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의 맥문동 숲은 사진으로만 보다가 처음 보았는데
생각 보다 넓고 소나무와 잘 어울리고 멋졌다.
단지님 말씀으로는 올해는 다시 정비를 해서 다른해 보다
덜 멋지다는데도 나에게는 커다란 감동이었다.
사진에 관심이 있고 좀 찍는다고 하는 하는 사람들은 이 계절에
이곳에 와서 맥문동 숲을 사진으로 남겨 두는 것을 하나의 행사로
둘 정도로 유명한 장소이다.
거기다가 새벽에 안개가 자욱히 깔린 사진이라면
최고로 쳐 주는 것이지만 그것을 맞추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이 맥문동 숲의 좋은 포인트자리에는 벌써 초저녁부터 카메라를 대기시켜 놓고
새벽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남편도 그 중에 하나라 집에서부터 카메라며 삼각대 베터리등을 꼼꼼히 챙기고
나는 남편이 멋진 사진을 찍어 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에
사진 찍는 것에 대한 것은 모두 맡겨 놓고 함께 모이는 분들에게 어찌하면
맛있는 것을 해서 먹이고 즐길 것인가에 온 마음이 쏠려서
먹을꺼리 마련에 즐거웠다.
또 택배도 해서 보내놓고 가야해서 준비하고
우리가 먹을것도 준비해 가지고 가야했기 때문에
좀 일찍 가기로 했던 일이 점심을 먹고도
한참후에야 길을 떠나게 되었다.
우리집에서 상주의 맥문동 숲까지는 2시간 반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단지님 내외분이 좋은 야영장 자리를 주선해 주셨는데 바로 맥문동 숲 옆이었다
단지님 댁에서 자도 좋다고 하셨지만 야영을 해야만 하는 이유는
새벽시간 만약 물안개가 피면 바로 사진을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맥문동 사진을 찍으러 많은날은 관광차로 한대씩 오기도 하기에
가까워도 새벽에 오려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창녕에서 은재씨네 가족이 퇴근하자마자 출발하여 우리 다음으로 빨리 도착했다.
남자들은 텐트를 치고 밥 먹을 자리를 마련했다.
은재씨네 아이들도 한 몫해서 확실한 남자라고 ~
오늘의 메인요리는 닭볶음탕이 아니고 돼지고기 목살을 삶아
쌈과 함께 먹기로 했다.
요즘 쌈이 맛있어서 매끼 쌈을 먹는데도 여전히 당기니 그도 괜찮은 일이다.
우리가 흔하게 여기는 상추는 생각 보다 많은 약성을 가진
약선음식 재료로 유용하다.
목살을 삶는 곳에는 잔대와 황기, 사과, 계피등 몸에 좋은 것들도
함께 넣고 삶았다.
다같이 손을 써서 음식들이 하나 둘씩 만들어져 간다.
집에서도 하는 일이지만 이렇게 야외에 나와서
함께 음식을 마련하면 재미있고 대충해도 맛나다.
그런데 밥 준비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웃겨 죽겠다고
좀 보라고 해서 보니 종민이네 텐트가 본부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외롭다고 가까운 곳으로 옮기는 중
식구가 많을 것이 이럴 때 참 유익하다.
그런데 조그만 종민이가 자기도 거들겠다고 옷 보따리를 둘러 메고
텐트 한 귀퉁이를 들고 커다란 신발을 질질 끌고 가고 있다.
이제 밥 준비도 거의 다 되었고 오기로 한 팀들이 와야 하는데
어둠이 완전히 내려 앉아도 소식이 없다.
모두들 퇴근을 하고 와야하니 생각 보다 늦어졌다.
저녁 먹기를 기다리던 아이들과 남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은밀하게 뭔가를 하고 있다.
무얼 하냐고 물어 보아도 대답도 않는다.
단지님이 살짝 머리들을 뚫고 들여다 보니 딱 우리들 어릴적 하던 일을 하고 있다.
