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살

무심재 여행 (9월13일)ㅡ지리산 다랭이논의 가을빛과 노고단의 운해와 야생화

뜰에봄 2013. 10. 11. 15:17

 

 

 

 

 

 

 

 

 

 

 

 

 

 

 

 

 

 

 

 

 

 

 

 

 

 

 

 

 

 

 



가을의 빛이여 그대는 어디에서 오는가
이슬 젖은 들녘의 풀섶에서 오는가
풀여치의 여윈 울음소리에서 오는가
둠벙에 스미다 가는 마알간 하늘빛
끝모를 그리움에서 오는가

그 옛날 내가 벌거숭이처럼 우쭐거릴 때
등뒤에서 웃던 흰구름이여
긴 그림자 산그늘에 저물고
굽은 밭고랑 너머 석양빛이 흩어져 갈 때
나의 가슴에는 알 수 없는 노래가 흘렀으니

가을의 빛이여 그대는 어디에서 오는가
돌아갈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오는가
멈춰지지 않는  운명의 굴레 속에서 오는가
나 이제 두려움 없는 열망의 노래를 안고
닿을 수 없는  저 찬란한 시간 속으로  가나니

그리웠던 청춘의 날들이여
종착지를 모르고 떠도는 여행자처럼 흘러가노니
지난날 황홀하게 안아주었던 가을빛의 바다여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들녘의 노래여
나를 그대의 가슴 깊이 껴안아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