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뜰에 내린 햇살마음

꽃신

뜰에봄 2013. 7. 14. 12:10

 

 

 

 

 

 

 

             수국은 패브릭 물감으로, 능소화는 아크릴 물감으로 그렸단다.

 

 

 

신발 옆에 그려진 낙화도 귀엽당.

 

 

 

고무신을 신고 집안을 돌아다녀 보니 이거 실내화도 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 포항에 사는 숙이가 신발 몇 밀리 신느냐고 물어왔다.

야가 또 무슨 꿍꿍이가 있구나 싶어 ' 알 거 없다, 나는 발 볼이 넓어서 발에 끼는 것은 무조건 신어보고 사야 한다'

라고 해 버렸다. 그랬더니 그 즉시로 카톡으로 꽃그림이 그려진 검정 고무신 사진을 보여 주었다.

어디서 꽃그림이 그려진 고무신을 봤는데 내가 좋아 할 것 같길래  검정고무신을 구해 물감으로 꽃그림을 그려 보낼 참이란다.

 오잉? ~ 눈이 번쩍 떨어지며 회가 동한  꽃순이 봄여사, 고마 마음이 급변하여 ' 안 있나, 나는 신발에 따라 225밀리도 맞고

230밀리도 맞데이" 해 버렸다.

그랬더니 숙이는 망설임도 없이 "그라마 두 켤레 해 보내지요" 했다. (쿨 하기는...)

 하지만 사람이 염치가 있지, 그건 아니다 싶어 ' 야야, 신발이 좀 크면 얇은 덧신 신고 신으면 된다

230밀리 한 켤레만 보내다오" 했는데 " 가마이 계시이소, 마 지가 알아서 합니다" 그랬다.

내가 아무리 간곡하게 말려도 이미 접수되었다는 투였다.  

숙이는 직장생활 하며 애 키우고,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사는 처지임에도 시키잖은 일을 사서 하는 데는 뭐 있다.  

 

어제 저녁 퇴근해서 집에 오니 아니나 다를까, 소포가 와 있었는데  그 속엔 엽서와 두 켤레가 얌전하게 들어있었다.

너무 예뻐서 옷도 갈아 입지 않은 채 이 신발, 저 신발, 번갈아 신으며 거실과 방을 왔다리 갔다리 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한 짝씩 짝을 이뤄 신었다.

생각해 보니 5밀리 차이가 얼마나 난다고, 그것도 늘어지는 고무신인데 밀리 수를 두 가지나 댔는가 싶다.

근데 한편으론 신발에 그려진 능소화도, 수국도 다 마음에 들어 에라 잘 했다 싶기도 하네. ㅎㅎ...

고무신은 천연 염색을 한 인견 옷하고도 분위기가 맞는 것 같다.

오늘 신고 외출 할 건데 벌써부터 어느 걸 신을지 행복한 고민에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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