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랑이 머무는 뜰

연가의 막간:유럽견문록(6)-범신론과 페니키아_

뜰에봄 2010. 12. 17. 04:06

 

유럽이란 이름 마저 한 나라의 공주이름을 따서 지었고 서구 문명을 기록하고

전승했던 글자 마저 한 나라의 알파벳을 근거로 만들게 헸던 그 나라..

진정한 유럽 문명의 시발은 그리스나 로마보다도 페니키아로 잡는 것이 더

사실(史實)에 부합하는 지도 모릅니다.

 

페니키아는 그 자체의 이름보다도 오히려 카르타고의 존재로서 설명하면

더 이해가 쉬울 수도 있습니다

카르타고는 아프리카 북부 연안을 거의 점령하고 스페인 남부까지 점령한

대국이었으며 그리스와의 포에니 전쟁으로 더 잘 알려진 나라입니다.

그런데 이 대국 카르타고가 바로 페니키아의 식민지였다는 사실입니다.

 

B.C. 7~5 세기 동안에 페니키아는 앗시리아(앗수르)에 의해 멸망당합니다.

그리고 페르시아, 헬라의 알렉산더 대왕의 침공이 계속되자 페니키아는

카르타고로 이주하여 활동무대를 옮기게 되는 것입니다.

 

페니키아를 침공한 앗수르는 바벨론에게 멸망당하고 바벨론은 페르시아에게

그리고 페르시아는 페니키아 문명을 전수 받은 헬라, 즉  알렉산더 대제의

침공을 받아 멸망합니다    

페니키아의 문명을 전수받은 그리스는 헬라 문명을 일으키고 알렉산더 대제에 의해

전 세계에 헬레니즘이란 이름으로 그리스 문명을 수출하게 됩니다.

 

헬라문명은 알렉산더 대제의 지배 루트를 따라 서구 사회 뿐 만 아니라 동양에 까지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알렉산더 대제는 서구 유럽의 대부분을 점령하고 인도까지 원정하여

헬레니즘을 전파합니다.

 

헬레니즘은 인도에 조각과 부조와 미술을 전수하여 인도는 이를 바탕으로

소위 간다라 미술로 일컬어지는 독특한 불교 미술을 완성시킵니다.

인도의 불교는 알렉산더의 헬레니즘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불상과 불화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헬레니즘에 의해 부처는 조각이 되어 비로소 앉아서 손가락을 짚게 되고

머리에 광영을 두르게 되고 탱화속의 보살들이 생겨나게 된 것입니다.

 

알렉산더 대제는 정복하는 곳마다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를 세웠으며 그 자신이

지식인이었으므로 무력에 의한 강압적인 지배만을 주장하지 않고 지역 고유의 정치,

문화를 존중하는 유화정책을 펴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복 사업의 과정에서 알렉산더 대제가 의도하지도, 의식하지도

못했던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것은 헬레니즘의 세계화는 동시에 범신론의 세계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알렉산더 대제는 헬레니즘 문명의 신봉자로서 우수한 헬라문명의 세계 전파와

그로 인한 세계의 문명적 통합을 염원하였으나 그 과정에서 광범한 범신론적

사상이 같이 전파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 자신도 느끼지 못했던 것입니다.

 

알렉산더 스스로 그리스 신화를 자기 민족의 고유 신화로서 착각하고 있었으며

그 속에 치명적인 범신론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 범신론이 페니키아에서 메소포다미아에서 천년의 세월을 두고 서서히

그리스로 침투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단지 페니키아나 메소포다미아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근동의 종교들이

범신론이었다면 그리스와 로마의 종교는 그 보다 훨씬 정리된 다신론

으로 섬기는 신의 숫자가 대폭 감소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스의 범신론, 또는 다신론을 가장 선명하게 설명하는 행사가 바로

올림픽입니다.

 

본래 그리스의 4대 제전이란 올림피아에서 제우스를 모신 올림피아제,

델포이의 아폴로신전에서 지냈던 피티아제(BC 582), 코린트의 바다신(神)

포세이돈을 모신 이스트미아제(地峽祭, BC 582), 제우스를 위한

네메아제(BC 573)를 가르킵니다.

 

올림픽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그리스 4대 제전 중

올림피아에서 주신(主神) 제우스를 모신 올림피아제가 도리스인이 올렸던

제의(祭儀)로서 올림픽의 기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무렵 페니키아에서 문자가 전해졌으며 우승자의 이름이 최초로 기록되기

시작합니다. 

우승자의 이름이 최초로 기록된 BC 776년 대회를 제1회 올림픽으로 하였고

이것이 오늘날의 올림픽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입니다. 

 

피티아제는 고대 그리스에서 아폴로 신을 기리는 의미로 거행되던 체육과

음악 시합으로서 주로 델피 신전에서 열렸으며 이스트미아제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을,

네마아제는 제우스 신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열린 운동과 음악대회였습니다.

 

이 네 제전 중 올림픽만이 살아남아 오늘날 까지 체육을 통한 소통과 통합의

장으로 세계적인 축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래의 올림픽은 위에서 나타난 대로 여러가지 신화속의 신들을 섬기기위해

인간들이 벌리는 재롱잔치적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즉 신들의 축제입니다.

 

옛사랑이 어릴 때 뉴스를 통해 인상적으로 보아 왔던 장면은 올림픽 성화를 그

리스 올림피아 현지에서 흰 옷을 걸친 순결하고 아름다운 처녀들이 도열한 가운데

채화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도열한 여인들의 모습에서 순결함을 느꼈던 어린 시절 옛사랑의 동경은

착각이었습니다.

그녀들은 순결한 신분이 아니었습니다.

 

채화 때 도열한 흰 옷을 입은 아름다운 여인들은 신전을 지키는 여제들이었으며

그 독특한 신분은 본래 그리스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여제들은 신전 창기(holy prostitute)라고 불리는 근동, 특히 페니키아에서

그리스로 이식되어온  수입된 제의(祭儀)  의식의 집행녀들이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