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산책

우리말 산책 (65) ― 아기가 타고 있어요

뜰에봄 2009. 2. 14. 00:36


언제부터인가 자동차 뒤창에 <아기가 타고 있어요>라는 딱지를 붙인 차들이 눈에 띄더니 이제는 꽤 자주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보 운전>이라는 게 보급된 것도 근년의 일인데 전에는 없던 새 문화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아기가 타고 있어요>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설마 별꼴이야, 아기가 타고 있으니 어쩌란 말이야 그러지는
않으시겠지요? 마치 “달이 밝지요?” 그러니까 “보름달이니 밝지”라고 했다는 얘기처럼 말입니다.

<아기를 타고 있어요>가 처음 눈에 띄었을 때 저는 갑자기 상쾌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와, 우리나라도 이렇게 세련돼 가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초보 운전>이 외국에서 도입되었듯이 <아기가 타고 있어요>도 어디 그쪽에 있는 풍습일지는 모르겠으나
이것은 확실히 새 문화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간 걸 보여주는 징표다 싶었습니다.

말은 참 미묘해서 “비가 온다”라고 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어떤 현상을 있는 그대로 서술한 것 같지만 때로는 밖에 내건 빨래를
걷으라는 명령도 되고, 때로는 비가 오는지 안 오는지를 봐서 결정한 일을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일 수도 있습니다. 뭘 부탁할
때도 “그거 좀 줘!”라고 할 수도 있고 “그거 좀 주겠니?”라고 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아기가 타고 있어요>도 일종의 부탁이요 명령일 것입니다. 차 안에 아기가 타고 있으니 경적음 울리는 것도 주의해 주시고,
제가 좀 조심스럽게 천천히 달리더라도 양해해 주세요 그런 뜻을 함축하고 있겠지요. 그것을 직접 대놓고 말하지 않고 말하자면
돌려서 간접적으로 말한 것이겠지요.

제가 <아기가 타고 있어요>를 기분좋게 생각하는 것은 우선 이것이 간접적인 표현이라는 것 때문입니다. 말은 자칫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고 불쾌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간접 표현은 그것을 완화하는 기능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거 좀 줘!”보다
“그거 좀 주겠니?”가 바로 그런 예일 것입니다. <아기가 타고 있어요>는 마치 그저 그렇다는 거니 부담을 갖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처럼 일단 부드럽게 들립니다. 그만큼 세련된 표현인 것입니다.

<아기가 타고 있어요>는 우리가 이제 이런 일에까지 남을 배려하는 여유가 생겼다는 점에서도 기분이 좋습니다. <초보 운전>도
마찬가지인데 말하자면 약자들을 배려하는 성숙성이 이 조그만 딱지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 거친 면이 너무 많습니다. 충분히 깜박이를 주고 들어가는 데도 절대로 안 비켜 주겠다는 몸부림을 치는가 하면
저 뒤쪽에 있던 것이 갑자기 속력을 높이며 달려오기도 합니다. 소리를 지르며 험악하게 말하는 사람에게 조용하게 말하라고 하면
좋게 말하면 알아들어야지 그러기도 하고, 그야말로 말로 하면 못 알아듣는다고 때려야 한다는 일도 있지요. <초보 운전>을 보면
약보고 위협적으로 앞지르기도 하고 <아기가 타고 있어요>를 보면 “별꼴이야!” 그러기도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기가 타고 있어요>가 아름답게 빛나는 사회를 함께 가꾸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무울/채병수   - 2009/02/06 18:46:50    
노인봉 님께서는 <아기가 타고 있어요>를 붙이고 다니는 모습을 참 좋게 보신 모양이군요.
아파트 현관에 붙여놓은 것도 흔히 보았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 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간혹 그런 문구를 붙이고 난폭운전을 한다던가 경적을 막 울리는 경우도 흔히 보았습니다.
그 차에 타고있는 어린 아기는 너무 어려서 무슨 상황인지도 몰라 영향을 안 받을지 모르지만
지나가면서 보는 저는 상처를 입습니다. 다른 사람이 난폭하게 위협을 하고 경적을 울리면
아기에게 해가 되는데 자기가 그러는 것은 자기의 아기에게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아기를 그렇게 민감하게 키워서야 되겠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물론 아기가 민감하니까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그러니 남이 자기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만큼
자신도 남을 배려하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노인봉 님 말씀대로 <아기가 타고 있어요>가 아름답게 빛나고 거부감이 전혀 들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낙네   - 2009/02/06 19:32:13    
간단한 말이나 글이라도 하는 사람 듣는 사람에 따라 이해가 달리 되는 경향도 있지요. ^^
공감이 되는 말과 글에선 오해의 소지가 적어지기도 하고...
공감이 가지 않는 말이나 글은 화를 부르거나 적이 되기도 하니까요^^

