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불륜이나 혼외 정사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입장을 견지한다. 음행을 실제로 하고 안하고의 문제를 넘어서 옆집 여자를 보고 이상한 생각만 품어도 이미 음행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적시해 놓고 있다. 세상에 어떤 남자가 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여자를 보고 이상한 생각을 안 할 수가 있으랴.. 목사고 스님이고 강가 소나무님이고 신부고 교황이고를 불문하고 정녕 이뿌고 쭉쭉빵빵의 여자를 보고 이상한 생각을 전혀 안하는 남자란 이 세상에 없다. 그런 남자가 있다면 치매에 걸려 있거나 아니면 혼수상태의 환자이거나 둘 중의 하나이다.
음란한 생각만 해도 정죄된다면 우리는 "남자라는 이유로"(유행가 가사 제목) 모두 운명적으로 음행한 자로 정죄 받게 된다.
이것은 너무 지나치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 그렇게 말하고 있다.
이 지나친 규제를 해결할 방법이 성경 내에서는 정녕 없단 말인가.
[마태복음 5:17, 27-30]
17 내가 율법이나 선지자나 폐하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 함이로라
27 또 간음치 말라 하였다는 것을 너희가 들었으나
28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마음에 이미 간음하였느니라
29 만일 네 오른눈이 너로 실족케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지우지 않는 것이 유익하며
30 또한 만일 네 오른손이 너로 실족케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지우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
뮤트는 이 문제에 고민했다.
뮤트는 성경을 그렇게 읽고 있으면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뮤트는 환타쥐가 불륜의 문제가 가지고 있는 치명적 죄성에 둔감한 것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렇게 독실한 크리스천이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다는 것을 모르는 가.
뮤트는 그녀의 신학, 그녀의 신앙이 여전히 초보단계이며 성경 해석의 미숙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어이없는 오해였다.
그녀는 이 문제에 둔감하거나 성경을 잘 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누구보다 이 문제를 정확히 보고 있었으며 칼 처럼 날카롭게 다루고 있었다.
그녀는 뮤트보다 이 문제에 더 고민했고 뮤트가 찾지 못했던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을
그녀는 성경 내에서 찾아 내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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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가 환타쥐에 대해 연모의 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은 M선배와 뮤트와 환타쥐가 공유하는 동일한 정보가 되었지만 정작 K 자신은 이 관계자(?) 세 사람이 그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다. 그는 환타쥐 외에는 자기의 연정을 아는 사람이 없으리라고 잘 못 생각하고 있었다. 그의 모든 행동은 세 사람에게 즉각 모티터링 되었고 동기와 원인이 분석되었다.
뮤트는 계속 K를 떠보기 시작했으며 K는 시간이 지나자 뮤트에게도 그녀에 대한 연정을 조금씩 누설하기 시작했다. K를 떠보는 작업, 그것은 정말 괴로운 일이었다. K는 그가 존경하는 형님으로서의 뮤트가 그가 사랑하는 여자와 서로 호감 이상의 감정을 나누는 사이라는 것을 까많게 모르고 있었다. 상황은 뮤트에게 큰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고 있었다. 뮤트는 성경을 읽으면서 성경에 경도되었고 그 성경의 많은 메시지가 불륜과 성적 방종을 경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접했으며 왜 그래야 되는가에 대해 조금 씩 깨달아 가고 있었다.
K와 그녀는 독신이었으므로 그들의 연정은 사회적 규범이나 종교적 규범에서 그렇게 저촉되는 바가 없었다. 그러나 뮤트는 달랐다. 그는 기혼자였으며 아내 외의 어떠한 연정도 즉각 불륜의 이름아래 정죄되는 상황에 놓여있었다. 명분과 도덕과 윤리 어떤 면에서도 뮤트는 K에 견줄 수 없었다 오직 뮤트가 K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환타쥐의 사랑이 K에게 있지 않고 뮤트에게 있다는 점이었다. 이 상황은 한 일간에 벌어지는 독도 영유권에 대한 갈등과 닮은 데가 있었다.
