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11:1 온 땅의 구음이 하나이요 언어가 하나이었더라
창11:2 이에 그들이 동방으로 옮기다가 시날 평지를 만나 거기 거하며
창11:3 서로 말하되 자, 벽돌을 만들어 견고히 굽자 하고 이에 벽돌로 돌을 대신하며 역청으로 진흙을 대신하고
창11:4 서로 말하되 자, 성과 대 를 쌓아 대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하였더니
창11:5 여호와께서 인생들의 쌓는 성과 대를 보시려고 강림하셨더라
벽돌(brix)은 인간이 만든 최초의 건축 재료이다. 벽돌로 인해 고층건물이 탄생할 수 있었고 벽돌로 인해 인간은 도시를 만들 수 있었다. 도시 때문에 경제라는 개념이 생기고 도시 때문에 우발적 죄가 아닌 의도적 죄가 조직화되기 시작했다.
벽돌은 메트릭스(행렬) 구조를 가진다. 그리고 인간은 이때부터 모든 것을 행렬적 구조로 사고하기 시작한다. 인간의 모든 학문은 그때부터 모두 메트릭스 구조를 지니고 발전해 간다. 인간의 사고는 그때부터 네모난 박스 안에 갇히기 시작했다. 그들의 집이 사각벽돌(Brix)에 갇혔고 그들의 사고도 모두 박스(metrix)안에 갇혀 버렸다.
그들의 사랑도 매트릭스안에 갇혔다. 사랑은 연결고리를 잃고 분절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사랑이 파편적으로 이해되었다. 그들은 사랑을 이해함에 있어 파편(현상)의 합으로 총합(본질)을 이해하고자 했다. 그러나 사랑도 학문도 총합(본질)에서 파편(현상)이 생성됨을 그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시발과 종착을 도치시킴으로써 그들은 모든 세상을 거울에 맺힌 상처럼 거꾸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 모든 것이 벽돌(Brix)에서 비롯되었다. 매트릭스(metrix)에서 비롯되었다.
(주 11:3에서 역청에서 진흙을 대신하고는 진흙에서 역청을 대신하고의 오역이다. 진흙은 투사체이다. 역청은 어떤 것도 통과되지 못한다. 이것의 상징성은 완전히 다르다. 오역치고는 가히 치명적이다. 성경에는 이런 오역, 졸역들이 비일비재 존재한다. 누가 성경을 이렇게 왜곡시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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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의 역사와 어원(語源)
1)사랑의 역사
우리가 남녀 간의 사랑이라고 할 때 그 사랑은 고대로부터 있었으나 하나의 단어로서 보편화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가까운 중세만 하더라도 사랑이라는 개념은 아주 생소한 개념이었다. 남녀 간의 연애사건은 매우 희귀한 일이었으며 귀족 계층에서, 아니면 종의 신분인 아주 하위 계층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사건이었다.
이것은 여권과 관련이 되어있다. 인류의 전 역사를 털어 오늘날처럼 여권이 신장된 시대는 없다. 고대로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여자라는 신분은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소유의 대상이었다. 상위 계층에서는 여성을 하나의 재산처럼 취급되었고 하위 계층에서는 여성을 하나의 상품처럼 취급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남성들은 사랑으로 여성을 포획(?)하기보다 전쟁을 통하여 노획하거나 돈이나 재화로서 손쉽게 여성을 소유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플라톤 시대에는 동성애가 보편적이었고, 플라톤도 동성애자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는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생각하거나 소유의 대상이라는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철학적이며 정신적인 만족은 남성들끼리의 동성애에서 찾는 것이 헬라 사회 귀족들의 풍조였다.
우리가 흔히 말하고 보고 듣는 남녀 간의 사랑(로맨스)은 그다지 오래된 개념이 아니다. 현대의 남녀 간에 사랑의 개념은 중세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17세기 이전까지 남녀의 사랑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중세에는 사랑이 ‘성적 욕망과는 구분되는 어떤 성스럽고 순수한 감정’이라는 생각이 귀족들과 기사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유럽을 비롯한 서구 문명권에서 발생한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다.
중세의 사랑이란 것은 팔과 다리의 묘사마저도 성적인 상상을 유발한다고 터부시 되었던 시대이다. 그리고 결코 만나거나 결혼에 이를 수 없는 사랑, 즉 짝 사랑이나 둘이서 서로 멀리서 그리워하며 애간장을 태우는 그런 사랑의 풍조가 특히 귀족사회에서 만연하였다.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사랑이 그 대표적인 것이었다. “로미오와 줄리엣”만 하더라도 그 당시에는 파격적 사랑에 속했다.