우리차에는 남편의 군것질꺼리가 몇가지 있는데
그 중에 내고향친구 선희가 남편 아무렴을 위해 안 떨어지게 대 주는 양과자가 있다.
이것이 일하다가 허기질 때 좋아서 늘 가지고 다니며 먹는데
아마도 짐 어딘가에서 그것이 나왔나보다
아이들이 그 과자를 그냥 놔 두려고 ~
얼른 가져다가 몰래 먹는 중
과자 주인인 남편이 좀 먹자고 손을 대니 막내 종민이가
선심쓰듯 반개를 떼어 주더란다~~~
아무래도 너무 늦어 지는 것 같아
각자 전화를 해 보니 길을 잘못 들어 10시나 되어야들 도착이라고 한다.
단지님이 느타리된장무침과 쇠비름장아찌를 가져 오셔서
반찬이 늘었고 채소샐러드와 노각오이무침을 했다.
요즘 노각오이가 무쳐 먹기 아주 좋고 단호박도 한꺼번에 쪄서
먹기좋게 나누어 놓아 냉동실에 넣어 놓았다가
샐러드를 해 먹으면 딱 좋다.
단지님이 접시까지 찬조해 주셔서 즉석 뷔페로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야외 나와서 이정도 음식이면
아무도 부럽지 않을 듯~
요건 내 밥그릇인데 나는 밥은 조금 먹고 야채나 짜지 않은 반찬을 많이 먹는 편이다
특히 항상 샐러드소스를 해 놓고 샐러드로 배를 채우는 편
또한 음식 하나하나의 맛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모닥불 피워 놓고 옥수수도 구어 먹으며 마저 올 사람들을 기다렸다.
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어 여러군데 지인들에게 연락을 하거나
함께 가자고 연락을 주었던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갑자기 일이 생기거나 어디가 아프다거나 해서이다.
무슨 때이던지 계획을 세우고 함께 하다 보면 늘 내마음과 계획데로 되기란
쉽지가 않은 일이다.
이곳 캠핑장은 마을 노인회에서 운영 하시는데
샤워장, 화장실, 수도도 있어서 아주 편하고 좋았다.
그러면서도 텐트 하나 치는데 1만원이며 텐트를 칠 수 있는 테크도 설치되어 있다
돈에 대한 부담도 없었고 맨땅에 주로
야영을 하는 우리로써는 호텔이나 진배 없었다.
상주에는 이렇게 값싸게 간단한 시설을 해 놓은데가 많다고 한다.
올리비아내외가 올 시간이 가까워서 맥문동 숲으로 가 사진을 찍으며 기다렸다.
새벽이 얼마나 멋질지 모르나 내게는 조명 좋은 저녁도 괜찮았다.
밤 10시가 다 되어 올리비아내외가 도착해서 저녁을 먹었다
헤드렌턴을 머리에 쓰고 저녁을 먹는 올리비아 때문에 모두들 웃어댔다.
밤 열한시가 다 되어서야 안산에서 늦게 출발한 뜰에봄님과 산목련님도 도착했다.
자정이 넘도록 이야기꽃이 만발인데 이 아줌마는 이제 들어가 자야하겠다.
모두에게 굿 나잇 인사를 하고~~~
텐트옆에 있는 달맞이꽃향이 은은히 텐트속을 파고 든다.
새벽이 어떨까 궁금해서 3시가 가까워오니 잠이 수시로 깬다.
무언가 할 일이 있으면 잠을 푹 자지 못하는데 어쩔 수 없다.
3시부터 들락 거렸지만 맥문동숲이 사진을 찍을 수 있을만큼 밝아진 것은
6시가 넘어서였다.
엄청나게 많은 카메라맨들이 사진을 찍느라고 셧터소리만
찰칵였다.
기대만큼 몽환적인 분위기는 생기지 못해서 좀 아쉬웠으나
이시간 이 자리에 내가 있음은 언제나 나에게 행운이다.
마음먹은데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며 행운임을 늘 감사한다.
본래는 소나무아래에 아무것도 안되는데
그러고보면 맥문동은 꽤 강한식물인 것 같다.