노인봉님의글 처럼 < 아기가 타고 있어요 >가 배려를 부탁하고 있음을 이해하고 그래서 배려해 줄 수 있는 사회 !!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만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되려면 함께 하는 사회가 누구나 공감하고 누구나 이해되는 사회가 전제되야 하지 않을까요?
어려선 그게 쉽고 명쾌한 일인줄 알았는데...

여~튼 노인봉님의 말씀대로 아름다운 사회 빛나는 사회를 가꾸기 위해 배려하는 맘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노인봉   - 2009/02/06 20:29:01    
무울 님, 안녕하세요? 그 경우는 혹시 이런 경우일 수도 있을 법합니다. 왜 도로연수용 노랑차가 능란하게 질주하는
경우 있잖습니까? 연수를 끝내고 강사가 몰고가면서 그러는 경우 말입니다. <초보운전>이라 붙이고요 제3자가 운전하는
경우도 비슷한데 그러니까 저도 평소에 저런 딱지를 고정시키지 말고 뗐다 붙였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런저런 경우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낙네 님은 뉘신지 처음 뵙네요. <누구나 공감하고 누구나 이해되는 사회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누구나> 그러는
사회가 있겠어요. 그런 걸 전제해야 한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겠지요.
해아래   - 2009/02/06 21:49:25    
오랜만에 노인봉님 글 뵈니 반갑습니다. 소재도 귀엽고 폭신한 곰인형 같이 부드러운 것이어서 더욱 즐겁습니다.
*
<아기가 타고 있어요>는 우리가 이제 이런 일에까지 남을 배려하는 여유가 생겼다는 점에서도 기분이 좋습니다.
<초보 운전>도 마찬가지인데 말하자면 약자들을 배려하는 성숙성이 이 조그만 딱지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
'약자를 배려하는 성숙성'이란 표현이 참 좋습니다.
제가 외국생활을 많이 한 편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느낀 점은
노인봉님께서 말씀하신 바로 그
'약자를 배려하는 성숙성'이 안착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초보운전 딱지를 붙이고 다니면 다른 차들이
무시한다 해서 언제 부터인가 슬금슬금 그 표지가 없어져
요즘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지만요. 그러다가 슬그머니
<아기가 타고 있어요>란 표지가 나왔더군요. 그게 참일 수도 있고
비껴가는 것일 수도 있지만 아무튼 완곡한 표현은 좋습니다.

제가 영국에 머무를 때 유학생들이 오면 선배들이 맨 먼저 가르치는 것이
첫째 운전석에 앉자마자 안전벨트를 맬 것
(당시 우리나라에선 정착되지 않은 수칙이었습니다)
둘째 초보운전 Leaner 표시인 L Plate(하얀 바탕에 빨간색 대문자 L)를
구해서 차 앞뒤 범퍼에 부착하는 것이었어요.

안전벨트는 벌금이 50파운드, 20년 전이었으니
가난한 유학생에게 50파운드면 엄청 큰 돈이었어요.
또 L Plate는 사고방지용으로 귀국할 때까지 부착해 두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그 표만 붙이고 다니면 양보도 잘해 주고 고장나면 도움도 잘 주고 했거든요.