이렇게 소수에 의한 특별한 사랑이 르네상스와 계몽주의를 거치면서 여권이 계속 신장되고 마침내 산업사회에 이르러 소수의 귀족이 상공인 자본가계층이라는 새로운 자본 귀족이 확산되면서 비로소 결혼은 남녀의 사랑을 전제로 이루어진다는 개념이 정착되기 시작했다. 또한 사랑에 대한 문화적인 차이도 있어서 우리가 아주 당연히 생각하고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랑에 대한 감정을 다른 문화권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거나 그러한 감정을 인식조차 못하고 있는 곳도 많다.
오늘날에도 세계각국에서 결혼의 동기가 사랑 때문이라는 반응은 생각 외로 그 비중이 높지 않다는 것이 설문조사에서 밝혀지고 있다. 사랑이 결혼의 동기라는 대답보다는 부모에 의한 혼인의 주선이나 고독을 피하기 위해서, 공통적 흥미들로 인해 또는 임신 때문에 결혼한다고 대답하는 비율이 여전히 우세한 편이다. 오늘날에 사랑이 결혼의 절대적 조건이라는 인식은 미국에서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정도이다.
2) 사랑의 어원(語源)
영어 love는 ‘즐겁게 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lubet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독일어에서 사랑을 의미하는 Liebe도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고, 프랑스어에서 사랑을 의미하는 amour는 라틴어 amor에서 유래했는데, amor는 그리스어 eros의 라틴어 표현이었다고 한다.
혹자는 사랑이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Love)는 산크리스트어의 로바(lobha)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것이며 로바(lobha)라는 단어가 영어의 러브(Love)가 되기까지는 연금술과 같은 신비한 과정이 숨어 있다고 주장한다. 로바(lobha), 그것은 본래는 탐욕의 의미였으나 연금술 적 관점에서 탐욕이 부드럽게 풀어져 녹아내리면 그것이 사랑의 의미로 전화된다는 것이다.
우리말 ‘사랑’은 중세어 ‘랑(思量)’에서 유래했는데, 당시 思量(사량)은 단순히 많이 생각한다는 의미였다. 《천자문(千字文)》에서는 思를 ‘랑 ’라고 새기고 있으며, ‘랑’은 한자어 思量이라고 적었다. 생각을 의미하는 思의 사량이 사랑(愛)의 의미로 바뀐 것은 16세기 이후로, ‘랑’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게 된 것은 기독교가 전래된 이후 신의 사랑이라는 뜻으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남녀의 사랑이라는 의미로 쓰인 것은 훨씬 뒤로, 1920년 탈고했다는 나도향의 소설 〈청춘〉에서 처음 나타난다.
처음 우리나라에 서양의 love 개념이 소개될 때는 love를 연애(戀愛)라고 번역한 일본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연애는 전통적인 한자에서 남녀 사이의 열정을 뜻했던 연(戀)과 당시 서양풍의 의미로 쓰이기 시작한 애(愛)를 합해서 만든 말이었다. 영어에는 남녀의 사랑을 표현하는 말을 한마디로 정의하지 못하고 romantic love(낭만적인 사랑)이라는 두 단어를 합성하여 표기한다.
2. 사랑의 스펙트럼(사랑의 분류)
1) 네 가지 기본적인 사랑(에로스, 필리아, 스토르게, 아가페)
서양의 인문주의자들과 신학자들이 2000년에 걸쳐 별의 별 사랑을 다 정의하며 분류하였다. 그들이 분류한 사랑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에로스의 사랑, 필리아의 사랑, 스토르게의 사랑, 아가페 사랑이라는 네 가지의 사랑이다. 사랑은 이미 이전부터 여러 가지 사랑이 논의되어 왔는데 이러한 다양한 사랑의 개념을 네 가지 대 분류를 통해 체계화 한 것은 C.S 루이스가 쓴 “네 가지 사랑”에서였다.
에로스는 이성간 육체적 사랑이며 필리아는 친구의 우정, 그리고 스토르게는 가족 간의 사랑, 아가페는 무조건적, 신적인 사랑을 의미하는 데, 이는 기독교에서 하나님이 인간에 대해 행하는 사랑을 모형으로 하는 개념이다.
2) 추가되는 사랑의 개념들 (루두스, 마니아, 프라그마, 크러쉬, 포르노)
인본주의자들은 이렇게 4가지의 사랑을 정의하면서 이 네 가지 사랑 사이에 여백이 존재함을 발견했다. 즉 무언가 허전함을 느꼈던 것이다. 그들은 다시 이 여백을 채우기 위해 기존에 논의 되었던 여러 가지 사랑의 개념을 첨가한다. 우연적이며 장난스러운 루두스 사랑, 집착하고 맹복적인 마니아 사랑, 계산적이며 현실적인 프라그마사랑, 짝사랑을 의미하는 크러쉬 사랑, 동물적이며 자극적인 포르노 사랑, 이렇게 세분을 거듭하며 사랑의 스펙트럼을 완성시켜간다.
