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뜰에 내린 햇살마음

연하장

뜰에봄 2011. 1. 8. 06:26

 

 

 

 

 연희로부터 올해도 어김없이 연하장이 부쳐왔다.

요즘 같은 세상에 자필로 쓴 연하장을 받은 사실을 자랑도 할만하지만

무엇보다도 연희의 정성과 열정을 짚고 넘어가고 싶은 생각에 포스팅을 해 보는 바이다.

연희는 아모레 퍼시픽 아리따움 화장품 점을 두 군데나 경영하고 있다. 위치가 썩 좋은데 자리잡고 있는 편이

아닌데도 늘 실적 우수점포에 뽑힌단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옆에서 지켜 본 바. 연희가 자기 일에 갖는 애착과 열정은 아무도 못 말릴 지경이다.

어느 누가 독려를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목표를 세워놓고 그 목표에 도달하려고 기를 쓴다.

그리고 손님에겐  얼마나 친절하고 정성스럽게 대하는지 모른다.

연희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손님이 화장품을 팔아 주는 덕에 내가 먹고 사는 셈인데 이보다 더 고마울 데가 어디있냐는 것이다.

그래서 해가 바뀔  때마다 저렇게 자필로 빼곡히 쓴 연하장을 우수 고객들에게도 보낸다는데 그 수가 무려

200통에 이른단다.

한 바닥만 써야지 해 놓고도 연희 화장품점을 찾는 그 손님 얼굴을 떠올리면 하고 싶은 말이 절로 줄줄 나와

또 다른 바닥으로 이어진다네.

그렇게 연하장을 다 쓰고나면 오른 팔에 무리가 와서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닌다고 한다.

 사실 연희가 보낸 저 연하장 내용을 보면 내가 뭔 큰 도움이라도 준 것처럼 되어 있는데

천만에, 화장품 샘플을 얻어 쓴 것만 하더라도 내가 받은 것이 많지 준 것은 별 것도 없어 부끄러울 지경이다.

지가 베푼 것은 다 잊어버리고,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고마움만 기억하니까 저러는 거다.

 모든 것이 그냥 되는 것이 어디 있으랴.

누구라도 연희처럼만 하면 무슨 사업이든 안 될 리 없지 싶다.

연희는 나랑 띠 동갑으로 나보다 열두 살이나 어리나 배울 것이 참으로 많다.

내가 가게 일을 뒷전으로 하고 바깥으로 나돌 때에는 연희에게 가장 눈치가 보인다.

부족하기 짝이 없는 나를 언니라고 늘 미더워하며 위해주는 연희에게 실망을 주는 사람은 되지 않아야 한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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