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연애스토리이며 종교이야기가 아니다.
이 연가에서 기독교 이야기나 성경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이 재미없는 연가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났고 이런 일들이 스토리 진행 속에 배치되어 있으므로 장황하게 쓰고 있는 것 뿐이다.
즉 기독교의 문제는 이 연가의 소재에 불과하다.
뮤트가 기독교의 성경이나 여러 가지 기독교적 스토리를 쓴다고 해서, 이 글들을 읽는 독자들에게 기독교를 소개하거나 기독교를 전파하거나 기독교인으로 전도하려는 목적은 단 1프로도 없다. 그리고 이번 회에서 소개하는 성경읽기 스토리도 그냥 세상의 많은 경전 중의 한 가지로 가볍게 생각하고 읽어주기를 바란다.
이 연가는 그저 평범한 연애스토리인 것은 분명하지만 후반부의 일부분에서 등장하는 기독교인들의 삶과 그 속에서 부딪히는 세상 도덕, 세상 윤리, 세상 율법과의 정합성 문제는 매우 기독교적이다.
어쩌면 초 기독교 적일 수도 있다.
매우 심각한 주제이며 뮤트 류의 아마추어 문학이 다룰 수 없고 감당하기 버거운, 괴테나 톨스토이같은 문호(文豪)에게 맡겨야 할 매우 높은 영성(靈性)적 주제가 연가 속에 분명히 등장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 연가는 몇 편 쓰지 않았으나 드디어 후반부로 접어든다.
이 연가의 후반부에서는 사건 사고가 별로 없는 전반부와는 달리 여러 가지 사건들이 등장한다. 이 스토리들을 모두 소설화시키면 대 장편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뮤트에게는 이 장편을 훌륭한 문학 작품으로 이끌 필재도 없고 이제 세상을 볼 수 있는 시력(視力)도, 남은 세상을 살아 갈 건강도 얼마 남아 있지 않다.
어차피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지 못하고 대충 마무리해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연가는 시작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지 모른다.
성경은 대단히 중첩적 구조로 되어 있다.
중첩적 구조라는 말은 내용에 복선이 있다는 말이 아니고 읽는 자가 쓰고 있는 안경에 따라 여러 가지 내용으로 나타난다는 의미이다.
뮤트가 해운대에서 읽고 있는 성경은 일반인이 성경을 접할 때 쓸 수 밖에 없는, 지극히 세상적 안경으로 성경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우리는 우리가 배우고 느끼고 본대로 성경을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세상이 우리를 가르치고 경험하게 한 대로 성경을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는 자기의 궁리와 사고(思考)와 통박대로 성경을 판단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성경은 하루에 세 시간씩 시간을 내어 대충 글자만 다 읽는데도 두 세달은 넉넉히 잡아야 된다.
성경은 무대가 근동지방이며 (그러나 당시에는 그것이 세상의 전부였다) 근동 지방의 풍속과 기후, 그리고 생소한 식물과 지명들이 부지기수로 나온다.
이 내용을 일일이 하나씩 짚어 확인하고 넘어가려면 한번 읽는 데 소모되는 기한은 기약할 수 없다.
뮤트는 해운대에서 자기의 통박과 논리와 사고체계만으로 고통스럽고 지루하게 성경을 두 번 독파한다.
그리고 그 후 다시 네 번을 더 읽게 되며 총 여섯 번을 읽는데 7년이란 긴 세월이 소모되었다.
생소한 어휘는 사전을 찾고 사건은 시간과 연대기를 새겨보고 인물은 족적을 구해보고 풍속은 자료로 파악하고 식물은 도감으로 확인하고 번역이 서로 다른 곳은 원어를 대조해보며 뮤트는 성경을 샅샅이 읽어간 것이다.
양파는 벗기면 얇아지지만 성경은 벗기면 더 두꺼워진다.
우리는 오랜 세월을 학교에 다녔지만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 세상의 알쏭달쏭한 비밀들은 아주 많은 법이다.
두 번을 읽었을 때 뮤트는 성경 속에는 학교서 가르쳐 주지 않는 몇 가지 특이한 내용, 이 세상 어느 책에도 결론이 난 적이 없는 몇 가지 고유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은 인정했다.
그것은 신의 존재, 세상 창조의 문제, 사후의 세계, 죄의 기원, 귀신의 존재, 기적의 존재, 구원의 문제, 그리고 세상 종말의 모습이다.
2005년 5월, 성경을 네 번째 쯤 읽고 있던 어느 날..
뮤트는 “진화론은 엉터리였다. 이런 거짓말쟁이!!”를 외치며 드디어 기독교로 전향한다.
뮤트가 기독교로 전향했다는 것은 뮤트의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기독교는 많은 부분 인간의 윤리적이고 성화된 삶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뮤트는 기독교를 믿었지만 전 보다 더 거룩하고 윤리적인 삶을 살지는 않았다.
하나도 나아지지 않았다.
기독교인이 거룩하고 윤리적인 삶을 살아야 된다는 것.
그것은 맞는 말일수도 있고 틀린 말일수도 있다.
성경에는 맞는 말인 동시에 틀린 말이 부지기수로 나온다.
이 연가가 기독교에 대해 쓰고 있다고 할 지라도
혹여 뮤트가 이 글을 통하여 기독교에 대해서 전파할 엉큼한(?) 목적을 품고 있다고 할지라도, 이 글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나도 기독교인이 되어 보자라고 생각하게끔 하는 의도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전혀 무용한 일인 것이다.
사람들이 그렇게 해서 기독교를 믿게 되지는 않는다.
그렇게 해서 기독교가 전파되지는 않는다.
누군가가 이 글을 읽고 기독교에 관심을 가진다면 그것은 단연코 이 글 때문이 아니다.
진공속에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소리가 들리려고 하면 공기라는 전달 매체가 있어야한다.
전달되는, 이동하는 모든 물질은 반드시 이동과 전달에 필요한 매개체가 있어야한다.
태양에서 지구를 향하여 빛이 오고 있다.
빛은 그냥 오는가.
빛이 오게끔하는 에테르라는 물질이 우주에 가득차 있기 때문에 태양에서 지구로 빛이 오는 것이다.
기독교도 불교도, 마호멧교도 매체 없이는 믿어지지 않는다.
이 연가 자체는 그러한 매체 기능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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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트님..
레위기, 신명기가 읽기 힘드시죠?
뮤트님같은 고수분은 오히려 쉽게 읽었을 수도..
저는 그 부분이 읽을 때 마다 힘들어요..ㅠㅠ
그리고 기억이 안나신다구요.
아무리 술을 마셨기로.
자기가 한말을 기억못하세요.
너무 비겁하시당..ㅠㅠㅠㅠ
아주 또렷하게 말씀하셨답니다.
"저도 사랑합니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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