3) 여백의 존재와 여백을 채우기 위한 세 가지 추상적 개념의 사랑(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허전했다. 그렇게 촘촘히 사랑의 여백을 매웠건만 사랑과 사랑의 이음새에 빈 공간이 있는 것이다. 그들은 고민했다. 이 공간을 다른 사랑으로 채우기는 그 간격이 너무 좁고 그대로 두기에는 여백의 존재가 너무 크게 부각된다. 고민하던 그들은 묘안을 발견한다. 이 간격에 새로운 색깔을 넣기에는 너무 미세하므로 획기적인 다른 방법이 제시되어야한다.
그들이 고안해 낸 묘안은 지금까지의 모든 사랑을 세 가지로 나누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세 가지 대 분류의 사랑에 엷은 세 가지 색을 칠하고 그것을 모든 사랑의 색깔위에 덧입히는 것이다. 그러면 기존에 분류된 사랑의 강한 색깔은 부각되고 여백은 세 가지 엷은 색으로 채워져서 사랑의 여백은 소멸하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모든 사랑을 다시 세 가지로 나누었다. 즉 신뢰와 호감의 에토스사랑, 감성과 정서의 파토스사랑, 그리고 지성과 이성의 로고스사랑이라는 세 가지 색깔로서 모든 사랑을 다시 덧입혔다. 이제 여백은 없다. 드디어 빈틈없는 사랑의 모자이크가 완성되었다.
4) 다시 발견되는 여백(호모, 플라토닉러브, 아가페테)
이제 모든 사물과 이성(異性)과 관념까지도 사랑의 대상에 포함되어 어떤 사랑도 이 분류에서 빠져나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들은 또 새로운 사랑의 형태에 직면한다. 그들이 빠뜨린 것은 다름 아닌 동성애였다. 그들은 동성애를 넣어 사랑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면서 플라톤이 말하지도 않은 플라토닉 러브라는 새로운 사랑의 개념을 첨가한다.
사실 동성애(homosexual)와 플라토닉 러브는 같은 말이다. 세간에서는 플라토닉 러브를 이상적인, 정신적인 사랑으로 이해하고 있는 모양인데 실제 플라톤의 향연에 나오는 플라토닉 러브의 원형은 사뭇 다르다. 원전에서 등장하는 플라토닉 러브라는 것은 원래 동성애적 사랑, 즉 미소년, 어린 소년을 사랑하는 동성애적 사랑을 전제한다. 플라토닉러브는 플라톤이 당시에 만연했던 동성애를 좀 이상적으로 철학적으로 슬쩍 미화시킨 것이다. 플라토닉 러브를 지혜에 대한 사랑으로 미화시키기도 하는 데 플라톤의 본심은 당시 그리스에서 만연한 동성애, 대강 좀 하고 좀 철학적으로 사랑할 수 없는가하는 점을 논하고 있다. 알기 쉽게 말하면 동성애에서 육체적 접촉을 빼면 플라토닉 러브가 되며 플라토닉 러브는 여성에는 해당되는 개념이 아니다. 그리고 플라톤 자신도 동성애자로 알려져 있다.
인본주의자들의 사랑의 분류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 호의적 상대에만 사랑을 연결시킨 것이 아니라 나아가 원수나 적에 대해서도 사랑의 대상으로 삼았다. “네 원수를 사랑하라!!” 그들은 성경에 나오는 사랑(아가페테)를 원용하여 적과 원수를 향한 사랑으로서 아가페테 사랑까지 사랑의 범주로 설정했다.
이제 사랑은 남녀 이성(異性)간의 사랑에서 자연과 사물에 대한 사랑, 그리고 정신과 관념에 대한 사랑을 넘어 인간 동성(同性)까지도 사랑의 대상이 되었으며 원수와 적마저도 사랑할 수 있는 만능의 사랑 스펙트럼이 완성된 것이다. 이 옷만 입으면 어떤 사랑도 다 가려지는 통 큰 파자마 같은 그런 알록달록한 커다란 사랑의 옷이 완성된 것이다. 도무지 애매해서 종잡을 수 없는 추상적인 3가지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 개념을 제외하면 사랑의 파편은 에로스, 필리아, 스토르게, 아가페, 루두스, 마니아, 프라그마, 크러쉬, 포르노, 호모, 플라토닉러브, 아가페테, 합하여 모두 12쪽에 이른다. 그 외에도 더 있지만 도무지 난삽해서 더 취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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