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에 사는 친구 지원이가 며칠전 병원에 입원을 했다.
난소에 혹이 크게 생겨 난소를 제거하는 수술을 하게 된 것이다.
자궁암 검사를 받을 때 4만원만 더 주면 초음파 검사를 해 준다하여 그렇게 했더니
난소에 혹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모르고 그대로 놔 두면 암이 되는 거라네. (누구라도 자궁암 검진을 받을 때 초음파를 해 볼 일인 듯 싶다.)
벌써 송년회이야기가 나오길래 날짜가 어떻게 가나하고 달력을 들춰봤더니 음력으로 10월17일, 오늘이 지원이 생일이 아닌가.
몇 달 전 지원이가 내 생일을 물으면서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끼리는 서로 생일은 기억하고 있으면서
밥이라도 먹어야 되지 않겠냐고 할 때 알려줬던 날짜이다.
나는 요즘들어 하도 정신이 없기에 챙길 자신도 없거니와 단순하게 살고 싶어서
우리끼리만이라도 그런 형식적인데 매이지 말자고 했었다.
기념일로 치면 날마다 무사히 살아 있는 것만도 기념할 만한 일이 아니냐, 하면서..
그런데 저렇게 아파서 입원해 있으니 생일을 챙겨줘야 할 것 같았다.
지원이 딸내미에게 엄마 미역국 꿇였냐니까 끓일 줄 몰라서 못 끓였다고 하길래
소고기와 들깨를 넣고 미역국 끓이고. 선물로 머풀러를 사다주었다.
예전에는 나도 기념일을 꽤나 챙겼다.
그런데 나이들수록 그런 거 잘 챙기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든다.
물론 작은 기념일이라도 기억하고 선물같은 걸 주고 받으면서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것이 좋기야 하지.
어쩌다가 깜빡 잊었을 땐 앗차 싶은 생각이 들고, 나처럼 배짱있는 (?) 사람이 아닐 경우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기도 하는 걸 자주 봐 왔기 때문이다.
꼭 챙겨야 겠으면 그냥 친한 사람끼리는 미리 말을 해 줘도 좋을 것 같다.
사람관계든 뭐든 편한 것이 좋다.
내가 상대방을 생각하는 것처럼 상대방도 나를 그리 생각하고 있겠거니...미더운 그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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