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시로서 사전 정지 작업을 한 연후에 그녀는 먼저 전화로 그녀의 사랑을 고백해 왔다.
2004년 가을 어느 날
그녀는 전화를 한 후 몇 번 더듬거리다가
“저 뮤트님을 사랑합니다.”라고 짧게 선언했다.
뮤트의 대답은 “네 알고 있었습니다.” 였다.
그 다음 그녀의 말은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였다.
뮤트는 “부담 안 가지는데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전화가 담박 끊겼다.
저녁에 다음 메일에 들어가 보니 이 메일이 한통 와 있었다.
제목은 “사랑합니다.”였다.
이 메일에서는 뮤트의 본명을 사용했다.
메일을 부친 시간을 보니 전화보다 먼저 부친 편지였다.
전화할 때는 그녀는 뮤트가 그 편지를 받아 보았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보낸 편지를 상대가 읽지를 않자 조급해서 전화로 이야기 해 버렸는 지..
뒤에 한 번도 이 관계에 대해 묻지 않아서 알 수는 없다.
이 메일은 자작시를 쓰다 말고 무엇인가 북 바치는 듯 사랑을 고백하고 있었다.
사랑을 다 쓰지 말고 아껴서
그만큼 저는 그리움을 만듭니다.
만나고 싶은 마음을 아껴서
그만큼 저는 그리움을 만듭니다.
전화하고 싶은 마음 아껴서
그만큼 저는 그리움을 만듭니다.
사랑하더라도 그대가 다 받아주지 않으므로
만나고 싶어도 그대를 쉽게 만날 수 없으므로
전화하고 싶어도 우리 낮과 밤이 바뀌어 있으므로
저는 제 마음 아껴서 그리움을 만듭니다.
그리움으로 모아둔 제 사랑
언젠가는 받아 주리라 믿습니다.
언젠가는 우리 서로 만나리라 믿습니다.
언젠가는 밤이라도 제 전화 반갑게
받아주시리라 믿습니다.
뮤트님 저..뮤트님 사랑 합니다.!!
맨 끝 문장과 시 본문과는 몇 줄 공백이 있었다.
자작시를 써다가 감정이 북받쳐서 은유법을 포기하고 그냥 직설적으로 고백한 듯 보였다.
부끄러웠는지 전화는 며칠 동안 침묵했지만 메일은 오히려 그 날 이후로 폭주했다.
전부터 모아둔 듯이 보이는 연애시들을 한꺼번에 부치기 시작했으며 시 끝마다 “사랑해요”,
“사랑합니다”로서 말미를 장식했다.
그리고 뮤트의 의사는 별로 묻지 않고 연인처럼 행세했다.
그녀는 “고백”이라는 불편한 절차를 돌파했고 또 고백을 통해 타인이라는 경계를 뛰어 넘었으며
뮤트의 고독한 세계의 동반자로서 자신 있게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고백은 고백 그 이상의 의미를 가져왔다.
뮤트의 추잡한 주문을 조건을 걸어 제동을 걸었던 그녀.
고백은 그 조건의 제한적 완성을 의미하고 있었다.
뮤트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누드 사진을 받아 볼 수 있었다.
조건의 제한적 완성은 그녀의 누드 사진에서 드러난 자기 표현이 제한적인데서 드러났다.
“고백”은 그녀의 누드를 보여주기 위해 그녀가 설정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었다.
완전한 누드는 고백 이외에 또 다른 하나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었다.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 한 가지가 더 필요했다.
필요한 조건을 완성하기 위해 뮤트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듯이 충분한 조건을 완성하기
위해서도 뮤트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뮤트가 할 일은...
그녀가 스스로 그 조건을 완성할 때 까지 그냥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그녀가 부친 자작 연시 중에
우리의 사랑을 위해 제가 먼저 다 주지 않으면
뮤트님은 제게 아무것도 주시지 않을 분입니다.
우리의 사랑을 위해 제가 목숨 걸고 사랑하지 않으면
제가 뮤트님으로 부터 얻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의 사랑을 위해 제가 모든 것을 다 버리지 않으면
뮤트님의 잔은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사랑을 위해 저는 다 비웠으나 마침내 쓰러지지 않고
뮤트님은 저로 인해 다 채워짐으로 마침내 제게로 쓰러질 것입니다.
이런 시는 정말 감동적인 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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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전제로 사랑 하지 말것
누가.. 추리소설을 뒤에서부터 읽나요.
가는데 까지 가보는 겁니다. ^^
그대여..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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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눈으로 사랑을 보고
사랑의 귀로 사랑을 듣는다면
어느 새 자신도 모르게 사랑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저는 늘 사랑의 눈, 사랑의 귀로
뮤트님을 보고 듣기로 했습니다.
그러면 언젠가 저도 뮤트님으로부터
애절한 사랑의 고백을 들을 날이 있겠지요.
고백해도 제가 거절하지 않을 테니
자신을 좀 가져봐요..쫌쫌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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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전화가 걸려오면 좋겠네요.
그리워하는 사람이
사랑한다는 말은 하지 않더라도 잊지 않고 있다는
말이라도 한번 들려 주면 참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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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낮은 곳에서 사랑할 수 있음을
한 사람만을 그리워하며 평생 살 수 있음을
그리하여 다 퍼 주고 다 바쳐도 아깝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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