약자임을 자랑할 필요는 없지만 약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 사회,
선험자가 초험자를 따뜻하게 배려하는 사회
그러한 사회가 진정 성숙한 사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저나 제가 제일 잘하는, 잘난 척 하다가 망신 당하는 일을
또 해버렸습니다...ㅜ.ㅜ
아낙네   - 2009/02/06 22:39:10    
노인봉님 안녕하세요. 인사도 없이 글 만 남겨 죄송합니다. 신출이라 아직 앞뒤가 없습니다.
선생님의 말씀 충분히 공감하고요 그런 사회 위해 각자 노력해야 함도 알고요 ^^
단지 <약자를 배려하는 성숙성이라>는 말이 맘에 다가와 생각이 확대 됐습니다.
언제나 소외되는 계층이 있기에 소외되는 계층과의 공감을 ...뭐 이해라 해도 좋고요 그런 것이 전제 되어야 바라는 사회가 되지 않나 하는 맘을 적은 것 뿐입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노루발   - 2009/02/06 23:54:06    
노인봉님 글에 무척 공감을 합니다.
간접적인 표현의 배려, 따뜻함,인간적임...현대는 너무나 말초적이고 감각적이고 직접적입니다.
간접적인것은 답답함도 없진 않으나 약간 흐린 사진에서는 산뜻한 사진에서 느끼지 못하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간접적인 것을 좋아하지요.^^
어떤이는 " 미치것쥬? 저두 환장허것슈~"하고 붙이고 다니던데...
직접적인 표현보다도 더 진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는것 같습니다.

올 한해 더욱 어려워진다는데
이럴때 일수록 더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인간사회도 식물과 마찬가지로 배려는 상생의 진리같습니다.^^

문득   - 2009/02/07 09:40:16    
[운전은 초보, 화나면 람보], [형 화나면 무섭다] 제가 봤던 표지 중에 기억에 남는 내용입니다.
어른들 보시기에 [아이가 타고 있어요] 보다 예의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저는 그 표지를 보고
유쾌한 기분이 들었어요.
'느림보 람보'가 신호등이 바뀐지 모르고 머뭇머뭇거리고 있다 해도 거기다 대고
경적을 빵빵! 울릴 수 있는 사람은 소수라고 생각됩니다.
'무서운 형'이 느릿느릿 달려도 뒷차들은 알아서 피해갈 거 같구요.

대한민국 운전자 모두 뒷쪽에다 저마다 재미있는 문구를 달고 다니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럼 운전 환경이 조금 부드러워질 것도 같은데요. 문득, 저한테 맞는 말이 생각났어요.
제가 마트같은데서 뒤에 차들이 기다리고 있으면 주차를 더 못하거든요.
늘지 않는 주차. ㅜ_ㅜ [주차하는데, 50십년] 그들이 낑낑거리는 저를 너그럽게 이해해주겠지요?
뜰에봄   - 2009/02/07 11:37:43  
안 그래도 요즘 통 로그인을 안 하시길래 어찌 지내시나? 궁금했는데 <우리말 산책> 올려 주시니
우선 반가움이 앞섭니다. 설도 쇠었으니 마음으로 세배부터 드립니다.

저는 <아기가 타고 있어요> 딱지가 눈에 띄면 우선 곤하게 쌔근거리며 자는 아기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제 마음이 다 조심스러워 지더라고요.
<아기가 타고 있어요>는 일종의 부탁이요 명령일 거라고 하신 부분에 이르러 우리 말의 묘미를 되새기게 되는군요.
저는 '명령' 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말씀하신 것처럼 경적음 울리는 것도 주의해 주시고, 제가 좀 조심스럽게
천천히 달리더라도 양해해 달라는 등등의, 아기에 대한 배려를 호소하는 듯한 느낌만 받았거든요.
아기가 타고 있으니 더 이상 말 안 해도 어찌 해 주셔야 할지 아시죠? ...그렇게 조금만 달리 해석해 보면
명령이랄 수도 있네요.

