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랑이 머무는 뜰

머나먼 연가(25)-표절 논쟁.-

뜰에봄 2010. 11. 1. 11:23

연가 스토리의 전개를 위하여 그녀의 신상 정보 한 가지를 더 공개하기로 하자.

그녀가 미국에 살고 있다는 것과 뮤트보다 15살이나 어린 여자라는 것,

그리고 48키로, 160센티, 안경이 잘 어울리는 여자. 이 다섯 가지 정보 외에

추가할 사항 한 가지는 그녀가 크리스챤, 즉 기독교인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편지 속에서도 성경구절을 많이 인용했지만 당시 뮤트는 무신론자였으므로

그녀의 기독교 무드에 대해서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연금술사”의 평론 중에서 구약 부분의 서술은 몇 군데

그녀와 상의 했으며 댓 글 공방에서도 기독교에 전혀 맹탕인 뮤트는

그녀의 지식에 일부 의존했다.

아브라함과 전도서의 시간적 괴리 문제도 그녀가 귀뜸해 준 내용이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대한 평론이 문학 사이트에 게제 되자

“일본은 없다” 평론에 못지않은 반박 댓글의 역풍을 맞았다.


반박 댓 글은 뮤트의 평론에 대해 그런 좋은 글에 대해 감동을 못 느끼는

뮤트의 문학적 감수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과 뮤트가 지적한

“연금술사”의 구성상의 문제점은 사실은 큰 문제가 아니다는 주장이 많았다.


“일본은 없다” 평론이 옳다, 아니다 논쟁이며 맞다, 틀리다의 논쟁이었다면

“연금술사” 평론은 좋다 나쁘다, 마음에 든다, 안 든다의 논쟁이었다.

즉 사실 논쟁이 아니라 취향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뮤트는 이 반박 댓 글들에 대해서 약간 감정적이다 싶을 정도로

강하게 대응했다.


뮤트는 코엘료가 "연금술사“라는 작품을 쓰면서 세계의 여러 명작에서

스토리를 표절하고 인물들을 패러디했을지 모른다는 의혹을

진즉부터 가지고 있었다.


뮤트는 코엘로의 표절 의혹에 대하여 “연금술사”의 초반 전개가 구약성경과

“갈매기의 꿈”에서 표절되었다고 의심하였으며 그 단서를 찾고 있었다.

가장 유력한 패러디의 단서는 산티아고”가 바람으로 변하는 황당한 마술 시범은

조나단의 스승 “치앙”이 행하는 "순간 이동 비행 시범"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연금술사의 메시지와 “가능성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갈매기의 꿈에서의 메시지도 별 차이가 없는 내용이었다. 


“연금술사”를 처음 읽었을 때 등장했던 멜기세댁이란 인물은 뮤트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으며 마크툽과 우림과 툼밈도 뮤트에게는 전혀 생소한 단어들이었지만

성경사전을 찾아보거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하는 과정에서 이 개념들이 성경과

코란에서 차용된 것임을 알았다.


성경 지식에 대해서는 뮤트가 대학시절 때 창세기를 비롯한 모세오경을

한 번 읽어본 정도의 지식밖에는 없었으나 요셉의 꿈 이야기 정도는

알고 있었으므로 산티아고의 꿈 이야기를 읽을 때 이것은 구약의 표절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했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구약성경의 다니엘 서에서 꿈 해석에 관한 장면이

한 번 더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뮤트는 “연금술사”에서의 몽환적인 톤은 “데미안”, 또는 “어린 왕자”의

그것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마르께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에서의

분위기도 닮아 있음도 주목하고 있었다.


“표지”란 개념은 칼 구스타프 융이 설파하는 집단 무의식에서의 “표시”개념을

코엘료가 차용했을 가능성도 아주 헛집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뮤트는 코엘료 창작물의 독창성을 처음부터 끝까지 의심했고 뮤트가 읽었던

여러 문학 작품에서 코엘료의 표절 부분을 찾고자 애를 썼다. 


뮤트가 “연금술사”를 읽으며 “이건 어디선가 본 듯한데..” 하는 데자뷰 현상에

시달렸지만 공개적 평론에서는 이러한 심증은 가지만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쓸 수는 없었다.


그러나 댓 글 공방은 달랐다.

댓 글은 어차피 비 공개토론이기 때문에 확정되지 않은 의혹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의견 제시가 가능한 공간이었다.


표절 의혹에 대해 풍부한 이차적 증명자료들이 준비되었을 때

뮤트는 이 실탄을 가지고 평론을 반박하는 댓 글 아이디들을 향해

반박의 포문을 연다. 


뮤트는 우선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가 홍콩 스타 성룡의 영화가

기존 영화들의 재미난 장면을 패러디해서 히트 친 것처럼

“연금술사”도 명작들의 키워드를 뽑아서 짜깁기되었다고 주장했다.


뮤트는 코엘료가 우선 구약성경과 코란에서 몇 가지 주술적 단어들을 배껴서

“연금술사”의 키워드로 삼았으며 연금술사”를 이루고 있는 모든 장면들과

상황설정들이 많은 부분 구약에서 베껴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연금술사”에서 산티아고의 꿈과 해석 장면은 성경의 창세기 “요셉의 꿈 해석”

장면이나 “다니엘서에서의 느부갓네살 왕의 꿈 해석 장면”을 연상시키고 있고

우물가에서 애인 “파티마”를 만나는 장면도 창세기에서 “야곱의 아내 라헬이

우물가에서 간택되는 장면“과 겹치고 있음도 지적했다.

멜기세댁이 산티아고의 양의 십분의 일을 가져오면 보물 찾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한 것도 성경의 십일조 원리를 차용한 것이며 코란에서는

마크툽을, 불교에서는 윤회론이 차용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뮤트는 코엘료는 “갈매기의 꿈”에서 조나단의 스승 치앙을 변장시켜 멜기세덱으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연금술사의 메시지와

“가능성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갈매기의 꿈의 메시지는 거의 같은 메시지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산티아고”가 바람으로 변하는 황당한 마술 시범은 조나단의 스승 “치앙”이 행하는

순간 이동 비행 시범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코엘료 지지자들을 공격했다. .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에서 보이는 몽환적 분위기와 “어린 왕자”에서

모노로그(독백)의 장면들도 “연금술사”의 전개 과정 곳곳에 밑그림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연금술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뮤트의 문학적 감수성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연금술사”를 읽으면서 그 내용이 어디서 본 듯하다는 “데자뷰” 현상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의 문학적 감수성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고 통박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처음에는 역성도 좀 들었지만 나중에는 이 세상 온갖 문헌을 다 증빙자료로서 들이대는

뮤트의 엄청난 물량공세를 보고 댓 글 논쟁을 지켜보며 내내 감탄해 마지 않았다.  

 

뮤트는 그녀가 감탄하는 장면을 즐기며 더욱 더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는데 몰두해 갔다.