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

그리움의 섬 ㅡ 사량도

뜰에봄 2012. 5. 30. 08:59

 

 

 

 언제부터 한번 가봐야지 하고 벼뤄왔던 사량도였는데 마침 크리스토퍼 산악회에서 간다고 해서 얼른 신청을 했다.

나에게 있어 사량도가 그리움의 섬으로 자리 한 건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 '그리움을 위하여' 를 읽고부터인 듯 싶다.  

 "칠십에도 섹시한 어부가 방금 청정해역에서 잡아 올린 분홍빛 도미를 자랑스럽게 들고
요리 잘하는 어여쁜 아내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풍경이 있는 섬, 그런 섬을 생각할 때 마다 가슴이 저리고 그리움이 샘물처럼 고인다." 고 박완서 선생께서 그리  말씀하셨는데 난들 어찌 그 섬이 궁금하지 않고, 그리워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인가 나는 사량도를 사랑도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사량도 란다.

내가 제일 무서버하는 뱀이 누워있는 모습을 한 섬이라나,

 

 사량도로 가기 위해 안산에서 밤 11시에 출발했다.  다음 날 아침 07시에 배가 있단다.

사량도는 경남 통영시 사량면 돈지리 인데 사량도로 가는 배는 삼천포에서 탄다고 했다.

마침 연희도 함께 가게 되어 더욱 좋았다.

 

 

 

 호수공원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연희와 나란히 앉아 자다 깨다를 반복하며 사량도 여객터미널에 닿으니 어느새

날이 희붐하게 밝아 왔다.  시간이 너무 이르다며 차에서 좀 더 쉬라고 하기에 식당에서 아직 아침식사 준비가 안 되었 보다

 했는데 조금 지난 후 나오라고 해서 밖으로 나갔더니 테이블에 아침식사가 차려져 있었다.

 김치찌게 맛도 일품이었고, 밑반찬도 너무 맛있다 싶었더니 권순범씨 부인께서 직접 장만한 거라고 했다.

김치찌게는 오래 끓일수록 맛있다고 4시간을 끓였다네.

 

 

 

 

만나면 좋은 사람!

 

 

 

 

식사를 하는 중에 저 멀리 산등성이에서 아침해가 솟아 오르고 있었다.

 

 

 

 

다들 밥 숟갈을 놓고 사진 찍기 바쁘다.

관광버스에 저 테이블과 의자를 다 싣고 온 것이다. 

 

 

 

 

신연희 인증샷

 

 

 

 

 

 

 

 

 

공중화장실에서 다들 양치질까지 마치고 사량도로 떠날 채비에 임하고 있다.

 

 

 

 

 

 

 

저 건너 편으로  삼천포대교가 보였다.

 

 

 

 

화력발전소라고 했다.

 

 

 

 

 

 

 

 

 

    

 

40분 쯤 걸려 사량도에 도착했다.

기념사진을 찍고 A 코스와 B 코스로 나뉘었다. 즉 난이도가 높고 구간이 긴 곳과 짧은 곳으로 나눈 것이다.

다리 기럭지도 짧고, 체력도 저질에 속하는 나는 쉬운 코스를 택했다.

 

 

 

 

기분좋은 웃음 ^ㅡㅡ^

돌아 올 때 저 할매한테 취나물 오천원어치를 샀다.

 

 

 

 

천막을 치고 장사하는 집인데 앞에 꽃을 한 상 차려 놓았다.

저렇듯 꽃을 가꾸는 손길이면 음식도 제대로 할 것 같다.

 

 

 

 

출발!  보무도 당당하게!!

 

 

 

 

길 가에 꽃양귀비가 곱게 피어있었다.

 

 

 

 

작은 섬마을 집들 벽에 그려진 그림이 정겹다.

 

 

 

 

저 아이들은 훗날 아빠와  함께 했던 시간을  얼마나 행복하게 추억하게 될까?

 

 

 

 

"새로 산 내 머리핀이 너무 예뻐 보였나봐

꽃들이 앞 다투어 머리핀을 꽂았어요. "

~ 동시도 그림도 너무 예쁘다.

 

 

 

 

저 집에는 진짜로 아기가 엄마 품 속에서 낮잠이라도 자고 있을 것만 같아

발걸음을 살살 내딛으며 지났다.

 

 

 

 

이름 난 화가가 그린, 뜻도 잘 알 수 없는 추상화 같은 그림보담도 나는 이런 그림을 보는 게

더 즐겁고 행복하다.

 

 

 

  저 생명력 좀 봐라, 옆으로 넘어져서도 꽃을 피우네.

 저걸 보고 사진을 찍을 생각만 하고 왜  바로 일으켜 세워 줄 생각을 못 했나 모르겠다.

