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끄적...

해오라비 피었는데..

뜰에봄 2007. 12. 2. 22:41

해오라비가 멋지게 날개를 펼쳤어요.
저 해오라비 분 앞에 놓고 차 한 잔 마셨으면 딱 좋으련만....
다듬잇돌 위에 놓인 짜잘한 화분들을 보니 지난 날이 떠 오릅니다.
십 몇 년 전 부산에 살 적에 우리 아파트 통로 반장을 따라 집집이 도장 받으러 갔는데 어느 한 집에서

 세상에 ! 베란다를 가득 채운 화초도 놀라웠지만 눈꼽쟁이 만한 화분에 5센티 정도의 연산홍이 심겨져 꽃을 피우고 있는데

작고 이쁜 것에 애착이 유별난 제가 그만 까무라칠 정도로 반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 다음날 부터 전 저보다 12살 이나 많으신 화분의 주인님과 담박에 친해져서 형님과 아우로 연을 맺게 되었지요.
콩분재 배운다고 멀쩡한 찻 잔 밑구멍 다 뚫어 화분으로 쓰기도 하고. 나중에는 직접 도자기를 만들어 굽기도 했습니다.
형님댁이나 우리 집이나 키우는 화초에서 뭔 꽃이라도 피면 젤 먼저 연락을 취해서는 만나서 그 꽃 핀 거 앞에 놓고 차를 마시곤 했지요.
차를 마시는 내내 이쁘다 이쁘다....몇 번이나 눈길을 주면서 말예요.
멀리 떨어져 살게 되고부터는 마주 앉아 차를 마시지 못하는 아쉬움을 전화로 달래고 있답니다.
꽃은 몇 송이가 피었고, 향기는 어떻고, 떡잎이 몇 개 져 버린 거 까지 설명이 이어지지요.

다시한번 형님과 이웃하고 살 날은 없을까?

 

2005-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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