[주차하는데, 50십년] ㅡ 문득이 다운 발상입니다.
나도 따라 해야지. 앗! 근데 '50십년' 은 50 년을 잘 못 쓴 거 아녀요?
정귀동   - 2009/02/07 15:58:41    
별꼴이야, 아기가 타고 있으니 어쩌란 말이야 !!

전 늘 아기가 타고 있으니 어쩌란 말이지? 라며 기분 나쁘게 생각 했었어요..저 혼자만 문제가 있었나 봅니다. ^^;

앞으로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두루미   - 2009/02/07 21:45:10    
저도 오랜만에 노인봉 님 글을 대하니 반가움이 앞섭니다~
봄 님 세배하시는 옆에 두루미도 섰습니다~ ^^

면허 딴 지 아직 1년도 안 된 저는 '아이가 타고 있어요'에 담긴
저 같은 초보의 마음을 백 번 이해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알 수 없습니다.
아기를 팔아 주변에 배려와 양해를 구하는 초보일 수도 있고
어쩌면 진짜 아기가 타고 있을지도 모르고
또 어쩌면 주위 운전자에게 양보를 강요(?)하는 얕은 꾀일지도 모릅니다.

어느 것이든...
주변을 당황케 하거나 난폭운전하며 아무 해명이 없는 것보다는
아기가 타고 있다 - 비록 사실이 아닐지라도 - 고 하는 사람이
그나마 양심이 좀더 남아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

문드기 님의 [주차하는 데, 50년] 은 대형마트 주차장 같은 곳에선
정말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것 같다는~ ^^
꼬꼬마/백태순   - 2009/02/07 22:55:03    
늘 하늘 한번 쳐다 볼 수 있을 만큼의 여유와
주위 사람들이 나로 인해 불편해 하지 않을 만큼의 배려를 지니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때로서는 귀한 컬러프린터로 출력한 작은 차 뒷유리의 1/4을 덮을만큼의 초록색 초보운전을 달고 처음으로 운전을 하고 경주에서 대구로 가던 날,
차들은 앞,뒤,옆 빵빵 쌩쌩 지나치고 긴장한 마음에 도로에 적힌 70 km가 그 속도를 안 지키면 안되는 것으로 읽혀져
속도계가 70주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땀을 뻘뻘 흘렸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교통흐름을 느리게 하거나 꾸물거리는 차들을 보면 늘 마음이 급해지고 자연스레 중얼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아기가 타고 있어요>가 아름답게 빛나는 사회를 함께 가꾸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아름답게 빛나는 사회를 함께 가꾸어 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
말나리   - 2009/02/07 23:51:15    
저도 봄 님 따라서 세배부터 드리옵니다~~^^*

저는 <아기가 타고 있어요>라는 스티커를 붙인 차를 볼때면
노란색 유치원차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대하게 되던데요 .
초보운전 의 완곡한 표현이라는 생각은 못했고 진짜 아기를 태우고 가니 천천히 가더라도
조금 배려해 달라고 하는줄 알았어요 .
간접적이고,완곡하고,남을 배려하는 세련된 표현들~~
말 자체로도 너무나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
국회 같은데서도 그런 세련된 표현들을 한다면 얼마나 멋질까 생각해봅니다 .


노인봉   - 2009/02/08 22:01:30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오랜만에 왔더니 귀하신 분들이 총동원하셨군요. 해아래 님, 문득 님, 두루미 님은 우리말 산책에서는 정말 몇 년 만에
뵙는 것 같아요.
그러잖아도 <초보 운전>의 구체적 외국 사례를 구하고 싶었는데 해아래 님 좋은 자료 주셔서 고맙습니다.
두루미 님 이제 겨우 1년 초년병이시라니 불안하네요. 제가 여성 운전자들한테 불만이 많아 집사람이 처음에는 핀잔을 많이 주더니
요즈음은 자기가 먼저 저 차 여자가 운전하나보다 그러지요. 패턴을 흩트리는 독특한 버릇들이 있는 것 같아요. 문득 님도 걱정인데
아예 내려서 누구 좀 대신 해 주시겠어요 그러면 얼씨구 하고 미인한테 자원봉사하려고 경쟁이 대단할 것 같지 않으세요?

