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랑이 머무는 뜰

머나먼 연가(44)-사이버를 떠나다

뜰에봄 2011. 6. 29. 21:34

 

 

사이버란 말은 “가상 공간”으로 해석된다. 즉 실존하지 않는 세계를 사이버라고 이름하는 것이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인하여 이 가상공간은 지금 까지 오직 신만이 행할 수 있었던 지진이나 해일, 위성의 지구 충돌 같은 장면들을 마음대로 표현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인간은 가상공간을 창조하고 아바타를 만들며 그 곳에서 자신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뽐내며 실존의 기쁨을 만끽한다. 그러나 인간들은 어리석게도 자신들이 가상공간에 살고 있다는 생각은 차마 하지 못한다. 아바타를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아바타라는 사실을 꿈에도 알지 못한다. 우리 자신이 그리고 우리가 몸 담고 있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찰나에 사라지는 모형과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간들은 꿈에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인간들은 이 사실을 죽었다 깨도 기어이 모르는 것이다.

 

[히브리서 8:5] 저희가 섬기는 것은 하늘에 있는 것의 모형과 그림자라...

 

2004년 가을을 전후로 옛사랑은 그가 10년 넘어 머물렀던 사이버 세상을 비공식 은퇴한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뮤트는 건강상의 이유로 은퇴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은퇴의 배후 조종자는 역시 그녀였다. 그녀는 뮤트를 처음 만날 당시부터 사이버에서 은퇴할 것을 완곡히 그리고 꾸준히 권유해 왔다. 뮤트는 쓸 데 없는 참견이라며 일축했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가 보통 여자하고 다른 점은 그녀는 결코 지치는 법이 없다는 점이다.

 

그녀는 물처럼 움직였다. 뮤트를 움직이는 용병술은 국민당과 싸우는 모택동을 닮은 데가 있었다. 옛날 모택동의 공산당이 장개석이 이끄는 국민당 군에 쫒기면서 중국 남부에서 북부에 이르는 무려 1만 2000km를 걸어서 이동하는 대 장정을 감행했을 때, 긴긴 행군 동안 모택동의 전술은 한 가지였다. 상대가 후퇴하면 들어가고 들어오면 후퇴한다는 단순한 전략이었다 물처럼 움직여서 빈틈이 있으면 들어가 채우고 쓸어내면 또 그렇게 밀려 나간다. 그녀가 그랬다. 뮤트가 성격이 급하고 강팍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그녀는 뮤트가 물러나면 들어오고 저어하면 물러갔다.

 

뮤트는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이며 충동적이었다. 뮤트의 용병술은 일본 전국시대에서의 오다 노부나가가 펼치는 결단의 용병술과 비슷했다. 끙끙 좀 참다가 어느 순간 힘을 모아 승부를 단번에 결판내는 식이다. 기습이나 상륙 작전 등은 그 발상의 뿌리가 모두 결단의 용병술에서 출발한다. 뮤트는 인생도 늘 그런 식으로 살았다. 그러나 그런 전술은 그녀에게는 통하지가 않았다. 뮤트가 기습하면 그녀는 금방 물러나 버렸고 대공세를 시작하면 그녀는 소수의 전위부대를 저항 없이 항복시키고 본대는 선선히 후퇴했다.

 

뮤트를 사이버에서 은퇴시키고자 했던 그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당연히 뮤트의 건강, 그리고 평론을 쓰기 위한 시간의 확보를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이유는 뮤트를 사이버에 남겨두는 한 뮤트의 바람기를 잠재울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한 속내도 뮤트가 모르는 바가 아니었다. 그 속내가 가장 극명히 들어난 때가 있었다.

 

언젠가 뮤트의 평론에 대해 아주 조리있고 지성적으로 질문하는 어느 여성 독자의 이메일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여성 독자의 훌륭한(?) 질문에 감탄하며 뮤트가 그 질문에 답하고자 했을 때 그녀는 자기가 답하겠다고 하면서 곧 바로 가로막고 나섰다. 뮤트가 “지금 혹시 이메일로 내가 자겁이나 할까봐서 그러냐”고 물었을 때 그녀의 대답은 단호히 “그렇다”였다. 이렇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를 질의 응답하면서 무슨 연애감정이 생기겠는가고 했을 때 그녀의 대답은 “우리는 어떻게 만났는데요?!”라고 응수하고 있었다. 그녀는 늘 후퇴했지만 결정적인 순간은 강인하게 버텼다.

