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가 계속되고 연일 슬프고 어지러운 소식만 가득해서 봄이 오는 소리도 못듣고 삼월이가고
사월이 와도 무심한 채로 봄에 대한 기대도 없이 지냈는데 오늘 마트 다녀오는 길에 보니 이 곳에도 이제 막
개나리며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남편은 집 근처 병원에서 목 디스크 판정을 내리고 당장 수술 하지 않으면 큰 일이 날 듯이 얘기했는데
주변 분들 의견이 수술은 다른 방법을 찾아 보다 마지막에 가서 하는 거라며 다른 병원에도 가 보라고 해서
안산에서 제법 유명세를 타고 있는 병원에 갔는데 그 정도로 수술을 권하는 경우가 어디있냐고 하며
치료를 받아보라고 하더란다.
처음 간 병원에서 권하는 수술에 따른 비용만 해도 천 여만원에 달하던데 돈도 돈이지만
그토록 심각하지 않다는 사실에 일단은 마음이 좀 놓인다.
사람도 나이가 드니 자동차처럼 낡아서인가, 고장 난데가 어찌 그리 많은지..
남편은 목 디스크 건으로 휴가를 받더니 내친 김에 평소 불편했던 궁디수술을 받고는 2박3일만인 오늘 퇴원을 했다.
어디에 조금만 부딪혀도 약을 바르는 둥 야단을 피우고, 엄살도 보통 아닌지라 웬만큼 아프다고 해도
그저 그게 그러려니 하는데 그게 그러려니 ..마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길 일만도 아닌 듯하네.
이런저런 일로 경황이 없다보니 월류봉님, 노인봉님께서 이번에 출간하신 책을 보내주셨는데도
잘 받았다는 연락도 못 드리고 말았다. 오늘 아침에 노인봉님께서 혹시 못 받은 건 아닌가, 하시며
쪽지를 주셔서 어찌나 죄송스런던지..
사실 간단하게 전화나 쪽지를 드릴 수는 있었지만 귀한 책을 받고 그렇게 가볍게 답장을 드릴 일은 아니다 싶어
마음먹고 편지를 써야지 하고 미룬 것이 그리되고 말았다.
할 수없이 노인봉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뜰에봄이 뭔 일이 생기지 않고서야 아무 연락이 없을 수가 없는데 ...
싶어 걱정이 되시더란다,
몇 몇 분과 내 고향 부근으로 깽깽이 보러 가자고 작년부터 약속했는데 다음 주가 적기라는 소식이 전해져 왔다.
다음 주도 꽃장식 작업이며 행사가 있어 시간 내기가 여의치 않은데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더군다나 내 고향을
꼭 가보고 싶으시다는 어른 한 분은 소식이 오기만을 기다리실텐데 ....현재로선 그 다음 주 초까지 기다려주길 바랄 뿐이다.
낮에 부활절 예배드리고 나서 시간 있으면 수리산 노루귀가 아직 있으려나 가보려 했는데
퇴원하고, 장보고 하다보니 또 하루가 휘떡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