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옥이는 꽃집을 하게 되면서 알게 되어 친하게 지내는 아우인데, 내 뜰에봄 꽃집에 오기만 하면
가게 청소를 해준다.오늘도 청소를 하면서 널부러진 신문지 중에 한 장을 챙겨서 탁자위에 얹었다.
나목의 숲 벤치에 여인이 앉아있고, 그 나무 아래는 낙엽이 자북히 깔려있는 정경의 사진이 실려있다.
예전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던 초원의 집 여인들이 쓰던 모자와 같은 모양의 모자를 쓴 여인이 무척이나 아름답고,
그 여인과 조화를 이룬 풍경 또한 너무 멋졌다.
나는 아무 말도 않고 가위로 그림을 잘라 탁자 유리 밑에 끼워 넣었다.
희옥이가 바닥을 쓸다말고 돌아다보면서 '형님, 고맙습니다' 그런다.
" 뭐가 고맙노?" 라고 물으니, 자기가 좋아하는 거 형님인 내가 좋아 해 주니 뭔가 통하는 기분이 들어
너무 반갑고 고마운 기분이란다. 하고선 " 형님도 그럴 때 있죠? " 그런다.
'...그래, 그렇고 마고다. 내가 좋은 거 상대방도 좋아하면 막 행복해 지는 그런 기분 ^^*
같은 느낌을 가짐으로써 덥석 다가드는 친화감, 나도 안다.
이렇듯 복잡하고 분주한 세상이어도 누구나 조금쯤은 쓸쓸하고, 헛헛하여 마음 한자락 기대고 싶은 가슴이 필요한 듯싶다.
아주 작은 사소함으로나마 서로 통한다는 것, 자기를 이해하고, 인정해 주는 이가 있어 기댈 곳 있다는 사실은 참 든든하고
행복한 요소임이 틀림없겠다.
2003 년 1 월 4일 ㅡ 뜰에봄
* 새벽에 일찍 잠이 깨어 지난 어느 구석을 뒤적여 보니 이런 글이 나온다.
벌써 5년도 넘게 지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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