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난 뒤 오후 목적지는 다랑쉬 오름이었다 , 다랑쉬 오름으로 오르는 계단이다.
사실 배꽃여인과 올레길을 걷기전에 올라 보자며 검색까지 해 두었던 곳이다.
하지만 그리 하기엔 무리가 있는 코스라 배꽃 님은 벌초하기 전 날을 기해 다녀 왔다고 했다.
나는 다랑쉬 오름이 땡겨 애초 용눈이 오름인가로 계획해 놓았던 코스를 제주운영위원을 꼬드겨 다랑쉬오름으로
정하는데 성공! (이건 비밀인뎅...나도 입이 싸서큰일이다.)
'다랑쉬'란 분화구가 마치 달처럼 둥글다고 한 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국립지리원 지형도에는 한자로 월랑봉(月郞峰)이라 표기돼 있는데, 추석 달맞이에 그만인 오름이기도 하다.
지형도를 보면 다랑쉬오름의 등고선은 하나의 점을 중심으로 그린 동심원(同心圓)의 집합같다.(다랑쉬오름 정보에 적힌 글)
오름의 여왕이라고도 한다는데 과연 툭트인 조망이 너무 멋졌다.
가장 높은 곳에 이르러 아래를 내려다보니 가슴속까지 시원해 지는 듯했다.
조금 내려오니 양 평으로 억새가 흐드러진 길이 나타났다.
제주 회원 페일라 ~ 젊고 예쁜 아가씨
들꽃찾아 님과 페일라 님이 바람에 나부끼는 억새 속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분화구를 배경으로..
서귀포쪽이라나, 바닷가에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사뭇 이색적이다.
뒤를 돌아보니 갑자기 언덕 너머에서 사람이 불쑥 나타나 사징끼로 이 쪽을 겨냥하고 있었다.
저는 잘못한 것 없시유,
다랑쉬오름에는 솔체, 절굿대, 며느리밥풀, 갯쑥부쟁이, 야고 같은 꽃들이 피어 꽃님들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진다
앞에 보이는 오름이 아끈다랑쉬 오름이다,.아끈다랑쉬 오름이란 뜻은 새끼다랑쉬오름이란 뜻이란다.
자그마한데 정말 다랑쉬오름을 많이 닮은 것 같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저곳까지 갔다 오는건데,,,아쉽다
내려가는 길은 올라오는 길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 솔직히 오르는 길은 너무 가팔라서 좀 힘들었다.
올레길 걷는 날, 다랑쉬오름에 오를 계획이었는데 그랬으면 안 될뻔 했다
시간상으로도 그렇고 체력도 다 소모했을 것 같다.
무산님 생일이라는 정보가 입수되어 파란리본 님이 쵸코파이 케잌을 준비해 와서 깜짝 생일상을 차렸다.
샴페인도 사 놓았는데 까먹고 안 가져 오셨단다. 예전에 황매산에서 온리원 님 생일축하를 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축하 할 건수만 있으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인디칸들이다.
다랑쉬 오름 아래엔 억새며 여뀌가 흐드러졌다.
저 벌판에서 한 나절 머물러도 좋으련만... 떠나와야 할 시간이 그저 아쉽기만 하다
바람소리 님과 채하는 가위바위보 를 하면서 징검다리 건너기를 하고 있다.
짐시 지켜본 바,바람소리 수준에 딱 맞는 놀이인 것 같다.
다랑쉬오름에서 내려와 바닷가에 이르렀다.
네 명의 찍사들이 한 곳을 겨냥하고 있다. 마주 쏴인가??
연두는 뭐가 저리 좋을꼬? ...다들 행복한 모습들이다. 하기사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 |
바다풍광이 하도 좋아서 나도 증명사진을 찍어 봤다.
이 사진을 보며 딱 두 사람이 ' 에혀, 뜰에봄 꽃무늬 좋아하는 건 못 말리~바람막이 잠바까지 꽃무늬네 ' 하지싶다.
