷.
그날 저녁 요짝에서 찍은 사진캉 조짝에서 찍은 사진캉 비교해 보신다꼬 이마를 맞대셨으리라...이마에 멍은 안 들었을지?
망부석옆의 구절초처럼 사람도 꽃으로 피어날 수 있나니...
사진이나 찍지 뭘 보시능교? |
우리가 오케이목장으로 간다는 소문을 듣고 하은님도 오셨다.
옹긋나물 앞인데 무더기를 놔 두고 쪼맨한 꽃송이를 겨냥하고 계신다.
베낭 내려놓는 것도 있는채 뭘 저렇게 열심히 찍으실까?
위에 키큰나무님이 찍으신 꽃들이 바로 저 구절초이다. 실물을 제대로 못 표현했지만 증거용으로다..
쑥부쟁이 흐드러진 아름다운 산등성이.
나는 소박한 모습의 구절초, 쑥부쟁이, 산국같은 꽃을 특히 좋아하는데 이 가을
뜻하지 않은 오케이목장 나들이에서 쑥부쟁이를 싫컷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어여쁘다 꽃!!
오케이목장에서 해국이 피어있는 바닷가로 갔다.
"다향님, 먼저 함 올라가 보시고 좋은 모델 있으마 갈챠주이소."
키큰나무님이 말씀하셨는데 다향님은 속으로 ' 내 찍기도 바쁜데 갈챠줄 여가 어딨노..하셨을 듯...
열심히 찍을 맘도 안 먹고 있는 것 같은데 사진은 어찌 그리 잘 찍으시는지?...
빛과샘은 해국에 홀린 나머지 마치 해국처럼 바위에 찰싹 붙어버렸다.
(다향님이 바위에서 떼 내느라 애를 먹었다는 전설이...)
나도 간 김에 바닷가에서 폼 한번 잡아 보았다. 명색이 출사길인데 저렇듯 불량한 복장이 또 있을까? ㅎㅎ
해국 한 포기가 저렇게 소담스렇게 피어 있었다. 잠 안 올 때 세면 좋을 듯 싶어 뽀나수 차원에서 올려드립니데이~ |
빛과샘이 미역같은 걸 보고 '언니야, 저거 따가지고 가서 먹으면 안 되까?' 하더니 직접 따서 살펴본다.
정말이지 물도 깨끗하고 해초도 너무 부드러워서 좀 따가지고 가서 초고추장에 무쳐먹고 싶더라는..
푸른마음님께서도 오셨다.
얼라들맨치로 두 손을 높이 들고서 브이를 그리고 있다.
근데 저게 용왕님캉 교신하는 신호라는 말도 들리더라는...
푸른마음님의 딸 송희와 아들 송원이인데 너무 귀엽지요? 아빠보다 인물도 원캉 낫고요.
마침 저 날이 같은 날 태어난 송희와 송원이의 생일이라고 했다. 그래서 푸른마음님이 횟집에서 점심값도 계산하셨다.
나는 속으로 ' 고맙다. 송희야, 송원야, 마침 좋은 그날 태어나 줘서...' 하고선 무탈하게 잘 자라길 기원했다
벼랑끝의 두 싸나이.( 모르긴 몰라도 모종의 계획이 있는 것이 분명혀. 그믐날 밤에 배를 이 기슭으로 대겠다거나, 어쩐다거나...)
멋진 배경에 멋진 모습^^ |
우리 사이. 아는 사람은 아는 사이입니당.
바다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소녀의 모습^^ 저 시간에 즈그 아부지는 용왕님과 교신을 시도하고 있었다나 어쨌다나..
바위 위에 올라가지 마시요' 라는 팻말이 있는지도 모르고 다향님께서 바위솔 찾는다고 저 위에 올라가셨는데
주민이 보고선 신고를 한다는 바람에 ' 얼릉 내려오소' 소리를 치기도 했다.
그러고선 저 곳을 마지막으로 떠나왔다. ^^
돌아 오는 길..바깥 풍경에 눈길을 주다가 백미러를 들여다 봤더니 뒤에 앉으신 다향님이 우째 뜰에봄을 주시하고 있는 듯하다.
계속 같이 댕겼구만, 보고 또 보고 싶으신겐가?? 빛과샘님이 피곤하다고 눈을 감고 있어 다행이닷 ^^ㅎㅎ
하늘은 흐리고 구름은 낮게 드리웠지만 여러가지 꽃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뭔가 해 낸 것 같은 뿌듯함마저 일었다. 미국쑥부쟁이가 피어있는 길도 정겹고 평화롭다.
다들 사진 찍을 때 걸리적거린다고 피하려 드는 전깃줄까지도...
반갑게 맞아 주시고, 좋은 곳으로 안내해 주신 영남 인디칸님들께
다시한번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함께 했던 행복한 시간, 잊지 못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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