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보라색꽃은 내 고향집에서 울 엄마가 키우시던 꽃이다.
유별나게 꽃을 좋아하시던 울엄마는 마당에 심는 꽃으로도 모자라 화분에도 여러가지
화초를 심어 놓고 가꾸셨다.
제작년 시월,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집 안밖을 정리 하면서 보니 화분이 걸렸다.
앞으로는 그냥 비워 둘 집인데 누가 저 화분에 물을 주나? 그러다 꽃이 말라 죽으면 화분만 쓰레기로 남을 텐데....
해서 화분을 모두 없애기로 했다.
우리 형제들이 몇 개씩 골라 가지고, 더러는 땅에 심기도하고, 나머지는
이웃들에게 ' 이것도 가져 가소, 저것도 가져 가소, ' 하며 저 보라색 꽃 화분을
들추었는데 우리 작은 오빠께서 돌아 보시며 '어무이가 지난 봄에 차타고 가시던 중에
'꽃집앞에 세워봐라' 하셔서 저 꽃을 사게 되었는데 얼매나 이쁘다고 좋아하셨는데......
아직 어무이 냄새가 밴긴데 너무 성급하게 없앨 것도 아잉기라' 하시는 것이었다.
화분도 프라스틱에다 무슨 꽃이 피었는지 알 수 없을 뿐더러 잎도 죄다
사그러지고 나서 다시 새잎이 조금씩 비어져 나오는 게 볼품이라곤 없었다.
헌데 오빠의 그 말이 뒤통수를 한 대 치는 것 같아 황급히 챙겨서 가지고 온 화분이다.
집에 가지고 와서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 되는 베란다에 두고 보살폈는데
겨울 지나 봄이 되니 세상에나, 글쎄 자잘 자잘한 꽃망울이 수도 없이 맺히더니
저렇듯 소담하게 꽃이 피는 것이었다.
아, 저 보라색은 우리 엄마가 좋아하시는 색깔이기도 하다.
알고보니 저 꽃은 '캄파룰라' 라고 버젓한 이름이 있기도 한데 나는 그냥 나대로
혼자서 '엄마꽃'이라 부른다.
저 꽃은 봄부터 피어 계속해서 피고 지고를 반복하며 늘
소담스런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아침마다 베란다에 나가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꽃,
우리 엄마 저 꽃을 바라보며 얼마나 즐거워 하셨을까?
꽃만 보면 세상 근심 다 잊게 된다고 하시던 우리 엄마에게 저 꽃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을까? (고맙다, 꽃...)
엄마꽃을 두고 집을 나올 때는 마치 엄마에게 혼자 집 보게 하는 듯한 심정이 되기도 한다.
지금 엄마가 계시는 천상의 화원에는 무슨 꽃이 피었을까? x-text/html; charset=utf-8" hidden=true src=http://urikr3.com/music/etc/uri_e0084.asf autostart="true" loop="-1">
2006년 5월3일
이 꽃이 위에 언급된 <엄마꽃> 이다.
올해도 엄마꽃이 핀 것이다.
분이 너무 작아 옹기화분에 분갈이도 해 주었건만 어째 세력이 왕성하지가 않다,
그래도 6 년동안 이맘 때면 이렇게 꽃이 피니까 기특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이 사랑초 화분 역시 엄마가 키우시던 화분이다.
프라스틱 화분이 삭아서 둘레가 다 떨어져 나갔다.
그래도 아직은 사랑초가 화분 비좁다는 아우성은 치지 않길래 그냥 두고 있다.
돌이 많고, 거의가 옹기화분인 우리 베란다에 흰프라스틱 화분이 어울리지는 않지만
우리 엄마가 들만지시던 화분이라 분갈이가 선뜻 내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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