사실 저 꽃무늬 잠바는 백화점에 걸린 걸 보는 순간 삐리리~~
하지만 집에 저 정도 얇기의 바람막이 잠바가 있으니 참아야 하느니라 , 마음을 다잡고 그냥 돌아왔는데
글세 저 꽃무늬가 눈에 아른거려 다시 가서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는....
산내 님 가족이다. 나는 사실 이번 제주 정모시에 산내님 가족을 만날 기대로도 마음이 설레였다. 산내 님과 나하고는 특별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인연이다. 3 년 전 봄에 산내 님께서 전원주택을 지으신다며 정원에 심기 알맞는 수종을 알려 달라는 게시물을 올리셨는데 내가 댓글을 올리고 보니 쓰는 사이에 앞서 다른 분이 비슷한 의견을 올리셨길래 내 댓글을 삭제 한다는 것이 그만 본문 자체를 삭제하고 말았다. ( 그 당시에 글 삭제 권한이 있는 운영위원이었던 탓) 당시 산내님께선 가입하신지는 좀 되었지만 활동도 거의 안 하시던 분이라 더욱 황당하고 죄송한 마음 금할 길이 없었다.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땀난다. 그래서 내가 "어떡하면 좋아요, 너무 죄송해요....어쩌고 저쩌고.." 전화까지 드리게되고 산내 님께선 "괘안심더, 또 쓰면 되지요 " 운운하는 얘기가 오간 끝에 산내님 홈피까지 가 보게 되었는데 오잉? 거기서 십 몇 년 전 내가 부산에서 한 아파트 한 통로에 살면서 형님이라 부르며 친하게 지내던 분의 이름이 있었다. 이름이 워낙 특이해서 다른 분일 리가 없다 싶어 여쭤봤더니 그 형님이 바로 산내 님 장모님이시라고 했다. 내가 서울로 이사 오고나서 부산에 다니러 갔을 때 형님이 손녀라며 애기를 업고 계셨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 애기가 바로 사진 속에 예쁘게 웃고 있는 채하였던 것이다. 사람 인연이 여섯 단계만 거치면 다 아는 사이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사연이 너무 긴가? 하지만 이건 소설 1부에 지나지 않다. |
바닷가 한 군데를 돌아보고 오늘 길인데 누가 함덕해수욕장 이야기를 하자 그 곳에도 잠깐
들러보기로 했다. 그 바다로 가는 길엔 분꽃이 한 무더기 피어있었다.
저 꽃빛 고운 거 좀 봐라~ 향기는 또 얼마나 좋은지...
물푸레 님께선 분꽃 하나를 따서 꽃피리를 불고 계신다.
효원 님께선 소년처럼 천진하신 물푸레 님의 행동이 신기하신가 보다. 어쩌면 어이없다 싶으신지도 모르겠다.(원래 그런 분인뎅...)
분꽃으로 꽃피리 부는 걸 좀 배울 걸...나는 분꽃에 홀려서 당시엔 그 생각도 못했다.
돌아오는 길에 불어 봤는데 소리가 안 나더라는..
파란리본 과 분꽃밭에 앉아보았다.
꽃분홍 분꽃에 파란리본이 달리니 더욱 예쁘다.
저 분꽃 때문에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니 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카메라 앞에는 한 패의 인디칸들이 "개구리 뒷다리~~ " 하면서
웃음을 짓고 있는데 그 모습은 미루어 짐작해 보시라.
제주에 갔는데 돌하루방 사진이 한 장 정도는 찍어줘야 예의지.
날이 점점 어두워오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 아무래도 날씨가 심상찮다.
내일은 맑아야 할텐데..
바닷가를 빠져나오는 길이다. 저녁 먹고 헤어질 일만 남았다.
이틀 동안 인디카 동우회님일행 을 실어나른 버스이다.
곳곳을 우리들을 안전하게 태워주신 기사아저씨도 저 버스도 고맙다
더구나 내가 총무일을 맡고 있는데 까먹고 여행자 보험을 안 넣어 내내 신경이 쓰였는데
무사히 정모를 마치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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