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 제법 넓은데 마당끝에서 사진을 찍었지만 집이 잘리는군요.우리가 지난밤에 놀았던 방은 오른쪽 별채입니다.
창문을 빼고는 황토, 목재 등 왼통 친환경 소재로 지은 집이라 그런지 아침 5시 경에야 잠자리에 들어 겨우 세 시간 쯤
잤는데도 몸이 가뿐했습니다.마당에 나오니 하늘은 더없이 맑고, 날씨는 겨울답지 않게 포근했어요.
이 아담하게 잘 생긴 나무가 명제한의원 로고에 나오는 바로 그 소나무라는군요.
순전히 가현이가 시키는대로 두 손을 나무에 짚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를 내려다 보라고 했는데 말을 듣는 사람은 저 밖에 없군요.
마당에 있다가 가현이에게 농구 골대가 있는 뒤곁으로 끌려갔습니다.
사람들이 아무 짓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심심해 보였나봅니다.
뒷곁에는 쑥부쟁이가 제 철 인듯 태연하게 피어 있었어요.
앞으로 필 꽃봉오리도 종종 달고 있고요. 산내님 댁은 모든것이 별천지같아 보입니다.
<누리>라는 이름의 개인데 가현맘을 보고 좋아서 어쩔 줄 모르더군요.
아침을 먹기 전에 축구게임부터 한 판 벌입니다.
저도 같이 낑겼지요.
가현이와 기념사진.
남천 열매가 얼마나 곱던지...
우리집 베란다에서 꽃만 피우고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남천이 떠올랐어요.
사람도 나무도 좋은 환경에서 자라면 지렇게 튼실한 열매를 맺는 것을...
이 사진과 아래 사진은 가현이 작품입니다.
사진 찍는 것을 자세히 보더니 카메라를 들고가서 이렇게 사진을 찍어왔지 뭐에요.
6살짜리 치고 가현이만큼 영리한 애도 없지싶어요
재무아빠, 역시 글하고 사람하고 따로국밥인...
밖에서 놀다 들어 왔더니 또 이렇듯 근사한 아침상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가야할 시간이 다가왔는데도 미련이 남아 조금만 더 있다 가자고 하시던 강종구 님은 아예 잔디밭에 드러누웠습니다.
배꽃여인과 저도 잔디밭에 한참을 누워있어봤는데 햇살이 정말 따사로왔어요.
종구님 등에 붙은 마른 잔디잎을 가현이가 떼어주고 있습니다.
이젠 정말 가야할 시간입니다. 박팀장 님께선 ‘시대의 양심’ ' 실천하는 지성' 이라 불리우는 우리시대의 큰 어른
리영희선생님 타계 소식을 접하고 지인들과 저녁에 문상을 가시기로 약속을 해 놓으신 터라 가장먼저 가방을 챙겨들고
계십니다만 다른 분들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 볼 요량이신 듯했지요.
'가기 전에 가현이 사진 찍어 주께 서 봐라 ' 했더니만 저렇게 샐쭉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아마도 간다는 말이 마음에 안 들었던가 봅니다.
하룻밤 잘 자고, 잘 먹고, 잘 놀고 나서도 아쉬움을 남긴채 떠나는 시간입니다.
차창밖으로 바라보이는 억새 핀 정경도 정겹습니다.
그렇게 밤을 새우며 같이 있어놓고도 산내님께선 그냥 보내기가 영 아쉽다고 하시며 행랑채로 안내를 하셨어요.
무명천에 그림을 그려서 창에다 붙였는데 참 예뻤어요.
잊지 않게 사진 찍어 놓았다가 나중에 나도 시골가서 봉창문 있는 집에 살게되면 따라해 봐야지..
패랭이꽃도 어디에 피건 간에 이뻐요.
처마밑에 산국 몇 포기가 피어 운치를 더하네요.
탐나는 문짝..
맵지않은 고추를 송송썰어 만든 전이더군요. 오른 쪽은 감자떡이고요.
고추전은 풋고추 특유의 향긱가 솔솔 나면서 씹는 맛도 괜찮아 참 먹을만하다 싶었습니다.
겨울인데도 햇살이 하도 따뜻해서 바깥에 앉아 있는데도 전혀 춥지 않았답니다. ^^*
'반갑습니다' 대신에 '귀엽습니다.'를 적어야 겠어요.
두 사람이 나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친해져 있더라고요.
마치 오누이 같아요,
남자끼리 이렇게 애틋한 작별인사를 해도 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뭐 한가지라고 더 미기고, 더 즐겁게 해 주려고 애쓰시는 산내님에게 감동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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