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예씨와 안중에 사시는 형님댁에 갔다.
형님은 내가 꽃가게를 시작 할 무렵에 만났으니 안지가 어언 이십 여년이 된다.
당시 마산에서 안산으로 이사 오셔서
할 일도 없고, 갈 곳도 마땅찮았는데 우리 꽃집을 드나들게 되면서 큰 의지가 되었다고 하시며
늘 고맙다하신다. 가끔 가게도 봐 주시고 일도 도와주셔서 내가 더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도 말이다.
안중으로 이사 가신지는 십 여년이 다 되어 가는데 해마다 가을 지나고 나면
온갖 것을 다 챙겨다 주신다
이번에도 수세미물, 흰민들레 엑기스,
된장, 청국장, 묵나물, 볶은 옥수수. 깻잎장아찌, 냉이장아찌, 묵은김치
도토리묵, 그리고 키우시는 콩나물까지 시루째 들려주셨다.
뭐라도 한 가지 더 챙겨주시려는 형님을 보면 마치 친정붙이 같은 기분이든다.
저만큼 챙겨주셨으면서도 보내놓고나니 냉동실에 냉이있는 것도
못 줬다고 안타까워하신다.
이 고마움을 어이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