 

어쨌든 뮤트는 2004년 가을 어느 때 그가 그곳이 마치 인생의 본무대인양 설치며 몸담았던 사이버를 은퇴한다. 그 은퇴는 사이버 세계에서 알았던 많은 지인들을 향한 어떠한 예고도 통고도 슬그머니 그렇게 이루어졌다. M선배에게 조차도 그냥 몸이 시원잖아서 좀 쉬는 것으로 하며 그렇게 뮤트는 사이버에서 빠져나왔다.

 

뮤트가 아이디를 지우고 은퇴했으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이지만 아이디는 그대로 살려둔 채 이루어졌으므로 사람들은 뮤트의 실질적인 은퇴를 감지하지 못했다. 가뭄에 콩나듯이 들어가는 Daisy Hill 님의 음악방 한 곳을 남기고는 뮤트는 모든 방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감칠맛 나는 말은

보고싶다는 말이랍니다.

제 누드사진 보는 것만으로

저를 더 보고 싶지 않다면

그것은 정말 정말 못견디게 슬픈 일..

뮤트님!!

제 실제의 모습을 보고싶지 않으신가요.

나는 보고 싶구만..ㅠ

---------------------------------------------------------------------

 

이 세상에..이 세상 어딘가에

날 사랑하며 기다려주는 이가

한사람이라도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 세상은 살만한 세상.

 

한 방울의 잉크가 종이에 번지듯.

환타쥐의 사랑이 제 가슴에 그렇게 번지고 있습니다.

 

저 이글 받고 얼마나 감동했는지..

뮤트님 제게 주신 그 말 한마디만 있어도

제게는요.

그것만으로 이 세상은 살만한 세상입니다.

뮤트님 글은요.

산문으로 쓰셔도 그 속에는 늘 시가 들어있다는 것을 느껴요.

뮤트님의 글은 그냥 쓰는 글인데 늘 아주 특별한 것이 들어 있단 말이죠.

아주 특별한 것이..

 

그리고 스스로를 너무 음탕하다 어쩌다 자책하지도 자기비하도

자기연민도 하지 마시길....

제게 있어 뮤트님은 여전히 순수하고 쿨한 남자니깐!

 

사랑합니다...

-----------------------------------------------------------------------

사이버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채팅세계에서 한발 떨어져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숨쉬면서 살고 있다는 것

사이버만 세상이 아니랍니다.

 

뮤트님에게

전화하는 유부녀들에게 뮤트님이 무슨 이야기를 해줄 수 있으며

채팅의 정모건이나 여자들간의 싸움에 대해

뮤트님이 어떤 정답이나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일들이 뮤트님에게 그렇게 중요한 일인가요.

 

5년 아니라 10년을 알고 지낸 사이라고

모두다 끈끈하고 친분이 있는 건 아니죠...

그렇게 끈끈한 사이라면서 왜 나누었던 대화들과 시간이

아깝고 낭비한다고 느낄까요...

왜 자신이 한심하고 오늘 하루 허무했다고 느낄까요...?

그게 시간낭비를 증명해 주는 거 아닌가요?.

 

제가 이런말을 할때면

그것이 나의 즐거움이고 내 삶의 스타일이니

뮤트를 내버려 둬. 나 좀 내버려 둬 !!(좀비버젼.ㅋㅋ)

라고 짜증이나 부리고..

헛된 자존심과 자만 버리세요!!!!

 

사이버는 사이버로서 끝나야지

그곳에 함몰해서 머 득 될게 있다구..

그저 여자들에게 헬렐레 하기나 하구..

으이씨~~..

 

그 시간에 잘 쓰는 평론이나 쓰면

사람들에게 감동도 주고

얼마나 보람됩니까.

능력이 없어 하고 싶어도 못하는데..

하나님께 그런 은사 받았으면 좀 제대로 써 바요~!!

 

 

옆에 있었다면 그냥 콱~~!!(안고..뽀뽀..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