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 풍경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그리스 국경을 넘어 터키로 왔지만 차창밖 풍경은 그리스나 터키나 별반 다를 바 없다.
하기사 이어지는 땅에 사람들이 만든 경계이니 뭐 그리 다를 게 있으랴.
푸른 건 전부 해바라기이다. 노르스름 한 색깔은 미리 핀 해바라기 꽃이다.
해바라기가 심어진 곳을 지나고...다시 밀밭 풍경이 이어진다.
밀밭이 이렇게 드넓으니 터키 빵이 신선하고 맛있나보다.
이스탄불로 해서 우리가 첫 날 묵은 호텔에 다다랐다.
저녁을 먹고나서 산책을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더니 저 멀리 서쪽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친구가 사진기를 겨누며 노을이 지면 안 되는데...하길래 그러면 우리가 노을을 쫒아 가면 되지 뭐~ 하면서 밀밭 사이로 난 길로
접어 들어 노을 지는 곳을 따라 허겁지겁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서 노을을 볼 수 있는 시간을 늘이게 되었다는...)
지는 노을 속에 나란이 서 있는 나무들이 더욱 정다와 보인다.
우리들이 노을 속 풍경을 찍으며 들길을 서성이는 사이 차츰 날이 어둑 해 져 옆 사람도 윤곽만 드러나 보일 지경이었다.
그때 어둠 속에서 딸랑 딸랑 방울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오는데 보니 양치기가 앞에서 방울을 흔들고, 그 뒤로 수 십마리 양떼가 따르고 있었다.
세상에나! 어찌 이런 진귀한 정경이 펼쳐진단 말인가, 우선 사진을 찍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걸 미리 알아 차리신 진수아빠께선 '사진찍으면 후레쉬 불에 양떼들이 놀란다며 사진 찍지 마라는 당부부터 하셨다.
사진을 찍었으면 참으로 서정적인 작품사진이었을 거다. ㅠㅠ
그리고 또 놀라웠던 일은 양떼들 틈에서 개 두 마리가 쏜살같이 달려오더니 양떼에게 얼씬도 못하게 하려는 듯,
그것도 두 마리가 간격을 두고 버티고 서서 우리를 빤히 주시하였다.
그 개들은 양떼가 저만큼 멀리까지 가자 우리 곁을 떠났다. 한 마리는 별로 크지 않은 개였는데도 어쩌면 그리 충직하게
자기 소임을 다 하는지....
양떼들의 집이 저 집일까?
그 저녁의 노을, 양떼, 목동의 방울소리. 양떼를 지키는 개. 그리고 양들을 배려하여 후레쉬 켜지마라고 당부하던
남자의 나지막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버스를 타고 떠나기 직전에 찍은 꽃인데 어수리처럼 생겼다.
메꽃처럼 바닥에 뻗으면서 핀 꽃인데 줄기가 빳빳했다.
지우당이 전날 봐 둔 해바라기밭에 갔다가 버스 타는 시간이 임박해 마악 달려 오고 있다.
사진을 찍는 탓에 저렇게 달리기를 해도 버스에 꼴찌로 탄 경우가 빈번했다.
이스탄블에서 톱카프 궁전을 관람하고 난 뒤, 유럽과 아시아를 가로지르는 보스포러스 유람선을 탔다.
보스포러스 해협은 터키의 서부, 이스탄불에 위치하며 마르마라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해협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시아와 유럽이 나뉘는 해협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길이는 30km, 너비는 550∼3,000m, 수심 60∼125m이며, 평균 수심이 80m 정도로 대형선박들도 출입이 자유로운 곳이다
돌마바흐체 자미(사원)
가이드말로 터기 국기는 3분마다 눈에 띈다고 했는데 정말이지 어디에나 펄럭이는 터키국기를 쉽게 볼 수 있었다.
터키만큼 국기를 사랑하는 국민도 없단다. 88올림픽 때 우리나라에서 대형 터키국기를 펼친 걸 보고 터키인들이 엄청 감동을 했다고 한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세계에서 가장 긴 보스포루소 대교
이 쪽은 아시아 땅. (저기 보이는 집들은 거의가 별장인데 엄청나게 비싸다고 했다)
유럽지구에 있는 '돌마바흐체 궁전' . 오스만 제국 후반기에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을 모방해 만든 궁전이다. '오스만제국 마지막 대공사'인 궁전 건축에는 황금이 무려 14톤이 사용되는 등 초호화판 궁전이다. 내부 장식품은 그 당시 사용하던 그대로 전시되고 있으며 4.5톤이나 되는 상들리에도 있다.
아타튀르크 대통령이 집무중 1938년 11월10일 9시 5분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는데 아직도 아타튀르크를 기억하며
궁전 안 시계는 전부 9시 5분에 멈춰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우리는 저 궁전에는 못 갔다)
크즈 쿨레시
크즈는 처녀를, 쿨레시는 탑을 뜻하는데 그 옛날 이 지방의 태수가 사랑하는 딸이 16세가 되기전에 독사에 물려죽을것이라는
유명한 점쟁이의 예언을 듣고 재앙을 피하고자 바다위의 탑에 그의 딸을 살게 하였는데 마침내 안전하게 16세가 되었다.
태수가 생일축하 과일바구니를 보냈는데 그 안에 독사가 숨어 있어 결국 생일날 독사에게 물려죽었다는 슬픈 전설의 처녀의 탑.
사실은 12세기에 비잔틴이 세운 요새로 오스만시대에는 지나가는 배에게서 통행세를 받던 감시소 겸 등대였다고 한다
. 현재는 레스토랑으로 운영된단다. ㅡ> 요건 인터넷 자료.
가이드 말로는 바람 난 공주를 가둔 감옥이라고도 했던 듯하다.
보스푸러스 해협 유람을 끝으로 터키여행 코스는 끝인데 비행기 탈 시간이 넉넉하다며 항구 옆에 있는 시장을 구경할 시간을 주었다.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시장이다.
시장 입구에 있는 꽃집, 우리나라 꽃집과 비슷하네.
그랜드바자르 시장보다 더 활기차고, 구경하는 재미도 더 쏠쏠했다.
스카프 둘레를 두른 뜨게질 꽃이 사랑스럽다.
시장 한 쪽에서 파는 음식.
상가 위 건물은 마치 페허처럼 풀들이 멋대로 돋아 나 있다.
나무까지 버젓이 자라고 있네.
인조화로 된 신부 부케인 모양이다. 터키에선 저런 인조화 부케를 쓰나보다.
점심을 먹은 곳, 고려정.
터키 가이드 하산과도 이별 할 시간, 비록 말은 안 했어도 일 주일 넘게 같이 한 사이라 섭섭하다.
나도 하산이 보거나 말거나 손을 크게 흔들어 주었다.
비행기 짐을 부치고 좌석을 배정받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에 짐 정리 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더 적나라한 장면이 있었는데 뒤늦게야 사진 찍어 볼 생각을 하는 바람에 놓쳤다.
이제는 터키 땅 이스탄블을 떠날 때다. 안녕!
하늘에서 바라본 여명이 아름답다. 언제 또 구름 위를 날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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