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인디카 사진전 도우미 모집을 할 때 전시회 끝나면 우리집에서 모임 한번 갖겠다는 약속을
1월 16일 어제 이행하게 되었다.
손님이 온다고 해서 옹화기에 새로 꽃을 꽂아 탁자 위에 올려 놓았다.
식탁등을 덮어 씌웠던 갈색한지를 벗겨내고 산뜻한 한지로 갈았더니 벽의 액자와도 분위기가 어느 정도 맞는 것 같다.
토기 메모꽂이도 다른 곳으로 옮겨 걸고. 수직발에는 해아래 님 사진 엽서를 꽂았더니 우중충한 감이 훨씬 덜 한 것 같았다.
산야 님이 주신 사진 땜에 식탁 분위기를 바꾸고 나니 마치 손님맞이 때문에 바꾼 것 같은 기분!
아무튼 밝고 상큼한 분위기에서 손님을 맞으면 더 좋지 뭐.
잎새 님, 마름 님, 허브 님, 풀잎 님, 넬 님이 미리 오셨는데 다들 오시기전에 우리끼리 해물 파전을
구워먹자 하고는 파전을 부쳐서 먹고 있는 중임
국수를 해서 점심으로 먹고 바쁘신 분은 (사향 님, 바위 님, 연두 님, 허브 님, 마름 님) 가시고 남은 사람들은
어지러운 상을 앞에 놓고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당초 스무 명쯤 예상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많이 빠지고 열 네 명이 모였다.
창밖에는 눈발이 날려 더욱 포근하고, 정겨운 느낌....
모두들 후식까지 먹은 후 '이제 더 이상 먹을 게 들어 갈 데가 없다. ' 했을 때의 상 위 풍경.
선물로 짜 온 행주와 일랑 일랑 표 미용비누,헤즐넛커피와 향수, 시계도 포장되어 있다.
진작에 물품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할 걸...오시는 분께 부담을 안겨 드린 것 같아 미안 ^^*
해뜰녘 님께서 지원 해 주신 시계를 넬 님이 즉석에서 끼고 팔을 들어 보이고 있다.
학교 선생님을 하다가 다시 공부에 뜻이있어 대학원에서 생물학을 전공한다는 아가씨인데 인디카에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는데도 낯가리지 않고 참여해줘서 너무 기특하고 예뻤다. 뭐라도 나서서 도우려고 하고, 하는 행동이
어찌나 조신하고 참하던지...자취를 하니 솔직히 집음식이 그립기도 해서 왔다네.
뽀나쑤~
제가 장만한 국수 고명입니다.
제가 만든 국수를 드셔 보신 분들은 뜰에봄표 국수라고 명명하시며 맛있다고 하시는데 (인시치례인지도 모르지만)
말이 난 김에 제가 하는 국수에 대해 잠깐 얘기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일반적으로 얹는 고명 외에 감자(아래 왼쪽) 와 부추(아래 오른 쪽)를 곁들입니다.
감자는 면과 같이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좋고, 부추는 끓는 물에 담궜다 내는 정도로 데쳐 무치는데 그 향이 참 좋습니다.
그릇에 이렇게 담아 놓고 육수만 부우면 바로 드실 수 있습니다.
국수는 무엇보다 육수가 중요하지요.
다시마, 멸치, 양파, 대파, 북어머리, 무, 표고, 를 무명주머니에 넣고 푹 끓입니다.
약간 매콤한 것을 좋아하시는 분은 청량고추도 몇 개 집어 넣으세요.
그리고 설탕 약간, (멸치 쓴 맛을 없애준다고 함), 청주 약간, 진간장 약간 , 소금, 그리고 저는 멸치 액젖도 약간 넣습니다.
육수는 어느 정도 간이 맞아야 합니다. 희안한 것이 육수 간이 어느 정도 안 맞으면 국수에 간장을 아무리 끼얹어도 싱겁더라고요.
양념간장은 그저 그야말로 양념 정도로 끼얹어 드시면 됩니다.
또 중요한 것은 국수를 어떻게 삶느냐는 것이지요. 고명과 육수가 일품이어도 국수가 쫄깃 쫄깃하게 삶아져야 잘 어우러지는 법입니다.
한번에 너무 많이 삶으면 안 되고요. 끓는 물에 국수를 넣어서 한번 끓어 오르면 찬물을 한 그릇 휙 부어 주고 다시 한번 끓어 오를 때
몇 가락 건져 찬물에 담궈보면 면발이 아늘 아늘한 게 딱 맞게 삶아지더군요. (제가 사서 쓰는 국수, 오뚜기 옛날 소면인 경우 임)
그때 국수를 소쿠리에 붓고 미리 큰 그릇에 받아 놓은 찬물을 덮어 쒸우고는 흐르는 수도물로 비벼서 씻어 줍니다.
후식으로 화채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원래 금자씨가 인디카에 배, 석류, 잣, 유자로 화채를 만들면 좋다는 얘기를 듣고서 따라 했는데요.
유자를 구하지 못해 유자차 용으로 만들어 파는 걸 썼더니 깔끔하지가 않네요.
원래 금자씨는 유자며 배를 채 썰었던데 저는 떠먹기 좋으라고 배를 나박썰기했습니다.
집에 호박씨도 있길래 넣었더니 색깔도 예쁘고, 먹기도 좋았어요.
사실은 사진보다 더 예쁜데 석류가 많이 갈아앉았어요.
물은 생수에 오미자를 약간 우렸는데 신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좀 더 색깔이 곱도록 우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후식으로 먹기에 상큼하고. 맛이 좋아 손님 들에게 인기가 참 좋더랍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비누가 선물로 받은 천연 소재 비누인데 각기 다른 냄새가 너무 좋았다.
저 정도 비누에 비누꽂이까지 아래와 같은 종이박스에 들었는데 2만원 정도에 판매된다고 한다.
한개에 5천원 짜리. 좀 큰 걸로 세 개들이 만원짜리도 있다는데 간단하게 모임같은데서 기념품이나
선물로 하면 참 좋을 것 같았다. ★ 필요하신 분들은 말씀하시면 제가 알선 해 드릴 수도 있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