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피박님이 뽁뽁이 비닐에 싼 수선화를 내미셨다.
제주에 사는 피박님 지인이 택배로 부쳐주셨는데
그걸 또 몇 줄기 내게 건네 주신 것이다.
끼리끼리 만난다는 말이 있드만 이 수선화를 보낸 분도 피박님꽈인가보다.
법정스님 수필집 <산방한담> 중에 '겨울을 보내면서' 수필을 보면 의대생 상순이가 제주도에 갔다가 친구집에서
수선화를 얻어다 주고. 장미꽃도 소포로 보내 스님이 야단을 쳤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그 의대생 상순이가 바로 피박님이니 말이다.
야생에서 자란 수선화라 그런지 원예화로 키워서 나오는 것보다 향이 훨씬 진하다.
피박님이 건네 줄
수선화를 옹기 화병에 꽂으면서 크기를 가지런히 맞춰 자르고, 꺾어진 긴 잎은 버릴까, 하다가
보낸 분의 정성이 가득 깃든, 귀한 꽃이라 있는 그대로 정리해서 꽂았다.
나는 저 수선화를 야생에서 보고싶은 마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