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작은새 /황영지님으로부터 청호스님의 신간 <인어공주의 길을 가다>를 선물받았다.
야생화동호회 인디카에 올려진 청호스님의 수필 몇 편을 보고서 참 잔잔하게 가슴에 와닿은 부분이 많아
스님의 수필집 <내 안의 풍경> 을 사 보았는데 스님 책을 두 번째로 다시 보게 되다니 여간 반갑지 않았다.
<뜰에 봄빛이 드는 무렵> ㅡ 청호스님의 친필 싸인까지 있어 더욱 귀하다.
<인어공주의 길을 가다> 책에는 산문 한 편 마다 사진이 곁들여져 있는데 그 사진은 바로 내게 책을
선물해 주신 작은새/ 황영지씨 작품들이다.
* 출판사 서평
가르침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게 하는 청호 스님과의 행복한 대화
할머니가 손자를 품에 안고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처럼 재미와 감동을 주는 청호 스님의 두 번째 산문집. 여성의 세심함으로
미물에게서도 가르침을 살피고, 어린아이의 말에서도 배움을 얻는, 불경보다 쉽게 깨달음을 주는 소금 같은 책.
수행자로서의 고뇌, 자연이 들려주는 깨달음의 소리, 세월과 인간사의 인연, 비우는 것이 곧 채우는 것임을 가르쳐주는 글들이 담겼다.
소금을 통해 살아가는 이치를 배우는 「하얀 금」부터 최고봉에 가려져 있지만 아름다운 산맥을 만들기 위해 늘 그 자리를 지키는
작은 봉우리와 같은 “모든 존재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하는「작은 봉우리」까지.
독자를 가르치는 글이 아닌,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우리가 스스로 느끼고 자신을 뒤돌아보게 만든다. 홀로 꽃과 나무를 보살피는 암자에서의 생활은 고독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삶은 곧 일”(「워낭소리」)이라는 말처럼 힘든 일은 곧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힘들고 속상한 일을 겪어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 수 있게 등을 토닥여 주는 일을 이 글은 말없이 수행(遂行/修行)하고 있다.
진정한 현자는 오히려 평범하여 범부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고 한다. 정신을 썩지 않게 하던 소금기는 빠지고 본래의 금만 남은 사람의 모습이다. 이 산문집은 힘들고 외롭고 길 잃은 현대인들에게 하얀 금(素金)과도 같은 한 줌 희망을 손에 쥐어줄 것이다. 체내에 처음부터 있던 0.9%의 ‘하얀 금’과 같은 철학을 사람들은 깨닫지 못하고 산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삶은 물론 타인의 삶에도 도움이 되는 도(道)를 체득하게 될 것이다.
책속으로
■ 추천글
나는 세상의 수많은 동화와 소설 중에 결미 때문에 인어공주를 가장 좋아한다.
인어공주가 영혼을 가지려 한 것과 같이 나는 깨달음을 바랐다. 인어공주가 왕자를 통해 영혼을 얻으려 하듯, 나도 깨달음을 내 안에서 찾으려 하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 방법이 때로는 스승이나 경전, 어느 때는 무엇인가 배움이기도 했다. 오랜 시간을 보내고서야 인어공주처럼 스스로 만드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인어공주가 바늘을 딛는 것 같은 고통을 알면서도 목소리와 다리를 바꾼 것은 범부의 마음을 버리려는 수행이었다. 공기의 요정이 되는 것은 깨달음조차 구하려는 마음을 버린다는 뜻이다. 조사스님들은, 깨달음은 깨달음을 얻고 싶은 마음도 버릴 때, 바른 길에 들어선다고 간곡하게 당부한다. 출가하는 것으로 세속의 생활을 버렸지만, 성불하고자 함은 버릴 줄 몰랐다. 흔히 욕심을 버린다고 하지만 버렸다는 생각도 버렸을 때 진정한 버림이 된다. 마음씀이 물감을 칠하려 해도 칠할 수 없고, 칼로 베려 해도 벨 수 없는 허공과 같이 되는 것이 진정한 버림이다.
동화의 처음은 내가 걸어 온 길과 같고, 마지막 부분은
내가 되어야 할 모습을 보여준다.
나도 끝내 인어공주의 길을 완성할 것이다.
스님의 첫 번째 수필집이다.
그냥 읽어보면 참 좋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
표지에 적혀 있듯이 청호스님의 수필은 깨끗한 수필, 편안한 수필, 소박한 수필, 깨달음의 수필이다.
오랫만에 참 좋은 글을 읽게 되어 기쁘다.
스님의 책을 읽으면서 꽃을 좋아하시는 거라던지 , 소소한 것들을 잘 버리지 못하고 천조각이며 예쁜 통같은 것을 모우는 것에
이르기까지 나와 비슷한 부분이 참 많다 싶어 책에서부터 스님에게 많이 끌렸는데 직접 뵙고 보니 너무나 소탈하고 맑은 성품에
인정이 철철 넘치시는 분같아 더욱 좋아졌다.
스님 책꽂이에 포리스터 카터 <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책이 꽂혀있기에 반가운 마음에 (나는 그 책에 퍽 엎어진 사람)
살짝 언급했더니만 스님 역시 그 책이 너무 좋아서 족히 30권쯤은 사서 선물하셨다네.
나도 한꺼번에 15권 사서 쟁여놓고 선물하기도 했는데 흐미~나보다 더 하시잖어.
그런 저런 책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스님 이문구씨는 어때요? " 하니까 담박에 반색을 하시며 <관촌수필> 이야기로
접어들어 가신다. 스님도 이문구씨 말이라면 이야기기 밑도 끝도 없이 이어질 품새이다.
<공산토월> 을 읽고는 통곡을 하셨단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문열씨는 알면서 이문구씨는 왜 잘 모르냐면서
기막혀 하시는데 언젠가 스님이랑 내 친구 해겨이랑 같이 입맞춰 이문구씨 이야기 싫컷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문구씨가 돌아가실 딱 그 무렵에 해겨이는 남편을 저 세상으로 떠나 보냈는데 지 정신을 수습하기도 벅찬 상황일텐데도
'이문구씨가 죽어가아 우야겠노 그 아까븐 사람이 가뿌리가 우야겠노' 소리를 연발한 잉간이다.
살면서 공감대가 같은 사람을 만나면 괜히 실실 웃음이 날만큼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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