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 뜰

시가 형제모임

뜰에봄 2011. 10. 24. 09:47

 

 일 년에 한번  사촌까지 범위를 정해 모이는 시댁 형제계가 있다.

한 달에 2만원씩 내어 그 비용을 충당한다.

해마다 장소를 달리해서 모이는데 올해는  충북 옥천군 군서면 장령산 자연휴양림 내에 위치한 팬션에서 모였다.

 

 

 

 30인 수용이라는 팬션 한 동을 얻었는데 거실도 넓고, 따로 있는 방도 부엌도 넓고, 그릇이며 이불도 넉넉해서 좋았다.

우리 부부가 도착했을 땐 벌써 술판이 무르익고 있었다.

 네비에 명칭을 찍고 갔으면 좋았을 걸 주소를 찍으면서 그것도 남편이 산 15-1 번지인데 15번지만 입력해놓고 거기서 거지겠지 하더니만

산자락 반대편 쯤 되는 곳으로 인도하는 바람에  1시간 30분을 다시 돌아나와야 했다.

산 번지는 거기서 거기가 아니더라는 말씀 ^^

 

 

 음식은 주로  막내 시누이가 맡아서 해온다.

원래가 솜씨가 좋은데다가 먹는 것은 아끼지 않고, 통도 커서 음식을 얼마나 많이 해 오는지 모른다.

회와 홍어, 수육과 꼬막은 기분이고 김치만해도 세 가지에 또 나물이며 밑반찬도 여러가지 장만해 왔다.

 

 

 

종시누이 남편 권영호 총무님이 회계보고를 하고 있다.

 

 

 

 

노래방을 가야 한다고 누군가 줄기차게 제안하더니 산골짝에서 음내까지 가는 일도 만만찮고,

더구나 비가 오다말다 하는 날씨라 결국은 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먼저 작은어머님이 호명되어 노래를 부르신다. 우리 종숙모님 18 번은 '섬마을선생님' 이다.

 

 

 

 

작은어머님 막내 딸과 사위가 옆에서 흔들며 흥을 돋군다.

 

 

 

 

작은어머님 노래가 끝났는데도 어무이(장모)가 좋아하시는 노래를 불러야 한다고

계속 섬마을 선생님을 부르는 중이다. 막내시누 남편은 우스워도 못 견디겠다는 표정이다.

 

 

 

 

사촌시누 남편 권서방이 노래 가사가 생각안 난다고 하더니 스마프폰으로 검색해서 들여다 보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

참 희안한 세월이다. ^^

 

 

 

흥겹고도 흐뭇한 분위기이다.

 

 

 

 생선회를 비롯하여 여러가지 음식을 잔뜩 먹은 뒤인데도 꼬막을 삶아내어 왔다.

고향이 전라도 담양인 시댁에선 명절은 물론 어떤 행사건 간에 꼬막이 빠지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나 껍질 결이 굵은  꼬막을 선호하는데 저 꼬막은 일반 꼬막에 비해 값이 세 배가 비싸다고 한다.

새댁 때  시댁에서 처음으로 맞은 설날에 강진으로 시집 간 막내 시누이가 갯뻘흙에 뒤덮힌 꼬막을 정부미 자루에

한 자루 사 가지고 온 걸 보고 저걸 뭐하러 사 왔나 싶었는데 다들 눈을 빤짝거리며 얼릉 삶으라고 하는 걸 보고 놀랬다.

그거 씻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휴우 ~

그런데 문제는 꼬막을 아가리가 벌어질 동안 폭폭 삶아 내 놓았더니 온 집안 사람들이 꼬막을 누가 이렇게 삶았느냐며

한 마디씩 했다. 꼬막은 살에 핏기가 돌 정도로 삶아야 한다네. 꼬막 삶기 대가의 말을 빌자면 물을 팔팔 끓인 뒤 불을 끄고

꼬막을 넣고는 5분쯤 있다가 건져내기만 하면 된단다.

 그렇거나 말거나 나는 집에서 꼬막을 삶으면 그때처럼 폭폭은 아니어도 어느정도 익힌 뒤에 살을 빼내어 물에 슬쩍 헹구기까지 한다.

그러면 꼬막안에서 뻘흙이 제법 나온다. 그런 뒤에 깻잎과 양파를 앏게 썬 걸 섞어서 양념장에 무쳐낸다.

 

 

 

아침에 일어나 밖으로 나와보니 하늘에는 아직 달이 떠 있다.

공기가 더없이 상쾌하고 좋았다.

 

우리가 빌린 장령산 휴양림 내 소나무 동 팬션이다,

늦게까지 놀았던 사람들은 아직도 한밤중,

 

 

 

 

산책로로 접어 드니 구절초 한 무더기가 반긴다.

 

 

 

선물처럼 쑥부쟁이도 무더기로 피어있다.

 

 

 

앞 산에는 단풍이 곱게 들었다.

 

 

 

 앞서 가는 작은 어머님과 시누이.

 산책이란 명목으로 엄마와 걸어 본 기억이 없는 나로선 다정한 모녀의 모습이 참 부럽다.

 

 

 

 

꽃길을 따라 종동서와 아들 동현이가  올라오고 있다.

 

 

 

구절초와 쑥부쟁이가 한데 피어 있는 모습, 너무 예쁘다.

 

 

 

한 쪽엔 꽃향유의 향연이 벌어지고....

 

 

 

우리는 내려 오는데 아침에 도착한 사촌 시누이 딸 희경이와 사위가 올라오고 있다.

 

 

 

시누이는  홍어와 소고기, 호박까지 준비해 와가지고선 전을 부치고 있다.

 

 

 

아침을 먹고 시누이의 성화에 못이겨 또 산행길에 나섰다.

산책길에 비해 너무 가파른데다가 툭 터진 풍광도 볼 수 없는 재미없는 길이었다.

등산로 1코스를 택한 것이 잘못 선택한 건지도 모르겠다.

파란 자켓을 입은 이가 나의 손아래 친 시누이이다. 시댁형제 육 남매 중 막내로 오빠 (나의 남편) 와는 달리

성격이 화끈하고,  추진력도 남다르다.

중학교 가사 선생을 한 경력도 있는데 지금은 광주에서 횟집을 하며 라이온스 클럽 회장도 맡고 있다네.

 

 

 

 시누이 남편이 사과 한 개 가지고 온 걸 한 쪽씩  나눠 먹었는데 사촌 시동생 아들, 딸인 지연이와 동현이는

세상에서 이렇게 맛있는 사과는 다시 없을 거라고 했다.

 

 

 

 

 어제 싸 온 음식을 반 도 못 먹었는데 12시에 다시 들어 오는 손님이 있다고 비켜 달라고 하는 바람에

점심은 식당에서 해결했다. 아침도 거하게 먹었구만 식당에서 또 돌솥밥에 소고기 구이를 시켜 먹었다.

경상도 출신인 내가 전라도로 시집와서 느끼는 건 경상도와 전라도는 먹는 스케일이 다르다는 것...

 

 

 

시누이가 담은 갓물김치와 열무김치를 식당에서 펴 놓고 먹었는데 식당 김치와는 비할 바가 아니라 금세 동이 났다.

 

 

헤어질 시간이 되어서야 단체 사진 찍어야지, 하고 찍은 단체사진,

좋은 데 다 놔두고 식당앞에서 찍었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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