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 이만기씨가 공황장애로 밖에도 못나가고 두려움에 집안에서만 갇혀서 한동안
고생했다는 얘기도 놀라운 일이다.
K-1의 세계적인 격투사 최홍만 선수가 밤에 자다가 깨면 어떤 공포감 때문에 불을
켜놓고 자야만 잠이 든다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낮에 빛 속에서 행하는 자기의 모습과 밤에 어두움이 오고 자기 만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자신의 본 모습은 이렇게 상반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각자는 각자의 감옥에 갇혀있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이 어둡고 듣기 싫은 암울한 스토리는 계속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연가에서 지금의 이 암울하고 칙칙한 이야기는 생략할 수 없는 사건이다.
뮤트는 아주 극단적 처방을 생각하고 있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머릿속의 결단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극단적 구상은 금방 좌절된다.
뮤트가 아들 둘을 불러서 비장한 표정으로 일장 훈시를 했을 때 그 내용을 유심히 들은
아내는 사태의 심각성을 바로 깨닫는다.
뮤트는 곧 정신과 병동에 격리되었으며 의사를 설득하여 통원치료를 하는 것을 조건으로
이 주간의 입원생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항 우울증 치료제라는 것은 수면제는 아니지만 수면제보다 훨씬 더 사람을 수면상태로
유도하는 약이다.
그 약을 복용하면 늘 가수면 상태에 빠져서 하루 종일 자는 것도 깨는 것도 아닌 상태가
유지된다.
그렇게 혼돈된 가운데서도 뮤트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
그것은 치료로 인한 감시때문에 뮤트가 구상한 무사(武士)적 죽음이 방해받았고 무산될지
모른다는 황당한 걱정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들은 죽음을 머릿속에서만 그리는 자들이 범하는 한심한 오해에
불과한 것이 곧 밝혀진다.
뮤트는 항 우울제와 알코올을 같이 섭취하면 심각한 부작용에 빠진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그만 지인과 함께 폭음을 하고 혼수상태에 빠지는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실려 갔을 때 뮤트가 죽음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의
본 모습이 어떤 건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
정신이 아득해 지며 뮤트는 드디어 죽음이 왔다고 생각했다.
뮤트가 죽음에 직면하여 느낀 특별한 감정, 그것은 한 마디로 말하면 두려움이었다.
뮤트가 경험한 죽음에 대한 느낌은 두려움으로 시작해서 두려움으로 끝나고 있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이 두려움은 처음에 밤톨만큼 시작하여 구급차가 병원에
접근할수록 눈덩이처럼 커져갔으며 병원에 도착해서는 뮤트는 완전히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뮤트는 그 초급한 와중에서도 또 생각한다.
“왜 이렇게 두려울까. 왜 너는 두려워하는 것인가?”하고 끝없이 자신에게 묻고 있었다.
“이제 이 지겹고 암울한 세상의 감옥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쉬면 그만인데 도대체 너는
왜, 무었을 두려워하는가” 하고 끝없이 반문하고 있었다.
그리고 합리적인 생각과 근거로서 자신을 설득하고 두려움을 물리치고자 하였다.
그러나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뮤트는 심전도 검사를 위해 침대에 실려 급히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두려움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있었고 그 와중에서도 뮤트는 힐끗 “아내에게 미안하다.”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자식은 생각나지 않았다.
단지 그 동안 아내에게 잘못했다는 오직 한 가지 회환이 걷잡을 수 없이 치밀어 올랐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인 중 한사람이 죽으면서 “사랑했다고 전해 주세요”라며 유언을
남기며 숨을 거두는 장면을 희미한 미소로 하잖게 여기던 뮤트였다.
그러나 이제 그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단지 유언이 있다면 사랑한단 말 대신에 “아내에게 그동안 많이 잘못했다고 수도 없이
말하며 죽었다고 전해주세요”라고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말을 전할 사람이 그 병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술 마시던 동료는 심전도 검사실 밖에 있었고 간호원에게 그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뮤트는 간호원에게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내 손을 좀 잡아주시요”라고..
그것은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라 산 사람의 손을 잡고 있으면 그 연결고리로 말미암아 죽음이
뮤트를 이승에서 갈라놓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구조요청이었던 것이다.
뮤트는 어쨌든 그 때 죽지 않았다.
그가 다시 집에서 요양을 시작했을 때 뮤트는 참담해 하고 있었다.
뮤트가 죽음 앞에 직면했을 때 수 많은 영웅들이 죽음 앞에서 보였던 그 담백하고 깨끗한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자살을 생각한 주제에 사고사나 자연사 앞에서 그렇게 덜덜 떤다는 것은 모순이었다.
그는 자살에 대한 구상만 했지 실제 상황이 벌어지면 절대 죽을 인간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비겁하고 더러운 인간!” 뮤트는 어이없이 자신을 자학하고 있었다.
너무 갑자기 당한 상황이었으므로 그런 옹졸한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어쩌면 죽음은 연습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 앞에서 느낀 그 두려움의 실체에 대해서 뮤트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냥 그 죽음의 동굴에서 역사 속에서 앞 서 죽어간 셀 수도 없이 많은 인간들처럼
그냥 그렇게 편안히 잠 들면 되는 것이었다.
응급실에 간 것은 죽음의 입구, 편안한 죽음이 예비된 막힌 동굴의 입구에 불과했는데...
뮤트여!.. 그대는 왜 두려워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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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단 병원으로 옮기면
가족들의 보호 안에서
관심 속에서
더 편하고....
덜 외롭게....
덜 아프게....
병원 생활 해 나가시길 바래요.
이번 기회를 통해
뮤트님의 가족들이
더 끈끈한
가족애로 뭉쳐졌으면 합니다~~!
가족들이 엄연히 알아서 잘 해 드릴텐데..
전 왜 여기서 이렇게 안절부절하는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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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계시록 특강이 있어서 새벽에 두 시간이나 차를 몰고 열심을 떨었죠..
점심시간이 되자 다들 끼리끼리 도시락(도시락은 지급이 되거등요)을 먹더라구요.
부부들 친구들..동료들 이렇게 재미나게 이야기 하면서..
앞자리에서 뻘줌 혼자 우물 우물 먹다가 갑자기 외로워 울음이 왈칵 났어요.
나만 혼자라는 생각에..ㅠㅠ
이상한 건요.
병원에 계신 뮤트님 생각하자 처음에는 눈물이 쏙 들어 가는거 있죠..
나 보다 더 외로우실텐데..
그런데 뮤트님 생각하면 할 수록 눈물이 더 쏟아 졌답니다.
질질 울면서 밥을 먹었는데 사람들이 혹시 눈치채지는 않았는지 걱정..ㅠㅠ
맨 앞자리라 못봤을 법도 한데....
오전에는 정말 열심히 들었는데..
오후 시간에는 강의도 귀에 안 들어오고.
내내 뮤트님 생각만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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