일본과 한국은 독도를 두고 영유권 문제로 분쟁하고 있다. 국제간의 발생하는 영유권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누가 선점하고 있느냐이다. 현재 점유하는 나라가 영유권 확보에 절대적 우위성을 지닌다는 것이 국제법상 영유권의 지위를 논할 때 가장 우선하는 것이다. 사실 일본은 역사적 사료와 점유의 과정 면에서 한국에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명분도 증거도 없는 억지 주장인 것이다. 단 하나, 일본이 우리보다 우월한 것은 대륙붕 이론에서 독도가 대륙붕 면에서 일본 대륙붕의 연속성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것은 영유권 분쟁을 논할 때는 전혀 고려할 요소가 되지 못한다. 중요한 것은 역사이며 그리고 지금 누가 점유하고 있는 것이냐 오직 두 가지로서 판단하는 것이다.
환타쥐라는 섬은 현재 뮤트가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명분과 윤리와 도덕, 즉 역사적 조건으로 비견한다면 그 점에서는 K가 절대 유리하다. 이것이 환타쥐 분쟁(?)과 독도 분쟁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K가 환타쥐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마자 뮤트의 가슴 속에 가장 먼저 새겨진 것은 뮤트는 환타쥐를 점유할 명분과 윤리와 도덕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사랑이 어디 명분만으로 되는 일인가. K가 독신자라는 명분에서 뮤트를 앞선다 할지라도 환타쥐가 스스로 섬의 깃발을 뮤트의 국기를 달고 있는 한 K가 설 자리는 없다. 뮤트도 불리했고 K도 불리한, 기묘한 분쟁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할 수록 명분의 문제에서 뮤트는 상심했다. 그리고 M선배의 애매한 태도도 뮤트를 상심케하는 또 다른 요소가 되었다. M선배는 처음에는 K의 가망없는 연애감정을 저지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M선배는 뮤트는 기혼자이므로 환타쥐와의 사랑을 현실화하고 영속화할 어떤 명분도 정황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M선배와의 대화중 어렵사리 느낀 점은 점차 선배가 뮤트에 대해 사랑의 양보(?)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M선배는 이 연애사건이 K보다 뮤트쪽이 더 가망이 없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야 어쨋든 그 모든 키는 환타쥐가 쥐고 있었다. 사랑은 정황의 문제로서 양보가 가능한 성질이 아니지 않는가.
연적(戀敵)을 맞아 뮤트는 K와의 만남을 슬슬 경원했으며 뮤트 혼자 술 마시는 일이 늘어갔다. 그녀는 솔로몬의 아가서를 인용하며 그녀가 뮤트에 속해 있음을 계속 주지시키고 있었다. 그녀와는 성관계 같은 육체관계를 맺은 일은 없으므로 아직은 정신적 사랑, 실정법에 저촉될 일은 없었지만 그 자체가 이미 불륜의 전 단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런 일에 성경을 인용하다니..환타쥐의 신학, 환타쥐의 신앙관은 도대체 어떻게 돼 먹은 게야.” 뮤트는 이래 저래 번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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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트님!
K님의 일..
그 일로 상심할 것은 없습니다.
그 일로 상심하는 것은 제 사랑을 의심하는 일..
솔로몬의 아가서.
술람미 여인을 사모하여 지은 시가 아가서 자나요.
저 아가서 너무 좋아합니다.
너무 로맨틱해서요..
뮤트님.
K님은 우리의 포도원을 허무는 작은 여우에 불과해요.
우리는 이렇게 서로에 속해 있는데..
무엇이 걱정이 되시나요.
[아가서 2:15-16]
15 우리를 위하여 여우 곧 포도원을 허는 작은 여우를 잡으라 우리의 포도원에 꽃이 피었음이니라
16 나의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고 나는 그에게 속하였구나 그가 백합화 가운데서 양 떼를 먹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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