여름에 기를 올려 주는 것으로 오미자와 함께 맥문동은 예부터 많이
마셔 온 한방차로 쓰인다.
남편 아무렴과 올리비아내외가 일어나 나와서 함께 기념사진을 하나 찍고 ......
올리비아 남편이 비상이라 출근을 해야 한다고 하여
뭐라도 드시게하여 보내고 싶었다.
얼른 감자를 갈아 붉은고추만 좀 썰어 넣고 부쳐냈다.
모양내기 좋아하는 뜰에봄님이 쑥갓도 가져다 수를 놓고
달맞이꽃도 수를 놓았다.
아침부터 지짐냄새가 진동을 하니 텐트촌 사람들이 하나 둘 일어나 나오고.......
아침은 각자 요리 하나씩 해서 감자밥을 해서 먹을 계획
은재씨는 또띠아라는 피자를 만들어 주었다.
야외에서 즉석으로 만들어 먹으니 어떤 유명레스토랑에서 먹는 것 보다 맛있었다.
나는 전날에 먹다가 많이 남은 목살편육이 아까워서 장조림을 하기로 했다.
원래 오기로 했던 내 고향친구가 더 있었는데 갑자기 일이 생겨 못왔고
산목련님과 뜰에봄님이 저녁을 드시고 오셨기 때문이다.
편육고기의 살만 발라서 먹기좋게 찧은다음에
꽈리고추를 같이 졸였다
그리고 여기에 까만색 음식 재료는 다름아닌 흑마늘이다
흑마늘을 하루에 두쪽씩만 먹어도 혈관계통건강은 걱정 안해도 된다고 한다
단양에 돌리님이 이것을 전문으로 만들어 판매도 하시는데
나도 집에서 할 줄 알지만 나는 대놓고 사서 먹는다.
맛도 좋고 냄새도 거의 없이 잘 하신다.
이것을 물론 그냥도 먹지만 이렇게 요리에 넣어도 그 모양새며
맛이 고급요리느낌을 준다.
저 위에 은재씨의 피자에도 이걸 저며 넣었는데
마치 올리브 같아서 아이들도 잘 먹었다.
또 이것을 샐러드에 넣으면 고급느낌이 나고 맛도 좋다.
올리비아는 옛날 음식인 고추장물을 해 주었다.
약간 매운고추를 들기름에 볶다가 조선간장으로 간을 짭짤히 해서
국물이 자박하게 졸여 먹는 것인데 은근 당기는 맛이다.
그리고 황태강정과 멸치고추장볶음을 해 와서 인기짱이다.
그리하여 아침도 약간 거하게 먹고
후식으로 이쁜 산마담이 가져다 주는 것은 바로 가지차~
가지를 차로 마시는 것은 나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4차 판매 때에 가지가 많아 좀 싸게 팔았다.
그래서 그런지 유난히 많이 사는 분들이 계셔서 무엇을 하려고
그렇게 많이 사시느냐고 했더니 가지다이어트를 하신단다.
어떤분은 가지를 차로 마시고 6개월에 수십키로를 빼기도 했다는데
특히 나이들면 잘 안빠지는 복부지방을 제거 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가지에는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이라는
지방제거 성분이 많이 들었으니 가능한 일이다
집에서 당장 해 마셔 보니 생각보다 구수했다.
그래서 오늘 아침 함께 마시려고 가지를 좀 끓이라고 햇더니 우리중 어떤 남자분
<가지를 꼭지 째 끓여요?>
하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가지꼭지를 버리려 그러는 줄 알고 버리지 말고 같이 끓이라고 했더니 .....
한참 있다가 뚜껑을 열어 보니 위에 사진처럼 통째로 넣고 끓였다.
여자들이 모두 깔깔거리고 웃었다.
제 2의 감자 반만 깍아줘 이다.
덕분에 더 많이 웃었다는 것은 건강에도 좋은 일이다.
이런 일이야말로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자 이제 차도 마시고 날도 밝았으니 오늘의 일정을 시작해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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