뜰에봄 님은 역시 언어감각이 뛰어나 ‘명령’을 끄집어내셨네요. 망설여지던 부분인데 액면 그대로 명령이라기보다 우리가 문장의 종류를
의문문, 명령문, 설명문 이런 식으로 나누는데 가령 “잔디가 아파해요” 같은 게 외형으로는 설명문이지만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와 같은
명령문의 기능을 한다는 그런 뜻의 ‘명령’, 또는 “핸드폰을 꺼 주세요”가 부탁이지만 넓은 의미로는 명령이라는 그런 포괄적인
‘명령’으로 썼습니다.
귀동 님은 괜히 장난기가 동하신 거지요? 언제 든든한 귀동 님을 스페어 기사님으로 모시고 장거리를 또 한 번 뛰어야 할 텐데요.

꼬꼬마 님과 말나리 님처럼 순수하게 받아 주시는 분들도 계시네요. 제가 너무 순진했구나 부끄럽다가 좀 풀리는 기분입니다.
<참새 방앗간>이라는 간판을 보고 기분이 참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말이 아름다운 세상이 곧 좋은 세상이겠지요.
" 미치것쥬? 저두 환장허것슈~"는 아무리 간접적인 표현이라도 아름답지는 않은 것 같아요. [화나면 람보], [형 화나면 무섭다]도
남을 위협하는 말이니 좋다고 하기 어렵고요.
국회에 불려 다닐 때가 있었는데 국회의원들이 전도처럼 휘두르는 게 국민의 대표 앞에서 그 태도가 뭐냐고 호통을 치고
상소리를 하는 거였지요. 그때 해 주고 싶던 말이 국민의 대표가 말씨가 그게 뭐냐는 것이었어요.
정말 <아기가 타고 있어요>가 순수성으로 빛나고 아름다음을 간직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루두루 반갑고 고맙습니다.
안산/물푸레   - 2009/02/09 13:31:28    
힘없는 약한 존재들도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힘 있는 사람들도 어깨의 힘을 빼고 약한 사람들의 높이에서 살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남을 위한 자그만 배려와 그 배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며칠전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아내를 집 아파트 앞에서 만난적 있는데 집으로 가던 길을
바꿔 화단으로 들어가 뭐가 있느냐 물어보니 고양이 얘기를 했습니다. 바짝 마른 고양이 한마리가
아기 세마리를 데리고 화단 후미진 곳에 앉아있어 너무 가엾어 떡이랑 가져다 놓았는데
먹었는지 확인하러 가본다고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뚜껑이 달린 통에 보관하기에 요즘
고양이들은 살아가기 힘들겁니다. 거기다 아기까지 낳아놓았으니...

음식물이 없어진 것을 확인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내. ...아내의 뒷모습이 사랑으로 보이고
전 그 작은 사랑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金剛居士   - 2009/02/10 18:59:01    
<아기가 타고 있어요>
이런 딱지가 붙은 자동차를 발견하게 되면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한 번쯤은 안 들 수가 없을 듯 싶습니다.
다만 상대의 배려를 바라고 이해를 구하는 고마운 마음을 필요 이상으로 사용하지 않고 합당한 경우에만 사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푸른마음   - 2009/02/10 21:35:31    
<아기가 타고 있어요>
오랜만에 노인봉님의 반가운 글 잘 보았습니다.......
올해는 노인봉님의 아름다운 글, 더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산   - 2009/02/13 09:37:46    
무심코 지나쳤던 글에서,
남에게 배려하는 마음을 알게해준 노인봉님께 감사합니다.

