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뜰에 내린 햇살마음

꽃쉐타

뜰에봄 2010. 12. 24. 11:26

 

 

 

 

지난 주에 언니들과 잠실 롯데 백화점에 쇼핑을 갔는데 저 쉐타를 보는 순간 발길이 딱 멈춰졌다.

살째기 가격표를 들춰봤더니 오잉?  798,000 원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반 가격이라면 어떻게 마음을 내어 볼 수도 있겠는데....쩝, 입맛만 다실 수 밖에.

그래도 이쁜 건 이쁘다고 해 줘야재. 이쁘다, 수가 너무 이쁘다 말을 연거퍼 했더니

점원이 안 사도 좋으니 입어나 보라고 했다.  그래, 입어나 보자 싶어 입어봤더니 울소재라 가볍기도 하고.

 길이도 모양도 알맞고, 입을 옷이 어중간한 간절기에 입기에도 딱 적합하다 싶었다.

점원은 그 금액에서 메니저 재량으로 몇 프로 할인 해 줄 것이고, 백화점 상품권을 받을 수도 있는 기회이고.

안감 비용도 5만원 받는데 안 받고 해 줄테고 , 또 다른  한 쪽에서 눈길을 끌던 꽃무늬 스카프도  끼워 주겠다며

 이 기회에 안 사면 큰 손해라도 볼 거라는 듯이 사라고 종용을 해대었다.

그래도 6십 만원이 넘는 금액이잖어.

 내가 분수를 알아야지, 지금 있는 옷만 해도 충분해. 하고선 마음을 접었는데 곁에 있던 큰언니가 나보고 '그게 그리 이쁘냐?'고 했다.

그래 '이 꽃단추 좀 봐라, 겉으로 안 드러나는 칼라 안에도 꽃 수 놓은 거 좀봐라, 주머니 좀봐라.이쁘고 말고..' 했더니

언니가 대뜸 카드를 내 놓으면서 "내가 사 주께" 하는 것이 아닌가.

"아이구, 됐네요. 됐어...꼭 사 입기로 들면 나라고 못 살까. " 손사래를 쳤는데

백화점 점원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언니 카드를 받아들더니 "할부는 몇 개월로 해 드릴까요?" 했다.

굳이 카드를 뺏으며 만류하자면 못 할 것도 없었는데 그냥 못 이긴 척 놔두고 말았다.

막상 안감을 해서 부쳐 온 걸 보니 수도 너무 복잡한 것 같고. 비싼만큼 값어치가 있어 보이지도 않은 것 같다.

꽃 수에 정신이 팔려 집의 거울보다 더 날씬하고 예뻐 보이는 백화점 거울을 감안하지 않은 탓이리라.

내가 이 나이가 들어서도 언니를 울궈먹는 철없는 동생이 되어 미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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