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ː실 (龕室) ①사당 안에 신주를 모셔 두는 장(欌).
②(불교) =닫집.
③(가톡릭교) 제대(祭臺) 위에 성체를 모셔 두는 장.
④(고고학) 고구려 무덤에서 , 앞 방의 양옆에 딸린 방.
~~~~~~~~~~~~~~~~~
위 시에서의 ' 감실' 은 마음 한 켠에 신주단지처럼 간직한 자기만의 오롯한 공간이라 여기면 되겠습니다요.
ㅡ 제 고향의 종갓집 '감실' 이 생각납니다.
고려 말 충신이셨던 '경'자 '제'자 쓰시던 할배의 위패가 모셔진 곳,
종갓집 안채 쪽문을 열고 나가면 대밭이 있고, 거기 감실이 있지요.
저의 집은 종갓집과 가까운 존속인지라 어릴 적엔 종가에 제사가 있을 때 엄마가 제수장만을
도우러 가신다던가 하면 으례 따라다녔습니다.
또래들과 넓은 종갓집 안밖을 돌아다니며 노는 재미가 여늬집에서 놀던 것과는 또 다른 맛이었죠.
안채 사랑채 대청마루,안마당 바깥마당, 넓은 텃밭도 딸려 있는지라 웬만한 놀이의 구색을 다 맞출 수가 있었지요.
어린 마음에도 종갓집에 대해서는 은연중에 경외감을 품었던 것 같은데 그건 보통 집과는 다른
종가집 구조탓이기도 했지만 아마도 그 '감실'이 있었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음력 칠월 열 여셋날 경제 할배 기일에는 참 볼만했습니다.
평소에는 안채 안마당에는 발도 들여놓지 않던 일가 어른들이 흰 두루막에 갓쓴 차림으로 도복을 입은
종손을 앞세우고 주욱 늘어서서 안마당으로 들어와 쪽문을 거쳐 감실로 갔댔지요.
열 여셋날 달은 휘영청 밝고, 감실앞에 빽빽히 들어 선 어른들이 축문에 따라 제사를 지내는 광경은
과연 현실인가? 싶을 만큼 신비롭기도 했습니다.
숨바꼭질을 할 때 '감실'은 더러 갈등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더랬습니다.
감실은 좀 으시시한 기분을 불러일으키긴 해도 거기 숨으면 안전빵으로 안 들키는 건 틀림없다 싶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어른들 한테 들키면 야단이야 맞겠지만 아이들이 놀면서 언제 그런 걱정을 하나요,
그렇지만 어쩐지 감실에 만큼은 아무나 마구잡이로 드나들면 안 된다 싶었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제 마음처럼 그러했던지 아무도 감실안에는 숨지 않았습니다.
200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