아울러,
"아이가 보고 있어요."라는 글로,
악플이 사라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화의강   - 2009/02/13 12:15:54    
직접 운전을 하게 되면서 운전하시는 분들의 거친면을 보고 놀라게 될 때가 많았습니다.
운전대에 앉으면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분들도 많으신 것 같았구요..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는 곳이
바로 운전에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곤 했는데
한 두 사람의 거칠음이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흐름이 그러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이 모습 또한 살아남기 위해서는 치열하게 경쟁할 수 밖에 없었던 우리의 지난한 역사가 빚은
한 단면일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초보운전>이라는 표식이 상대에게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운전을 유도하는 표식으로 인식되는 것처럼 보여질때는
약한 사람들에게 유독 더욱 강한 모습을 보이는 부끄러운 국민성의 일부처럼 느껴져 분노를 삭이기 힘들때 조차도 있었지만
의식을 성숙시킬 만큼의 여유를 가질 수 없었던 이 땅의 한 아픔이라는 인식이 오히려 서글픔으로 자리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요즈음 거리를 나서보면 조금씩 운전의 문화도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어떻게 살아가느냐는 삶의 질이 화두가 될만큼 안정된 사회로 나아가는 지금의 현실이
<아기가 타고 있어요>라는 상대의 배려를 전제로한 간접적인 표현까지도 가능할 수 있게 하는 것이겠지요..

함께 영위하는 삶을 위한 기본 질서에 충실하고
나아가 서로를 배려하는 따뜻한 성숙의 사회.


지금 나부터!!
<아기가 타고 있어요>가 아름답게 빛나는 사회를 위한 작은 출발일 수 있겠지요..^^
霧山   - 2009/02/13 18:44:35    
저도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이런 표지판 하나 장만해 두어야 겠습니다.
제가 새장가를 가겠다는 욕심을 터럭 만큼도 없고요...
귀여운 손자 손녀를 태우고 나들이 갈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요 ㅎㅎㅎㅎ
솔바람   - 2009/02/13 19:45:27    
노인봉님 안녕하세요.
새해 인사를 음력 양력 초하루 그리고 보름까지 다보내고 이제야 올리게 되네요.
무척이나 궁금했었는데 반갑습니다.
댓글 올리신 분들에게도 새해인사 드리구요.
이제 봄기운이 살살 눈두덩을 간지르는데 산과 들에서 여러분들 뵐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할리킴   - 2009/02/14 13:03:41    
요즘처럼 출산율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좋은 표시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아기는 없고 가임여성만 타고 다니는 혼자운전하는 차들이 많네요.
처음엔 부드럽고 애교있는 초보운전자의 표현이라고 신선했답니다.
아기엄마도 나름이지만요, 유모차를 끌고 취루가스와 돌이 날아드는 시청앞 광장에 나서는 분도 게시지만요.
우리도 이제 국어의 순화에 대하여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합니다.
방송에서는 더 삭막하고 비어에 가까운 말들이 많이 나오지만요.
정치인들도 언행에서 모범을 보였으면 합니다만 너무 기대가 큰지 모르것네요.
모두모여 오손도손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화두를 주신 노인봉님께 감사드립니다.
노인봉   - 2009/02/16 22:59:18    
<어제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를 또한번 외쳐야겠군요. 아니 이번 것이 더 진짜겠어요.
앞에서 이 말을 할 때는 사실 무울 님 빼고는 전부 여성분들이어서 좀 켕겼었는데 (제가 여성분들한테 인기가 많다는 게
가장 큰 약점이거든요), 이번에는 한 분 빼고 전부 남성분들이어서 마음이 든든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게
공손하게 말한 건지 어쩐지 자신이 없네요. 말이란 게 정말 미묘하고 어렵고 또 재미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관심을 보여 주신 여러분 두루두루 고맙습니다. 무산 님은 어느쪽으로든 아기가 생기면 공표를 하실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