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축제에 관심이 많은 남편이 신문에서 강화도 후포항에서 열리는
꽃게, 병어 축제 안내 기사를 보고 한번 가보자고 했다.
강화갯벌도 보고싶고, 일몰풍경도 보고싶은데 잘 됐다 하고 나물과, 수리취를 삶아놓고 정오가 되어 길을 나섰다.
후포항에 다다르니 약장수도 와 있고, 공연장도 있고...제법 많은 사람들이 붐볐다.
꽃게와 병어는 원래 있던 횟집에서만 팔고 있어 사실 꽃게와 병어축제 라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꽃게가 킬로에 3만 5천원, 병어는 2만 5천원,
별로 싸다는 생각도 안 들고, 곧장 집에 갈 것도 아니라 차라리 돌아가는 길에 소래들러서 사는 게 낫겠다싶어
한 바퀴 휙 돌아보고 석모도 보문사로 갔다.
예전에 한번 와 본 곳이긴 하지만 다시보니 새로운 느낌.
절 뒤 눈썹바위까지 올랐다가 6 시가 되어 스님들이 법고 치는 모습과 범종울리는 소리까지 듣고 내려왔다.
법고소리는 예전에 영주 부석사에서 스님들이 주욱 늘어서서 치시는 걸 보았는데
그 어떤 알 수 없는 감동과 깊은 울림으로 전해오던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
해질녘이라 길이 한산하길래 며칠 전에 운전면허증을 딴 아들내미 도로 연수차 석모도나 돌아보자 하고
운전대를 잡혀 두 바퀴나 돌았다.
사실 한 바퀴 돌고나니 아직 일몰 때가 이르다 싶어 그 내색은 않고, 사실 도로 한가한 이런 곳에서 운전을 익혀야
한다하며 한 바뀌 더 돌게 만들었다. (참고로 우리집 두 남자는 일몰 풍경따윈 관심이 엄따.)
<하리> 라는 곳에 가서 일몰을 맞았다.
해가 바다를 낀 작은 산등성이와 가까워질수록 하늘빛은 더욱 붉어지고.
바다도 붉게 물들었다.
참으로 고운 빛, 아름다운 정경이건만 왜 그리 처연하게 느껴지는지...
해가 지는 때라서 그러하리라.
진다는 거, 사라진다는 것은 다 안타깝고 슬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