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이나 지난 8월18일 아침, 언니가 텔레비젼에 남일이 나온다고 보라고 해서
곧장 틀어봤더니 정말 내 고향을 지키고 있는 남일이가 나왔다.
호적이름은 홍복규이지만 동네에서는 다들 남일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남일과 같이 어울려 놀았던 우리는
'남장군'이라 부르기도 한다.
남일이도, 식구들도 반갑고, 남일이 집, 즉 고향풍경도 유정해서 부랴부랴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어 보았다.
이 사진을 찍은지가 언젠데 이제야 올리게 되네.
우리 남장군 텔레비 나온다고 이발도 했네. 그라고 말도 잘 해요.
약으로 쓴다는 것이 무엇인고 하니 50 년 묵은 간장이란다.
남일 부인 미혜엄마 시집 왔을 때가 엊그제만 같은데 어느새 결혼 28년이라니 ...하기사 내 나이도 몇인가.
텔레비젼에 나와있는 자막만으로도 남일이 집 분위기를 다 느꼈으리라.
고향을 지키면서 성실하고 우직하게 일하고, 식구들로부터 존중받으며 사는 남일이가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잘 사는 거라 느껴진다.
여지껏 뭐하느라 "남일이 니 출세했다. 텔레비젼에 나왔드네." 하는 전화도 못해봤다.
전화를 하나마나 ...남일이가 무슨 말을 할지 나는 다 일지.
"헉 그참 봐뿐는가베. 그기이 뭐 별끼라꼬..." 하며 말꼬리를 흐리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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