 나는  늘 꽃을 사랑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 자부해 왔는데...부끄럽다.

 

 

 

 

시멘트 돌틈 사이에서 저렇듯 푸짐한 꽃무더기를 이루다니...

괴불의 생명력이 놀랍기 짝이 없다.

 

 

 

 

 

 

 

 

 

 허물어진 벽을 보며 오래 전 남해 작은 어촌에서 촌로들이 사는 집 지붕이나 허물어진 벽을 고쳐 주며 살고 싶다고 하던

 한 건축가를 떠올렸다.  아름다운 주택을 지어 대상을 받은 적도 있는 그이인데 만약에 저런 벽을 보게 되면

 그 자체로 아름답다고, 어찌 손대야 할지  고민을 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량도 어촌 마을이 내려다 보이자 다들 기념사진을 찍었다. 연희도 한 장..

나중에 보면 이런 정경은 아무것도 아닌데...ㅎ

 

 

 

쁘잉쁘잉~~

크리스토퍼 교육을 받고, 집행부에서 함께 활동하며 정이 들어 결혼한 기제씨와 미진씨인데  두 사람이 참 잘 어울린다.

 

 

 

 

미소도 마음도 어여쁘기 그지없는 연희

 

 

 

 

 

 

 

 

 

 

 

 

점심시간.

연희와 나는 무박 산행이라고 음식이 상할 것을 염려하여 김치주먹밥과 빵을 싸 가지고 갔는데

다들 가져 온 음식들을 보니 홍어무침에 쌈까지...푸짐하기 짝이 없었다. 니꺼 내꺼 가리지 않고 나눠 먹는점심이 어찌 그리 맛있던지...

 

 

 

정광일, 김영순씨 부부

 

 

 

저 구간은 제법 가팔라 보이지만 돌이 발 딛기가 좋아서 받줄을 잡지 않고 오르는 것도 가능하다.

 

 

 

너무나도 아름답고 평화로운 정경이다.

 

 

 

 

다들 가마봉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나보고도 가서 앉아 보라고 하기에 가마봉 표석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는....

 

 

 

 

저 건너편 산봉우리가 옥녀봉인데 산행의 마지막 목표지점이다.

 

 

 

여기가 진짜배기 난코스였다.

예전같으면 겁없이 다가갔을 터인데 이제는 순발력도 떨어지고 기운도 딸리는 나이라

무척 조심스러웠다. 돌아갈까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밧줄을 잡고 봤더니 내려가 지긴 했다.

 

 

 

여기가 옥녀봉, 사량도 등산의 백미로 꼽힐만한 곳이다.

그런데 저 곳을 오르는 줄타기도 만만치가 않았다.

 

 

     

 

 

 

 

 

내려 오는 곳도 수직으로 깍아지른 절벽이었지만 그래도 나무 계단이 놓여있어 다행이었다.

 

 

 

먼데서 바라보면 완만해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다.

 

 

 

내려 오는 길은 계속 돌길이었다.

발빝에 잘그락잘그락 소리를 내며 걸었다.

 

 

 

드디어 신작로에 도착했다. 다들 물이며 커피를 사 마시기 바빴다.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다가 말고 트럭을 탔다.

두번 실어 나르는데 4만원을 줬다고 하는 것 같았다.

 

 

 

몇 사람은 선착장 주변에 도착해서 배를 기다리는 동안 평상에 누워 단잠을 이루고 있네.

밤새 버스타고, 등산을 했으니 저리 고단할 수 밖에...

 

 

 

 

 

 배를 기다리는 동안 연희와 나는 동구나무 아래 벤치로 가서 쉬었다.

같이 앉아 있다가 연희가 ' 언니 졸려' 하더니 내 무릎을 베고는 이내 곤히 잠들었다.

밤에 버스에서 닾으려고 가져왔던 스키프를 꺼내어 덮어 주고 연희 머리를 쓰다듬어 주다가 나도 모르께 깝북 달게 졸았다.

햇볕은 쨍하고, 바람은 선선했다.

 

 

 

 

이제는 사량도를 떠나야 할 때.

 

 

 

다시 배를 타고 뭍에 이르니 미리 운전기사에게 부탁해서 사 온 회라며 잔뜩 차려 내어 놓았다.

회도 얼마나 맛있던지...50만원 어치라는데 40 명이 싫컷 먹었다.

 

 

* 오후 5시 쯤 출발하여 밤 10시 조금 넘어 안산에 도착했다.

사량도에선 등산을 하느라 박완서씨 소설 속의 섹시한 어부며 그 색시를 떠올릴 겨를도 없었지만

산등성이에서 내려다 보이는 다도해의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흡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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